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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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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더 늦기 전, 후회하기 전에- 천융희(시인)

  • 기사입력 : 2014-12-1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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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생각나면 불쑥 전화해서, 얼굴 한번 보자며 만나는 친구가 있다. 며칠 전, 벽에 기댄 채 커피를 마시는 그녀의 낯빛이 왠지 불안해 보였다. 어디 아프냐고 묻다 보니 수개월 전에도 그랬던 기억이 떠올랐다. 애써 피하려는 친구에게 병원은 가봤느냐고 다그치자 “시간이 없어서…”라며 말꼬리를 흐리는 것이다.

    쉰! 안다. 돌아볼 것도, 돌아볼 곳도 많은 생의 수레를 끌다 보면 진정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이 없다는 사실을.

    하지만 변명 중에서 가장 어리석은 변명이 바로 ‘시간이 없어서’이지 않을까! 더군다나 건강의 적신호 앞에서 이 같은 변명은 용납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흔히 회자하는 명언 중 독일의 철혈재상으로 불리는 오토 폰 비스마르크 (Otto Von Bismarck)의 말을 되새겨 보자.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는 것이다.’

    부와 명예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로 나름 해석해 본다. 고로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건강을 꼽는다 해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신체적으로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WHO). ‘건강’의 사전적 의미다.

    그렇다면 건강의 필수 요소는 무엇일까? 긍정적인 마음, 체중 조절, 적절한 운동 그리고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없는 환경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맞는 말이다. 불문하고 나는 여기에 더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기 건강검진’을 꼭 권하고 싶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건강위험 요소를 조기에 발견해, 제거하고자 실시하는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이 있다. 대상자는 만 40세와 만 66세의 해당연도다. 각종 질병의 발병이 증가하는 40세, 그리고 신체기능이 떨어져 노인성 질환 위험이 커지는 66세에 성별, 나이별 특성을 고려한 검진항목이 제공된다. 부득이한 사정이 아니라면 이 혜택을 놓쳐서는 안 된다.

    또한 연대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40, 50대가 되면 일 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귀담아들었으면 한다.

    12월이다. 갑오년 청말띠 해도 보름 겨우 남았다. 다들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인다. 언뜻 3년 전 일이 생각난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겨우 연말에 정기검진을 받게 되었다던 지인이 덜컥,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평소 건강만큼은 자신했던 사람이라 믿기지 않았다. 그렇지만 다행이라 생각했다. 조기 발견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암 조기 발견 시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이라고 한다. 동일 병기 내에서 미국과 비교해 보더라도 우리나라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조기검진 효과와 치료 수준의 영향이라고 본다.

    시간이 없어서, 일이 바빠서, 아직 젊으니까, 형편이 어려워서 등의 이유는 어쩌면 건강에 대한 안전 불감증의 또 다른 표현이 아닐까.

    더 늦기 전, 더 후회하기 전에 하루만 일손을 멈춰 보기를 바란다.

    천융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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