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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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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부모 교육- 허숙영(수필가·마산문협 사무국장)

  • 기사입력 : 2014-12-1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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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자식을 돌볼 수 없어 신이 대리인으로 보낸 사람이 어머니라고 한다. 그래서 위기에 처한 자식을 신적인 힘으로 구하는가 하면 어쩔 도리 없이 잃게 되어도 가슴에다 묻고 하늘 볼 면목이 없어 고개를 못 들고 사는 것이다. 그렇게 특별하다고 믿는 모성애도 세월 따라 변하는 것인가. 어린 자식이 부모 손에 무참히 숨지는 사건이 연일 뉴스를 점령했다. 내가 맞기라도 하는 것처럼 가슴이 옥죄었다. 아무런 준비 과정 없이 부모가 되어버린 사람들에 의해 자행된 일이었다.

    자식은 부모의 모습을 되비추는 거울이다. 술에 절어 언어폭행을 일삼던 아버지를 닮지 않으려 무진 애썼는데 어느새 답습하고 있어 깜짝 놀랐다는 한 지인의 이야기는 흔한 우리 모습이 아닌가. 범죄자 뒤에는 대부분 부모에게 문제가 있었다. 어린 시절에 겪은 마음의 상처는 깊은 무의식 속에 잠재돼 있다 성인이 되면서 이상행동으로 나타난다. 더 늦기 전에 부모교육이 절실한 이유이다.

    심한 말더듬과 난폭함으로 친구들조차도 슬슬 피해 다니는 ㄱ이나, 집 나간 어머니의 험담을 주변 사람들에게서 들어야만 하는 ㄴ에게는 어머니가 원한의 대상이다.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어머니를 앗아간 사회에다 걸러내지 못한 감정을 풀어놓는다. 때로는 관심을 받고자 하는 것이 엉뚱하게도 과격한 폭언과 폭행으로 표출된다.

    나는 아이들을 잘 키웠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때늦은 독서심리치료 공부를 하면서 비로소 내가 아이 마음을 진심으로 읽어 주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아이의 의견에 공감해주기는커녕 내 주장만 내세웠고, 하나의 매듭을 풀기도 전에 더 잘할 것을 주문했다. 진작 배웠더라면 좋은 부모 노릇을 했을 것 같아 못내 아쉬웠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내 아이만 훌륭하게 되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돈이나 공부보다 시급한 인성교육을 부모에게 먼저 시켜야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부모 교육이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밑거름이 아닐까.

    허숙영 수필가 ·마산문협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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