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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법정구속된 병원 운영자

  • 기사입력 : 2014-12-1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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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땅콩 회항’에 따른 후폭풍은 소위 재벌가 횡포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표출된 사건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남양유업 사태로 ‘갑’과 ‘을’이 이슈가 됐고, 국민적 분노가 일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에 대한 분노가 있다. 88서울올릭픽이 끝난 직후 교도소 이감 중에 도망쳐 인질극을 벌인 지강헌의 모습은 TV를 통해 전국으로 생중계됐고, 그가 외친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오랫동안 사람들 뇌리에 각인됐다.

    재판에서는 통상적으로 양형(형량을 산정하는 일) 이유를 설명하면서 불리한 정상과 유리한 정상을 이야기한다. 죄질이 나쁘지만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피해가 회복됐을 경우 형량을 줄여준다는 뭐 그런 내용이다.

    그런데 17일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에서 열린 병원 의약품 리베이트 사건 선고공판에서는 조금 달랐다.

    재판장을 맡은 이흥구 마산지원장은 피고인들에게 양형 이유를 설명했고, 불리한 정상으로 배임액이 100억원대에 달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다. 이어 유리한 정상 부분에서 반전이 있었다.

    지원장은 “피해가 대부분 회복됐다. 그러나 범행 이후에 피해가 회복됐다고 면죄부를 줄 경우 피해만 회복되면 죄를 범해도 된다는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경제적 불균형이 양형의 불균형을 주는 것은 맞지 않다. 피해 회복 부분은 양형에 아주 일부분만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유전무죄는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이리라. 피고인은 징역 3년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비단 이 사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동안 우리가 본 모습, 휠체어 타고 나오면 보석으로 풀려나고 경제를 살리겠다며 가볍게 처벌한 모습을 숱하게 봐 오지 않았던가. 그렇기에 이번 판결 결과가 아니라 양형 이유가 더 묵직하고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런 것이 사법 정의고, 국민 눈높이 판결이다.

    차상호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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