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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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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집에 달력 좀 갖고 와요” “몇 부 없다는데…”

달력 귀해졌다
경기 침체·소비 감소 등 영향
매년 증정용 달력 제작 급감

  • 기사입력 : 2014-12-1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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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부 김모(36)씨는 남편에게 회사에서 만든 달력 3부를 구해달라고 당부했다. 친정과 시댁에 1부씩 가져다주고, 나머지 1부는 집에서 쓰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퇴근길 남편의 손에 들린 건 달랑 탁상용 달력 1부뿐. 남편은 “회사에서 달력을 많이 만들지 않았다더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와 소비 감소로 매년 달력 제작량이 줄면서 도내 인쇄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이에 따라 주부들 사이에는 ‘귀한 달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예년과 달리 증정·사은품 성격의 달력이 줄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젊은 사원들의 사용 기피 등 자체 소비량 감소로 재작년과 지난해 각 2만 부에서 올해 1만8000부로 줄였다. S&T중공업은 지난 2012년 4000여 부에서 지난해 3500부가량을 제작했다가 올해는 3000부 정도로 줄였다.

    도내 업계에서는 많게는 전년도 달력 인쇄 매출보다 30%가량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울산경남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신삼식 상무는 “금융권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를 제외하면 대략 30%가량 감소한 것 같다”며 “매년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경기 침체 영향과 일정관리, 날짜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폰 활용 등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창원시내 A인쇄업체는 작년 12월 한 달간 10건 정도의 달력 제작 문의를 받았지만 올해는 1건도 받지 못했다. B인쇄업체는 지난해 업체 10~15곳에서 다이어리와 달력 제작 문의를 받아 8000부가량을 생산했지만, 올해는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A업체 전모(42) 사장은 “올해는 다이어리나 달력 등에 대해 문의조차 없을 정도로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달력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달력은 소장용보다는 고객 사은품, 증정품 등으로 제작을 의뢰한다”며 “달력이 줄어들면서 주부들 사이에서 달력이 귀하다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올해 주부들은 금융권에서나 신년 달력을 찾아볼 수 있을 전망이다. 주부 김씨는 “예전에는 기관이나 회사 등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회적인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정치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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