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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기부는 개인기부 못지않은 가치- 김재익(논설실장)

  • 기사입력 : 2014-12-1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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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출근길에 가끔씩 시청앞 창원광장을 경유한다. 평소에는 복잡한 이 간선도로를 이용하지 않지만 이맘때쯤이면 창원광장에서 우리 사회의 온정과 온기를 느낄 수 있어서이다. 목표액이 쌓일 때마다 1도씩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을 보면서 지나친다.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는 모습에서 우리 사회에 나눔과 베품이 살아있다는 나름의 안도감이 들기도 한다. 사랑의 온도는 오늘까지 30도 정도를 나타내고 있다. 영하권의 한파보다는 산술적인 온도는 높을지라도 어려운 이웃들의 얼어 붙은 마음을 녹이기에는 아직 사랑의 온기가 부족하다.

    대표적인 모금기관인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달 20일부터 83일간의 일정으로 ‘희망2015나눔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랑의 온도 100도를 달성하려면 67억6100만원이 모금돼야 한다. 어제까지 모금액은 21억8000여 만원이다. 캠페인 일정이 3분의 1이 지났지만 모금 속도가 빠른 편은 못된다. 우리나라 기부는 연말연시에 전체의 70% 정도가 이뤄진다. 개인기부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연말연시 기부의 상당 부분은 기업들이다. 도내 기업들은 경기 침체에다 엔저 현상 등에 따른 경영 애로를 하소연하고 있어 나눔의 계절에 기부가 줄어들지나 않을까 염려스럽다.

    우리 사회는 기업기부보다는 개인기부를 더 가치 있게 여기는 경향이 없지 않다. 그러나 기업이든 개인이든 기부는 소중하다. 기업기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과거 개발독재시대 기부 행태에서 비롯된다. 당시 대기업들은 권력과 유착해 부를 쌓고, 그런 돈을 정권을 향한 생색용이나 준조세 성격의 비자발적인 기부를 한 데 대한 거부반응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독재 시대도 지났고 권력에 빌붙어 재산을 축적하는 시대도 아니다. 훌륭한 아이디어와 정당한 투자나 거래를 통해 자수성가한 새로운 부자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부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존재하지만 새로운 부자 기업인들은 정당하게 모은 재산을 명예롭게 쓰고 싶어 하는 추세이다.


    지구촌 최강국으로 존재하는 미국의 힘은 기부나 자선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부문화의 출발은 기업인이었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사회적 혼란을 겪던 미국은 20세기 초 기부와 자선사업을 통해 성숙해지는 전환점이 됐다. 당시 자선재단의 설립은 산업화 과정에서 재산을 축적한 기업인들이 주도했다. 1907년 은행가인 러셀 세이지 사후 러셀세이지재단이 가장 먼저 만들어졌고, 교육사업에 헌신한 카네기재단이 1911년, 보건 의료분야에 기여한 록펠러재단이 1913년에 연이어 설립됐다. 카네기 등 기업인들의 기부가 개인재산이거나 기업자금이지만 그들의 시작이 건강한 미국 사회를 만드는 바탕이 된 것만은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도 이제는 기업기부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자. 어떤 중소기업이 5억원을 기부한 것보다 개인의 1억원이 더 가치 있는 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모두 우리 이웃을 위한 소중한 기부이다. 기업기부는 이윤의 아낌없는 사회적 환원이라는 측면에서 존중받아야 한다. 우리 지역에도 기부를 생활의 일부처럼 행하는 기업인이 많다. 가진 것이 많아도 누구나 할 수 없기에 그들이 존경스럽다.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는 그의 저서 ‘부의 복음’에서 “부자는 자신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교육적·문화적 기관을 제공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며 평생 동안 5억달러를 자선사업에 투입했다.

    우리 지역 기업인들도 자신보다 덜 가진 이웃들을 위해 많은 기부를 할 수 있도록 지금의 힘든 기업환경을 잘 극복해 나가길 기원한다. 주변 여건이 힘들고 어려울수록 정을 나누는 게 우리의 전통이다. 올해도 사랑의 온도탑이 마무리될 때에는 100도를 넘어 끓어 넘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김재익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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