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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6월 27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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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사찰순례 ③ 남해 망운사

맑은 ‘선화’ 향기에 마음속 평정을 얻다

  • 기사입력 : 2014-12-2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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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종 제13교구 쌍계총림 말사 망운사. 오른쪽은 보광전./성승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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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 망운사 돌일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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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각스님 작품 선화



    몽둥이를 들고도 막을 수 없는 것이 시간이라고 했던가.

    어느덧 잔인한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올해는 봄이 침몰하면서 다들 마음 한구석 무거운 짐을 안고 살아왔다.

    차분히 한 해를 정리하고, 희망의 새해를 설계할 수 있는 곳으로 산과 사찰만한 곳이 또 어디 있으랴.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기 자신이 갖고 있는 마음속 보물을 찾을 수 있는 곳, 남해의 진산 망운산 (786m) 정상 기슭의 망운사를 찾았다.

    조계종 제13교구 쌍계총림 말사인 망운사는 고려시대 수선사 (현 송광사) 진각국사가 창건한 암자로, 화방사의 부속암자로 화방사를 건립할 때 같이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망운사는 800여년 동안 속세와 멀어지고자 하는 수도승들의 기도처가 되어 왔다. 해방 이후에는 효봉, 경봉, 서암, 월하 등 당대의 큰스님들이 머물다 갔다고 한다.

    망운사는 중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기도를 드리면 병이 씻은 듯이 낫는다는 영험을 안고 있는 기도도량으로 잘 알려져 있다.

    불이문을 지나면 돌일주문이 방문객을 맞는다.

    오랜 시간 작은 암자로만 알려져 있던 이곳이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은 주지인 성각 스님의 불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몇 해 동안 화방사에서 머물던 성각 스님은 지난 1987년 이곳 망운암과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는 조그만 인법당 형식의 암자였는데 다 쓰러져 갈 정도로 낡았다. 암자에 계시던 노장스님을 3년간 모시는 동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토굴에 들어가 천일기도를 회향했다. 노 스님이 입적하신 이후 전기를 놓고 길(7.2㎞)를 내는 등 본격적인 불사를 했다.

    올해 89세가 된 노모와 함께 등짐을 날라가며 보광전과 요사채도 지었다. 20여 년간의 중창불사로 화방사 산내 암자였던 아운암은 망운사로 승격됐다.

    성각 스님은 “유년 시절 연 날리고 팽이치며 정신 없이 놀다가도 망운산을 바라보면 묘한 설렘이 일었어요.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며 “절을 찾는 사람들이 탁 트인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마음의 휴식을 찾을 수 있어 보람된다”고 말했다.

    망운사에는 돌일주문, 보광전, 금당갤러리를 비롯해 볼거리가 많지만 최고의 보물은 주지인 성각 스님이다.

    성각 스님은 우리나라 선서화의 대가이다.

    성각 스님은 김해 영구암 화엄 대선사로부터 선화를 익힌 후 30여 년간 선화를 바탕으로 불교 수행의 면면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작업을 해 왔다. 그는 선화의 특성을 잘 표현해 내는 선객으로 평가받는다.

    30여 년을 갈고닦은 선서화의 진수는 망운사 한쪽에 단장한 금당갤러리에서 언제라도 볼 수 있다.

    성각 스님의 선화가 속세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95년. 부산MBC 주최 광복 50주년 기념 선서화 특별초대전을 시작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선서화를 세상에 선보였다.

    매년 전시회도 갖고 있다. 전시회는 포살이다. 스스로 자심을 다시 한 번 일깨우기 위한 것이다. 그림으로써 한 걸음 더 진일보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전시회를 열고 있다. 수익금 대부분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고 있다.

    그에게서 선화는 수행의 한 방편이다.

    성각 스님은 지난 30년간 하루도 붓을 놓은 적이 없다. 날마다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예불과 참선으로 마음을 가다듬는다.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신심일여가 되면 선화는 피어난다.

    대중을 사랑하는 한 스님의 맑은 선의 향기가 혼란스러운 세상을 불광으로 물들이고 있다.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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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성각 주지스님

    “기도·참선하며 부처님·스님 만나 위로의 말 듣는 것이 절 찾는 백미”


    “기도하고 참선하면서 부처님을 만나고 스님을 만나 위로와 진리의 말을 듣는 것이 절을 찾는 백미입니다.” 성각 망운사 주지 스님은 대중들이 자신이 그린 선화를 통해 마음의 평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간이란 무엇인가.

    ▲태초에 시간이 만들어져 있었다. 우리들의 영욕 속에 시간이라는 개념이 돌아가고 있다. 어떤 마음으로 새해를 맞을 것인지 반성하고 참회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중생은 다가오지 않는 미래를 걱정한다. 시간의 흐름에 대한 아쉬움이 많겠지만 돌아보면 무상하지 않는 것이 없다.

    -망운사에서 꼭 보고 갔으면 하는 것은.

    ▲스님을 만나서 따뜻한 차 한 잔 하고, 위로의 말, 진리의 말을 듣고 갔으면 한다. 기도, 참선하면서 부처와 만나고 스님을 만나는 것이 절을 찾는 백미, 일미이다.

    -선화를 통해 표현하고 싶은 것은.

    ▲서로 마주하면서 웃고 사는 것이다. 선화를 통해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절에서 참 나를 찾는다는 것은.

    ▲잠시나마 편히 쉬면서 편안해질 때 불심이 생긴다. 자기 자신의 성품을 발견하게 되고 자아를 볼 수 있다. 견성 (見性)하면 성불의 길 멀지 않았다.

    -연말연시를 맞은 대중들에게 덕담 한마디 한다면.

    ▲불교를 믿는 목적이 있다면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이다. 믿음은 공덕의 어머니이다. 절에 간다고 해서 만사형통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마음으로 절에 가는지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새해에는 모두 평안해졌으면 한다.

    김진호 기자



    ☞성각스님= 경남 남해 출생. 1988년 출가해 쌍계 총림 방장인 고산 혜원 대종사 큰스님의 제자로 수계. 동국대 불교대학원 불교학과 졸업. 원광대 명예문학박사. 동아대 명예철학박사. 대한불교조계종 신도교육기관 원각불교교육대학 학장. 남해군 향토장학회 이사. 진주교도소 교정위원. 국제펜클럽 정회원. 부산광역시 지정 무형문화재 제19호 선화제작 기능 보유자. 2002년 부산 광안리 원각선원 개설. 옥관문화훈장 수훈(2008년), 대한불교 조계종 제22회 포교대상 원력상(2010년). 시집 ‘어느덧 내 모습은 산이 되어’ 발간. ‘선 예술의 이해’, ‘선 예술 그 본질과 전개 및 성각 스님의 선서화를 읽다’와 ‘성각 선묵전 30성상 회고’ 등 논문집과 법문집, ‘산사에서 들려오는 소리’ 수상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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