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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평화롭게 하시며, 스스로 서게 하시며- 이은혜(이은기업교육·미술치료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 2015-01-0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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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1일 0시에 전화벨이 울렸다. 가끔씩 소식을 전해 오는 후배의 전화다. 자신은 새해맞이 여행 중이니 선배는 TV속의 해를 맞이하며 복 많이 받으라는 기특한 내용이다.

    가난한 나에게도 새해 0시부터 웃음과 유머를 전해주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 한쪽이 따뜻해지고, 그 여운은 잔잔한 파동이 돼 몸과 마음을 적신다. 내친김에 커피 한 잔을 들고 청양의 ‘새해’를 마주해 본다. 진취적이고 활기찬 청(靑)의 기운과 부드러운 양의 이미지가 합쳐진 청양의 해, ‘새해’라는 단어를 입속으로 되뇌자 설렘과 기대가 찾아들고 간절함이 일기도 한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그 길 위로 희망의 별 떠오른다더니 새해 고운 아침이 밝았다. 이제 우리는 또 한 해를 살아갈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새해가 아니면 감히 묻지 않을 무거운 질문을 나에게 던진다면, 첫째로, 평화롭게 살아가고 싶다.

    나와 가족, 나와 지인들, 나와 자연, 나와 우리 사회공동체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흘러가면 좋겠다. 성질이 온순하고 잘 순응해 집단생활에서도 다툼이 없는 양의 이미지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2015년 한 해의 풍경도 푸른 초원 위를 행복하게 뛰노는 아름다운 광경이길 즐거운 상상을 한다.

    둘째는, 스스로 우뚝 서서 나답게 살아가면 좋겠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유예하거나 타인에게 결정을 맡겨버리는 요즘의 세대들을 ‘결정장애 세대’라고 하지만 우리는 모두 결정장애를 앓고 있는 것 같다. 전염병에 감염되듯 따라쟁이가 되는 풍토 속에서 때로 나는 길을 잃고 매몰되곤 한다. 책을 고르고 영화를 볼 때나 맛집을 선택할 때조차도 나의 기호보다는 타인들의 반응을 따라 베스트셀러를 열심히 살피게 된다.

    내가 살아가는 방법은 모두 ‘정답’이 아닐 것 같은 삶의 불안감에 머뭇거리다 시간을 허비할 때도 많다. 자기 선택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기에 늘 타인의 판단에 날을 세우고 남의 눈을 의식하며 자기 검열을 해대는 피로함을 새해에는 날려버리고 싶다.

    그리고 스스로를 믿고 스스로의 판단과 선택을 지지하며 나답게, 자기답게 한 해를 걸어가고 싶다.

    셋째로, 꼭 필요하지 않은 일은 멀리, 간소하게 사는 것이다.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는 속절없이 시간을 빼앗아 간다. 인터넷 서핑과 SNS, 내 자신이 초라해 보이는 날엔 온갖 사진을 올리며 행복한 척 허풍을 떨지만 정작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아볼 시간은 없다. 허접하기만 한 TV 속 남의 이야기를 들으며 흥미로워하는 그야말로 관음의 일상을 되풀이하게 될 땐 정말이지 내 자신에게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부디 새해에는 스스로의 삶을 연출하는 세상의 주인이 돼 헛되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현명함이 깃들기를, 그리하여 우리 모두 아름다운 발자국을 남기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은혜 이은기업교육·미술치료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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