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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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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25년 어린이집 원장 "죄인 아닌 죄인 된 심정"

“원생들 웃음이 원동력이었는데…보육교사 인성·자질 높여야”

  • 기사입력 : 2015-01-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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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아이를 사랑한 죄밖에 없어요. 일부를 전체로 매도하지 말아 주세요. 모든 선생님이 그런 건 아닌데….”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동에서 ‘ㅈ’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김미자(49)씨.

    25년 경력의 베테랑이지만 요즘 그녀는 아이들 다루기가 조심스럽다. 혹시라도 아이가 울기라도 하면 ‘아동학대로 비쳐지지 않을까’ 스스로 몸이 움츠러든다.

    아이들이 밥을 맛있게 먹는 모습만 봐도 행복했고, 좋은 거 먹이고 싶은 생각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는데 모든 것이 허사가 된 기분이다.

    ‘과연 어린이 집을 계속 운영해야 하나?’ 하루에도 열두 번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에 잠기는 그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이들을 사랑하는 정말 좋으신 선생님들이 얼마나 많은데…, 일부 교사들의 행태를 전체로 매도하는 것은 정말 억울해요”라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린다.

    죄인 아닌 죄인 된 기분으로 살아가는 요즘 그녀는 매일 아침이면 교사들과 한자리에 모여 아이들을 어떻게 돌볼 것인지를 놓고 고민한다.

    며칠 전 인천 어린이집 아동폭행 사건을 지켜본 김 원장은 “어린이를 가르치고 돌보는 교사로서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왜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을까? 자기 아이라면 저렇게 때렸을까? 정말 안타깝다”고 말하며 교사의 인성과 자질을 높이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 말한다. 더불어 보육교사 스스로가 자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또한 보육교사의 열악한 환경도 이번 기회에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가 어린이집마다 폐쇄회로TV(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 경찰이 전국의 어린이집 실태를 조사하겠다는 것만으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김 원장은 “단순 CCTV 설치만으로 사실관계는 확인할 수 있을지 몰라도 예방책은 되지 않아요. 무엇보다 예방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의 환한 웃는 모습이 삶의 원동력이었는데…, 움츠린 어깨는 언제쯤 펴질지…, 아이들을 바라보기가 두려워진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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