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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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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고발자 그 의로운 도전 (성취, 시련 그리고 자기보호의 길)

배신자 낙인 없이 비리 밝힐 수 있을까?
부조리에 눈감지 않은
내부고발 사례 30건 수록

  • 기사입력 : 2015-01-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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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대 총선을 앞둔 1992년 군 부재자투표 부정을 폭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육군 중위의 양심선언 이후 군 부재자투표 장소를 영외로 바꾸고 1992년 12월 대통령선거부터 이를 시행하면서 군 부정선거 시비가 사라지는 계기가 됐다.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앞당기는 계기를 마련했던 그의 양심선언은 그러나 자신에게는 가혹한 시련이었다. 그는 양심선언 이후 구속됐고, 좌익세력으로 몰리는가 하면 한때 장교의 신분에서 이등병으로 강등되기도 했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개인이 치러야 하는 희생, 바로 내부고발자다. 그러나 사회적 보호장치 없는 상태에서의 내부고발자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고, 이 때문에 내부고발을 꺼린다. 내부고발자는 직업을 잃는 것은 물론, 이후 수년간 송사를 벌일 것도 각오해야 한다. 주위 동료들로부터 냉소와 무시를 당하며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힐 수도 있다.

    ‘나 하나 눈감으면 된다’는 결과는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부조리가 굳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모두 정의로운 사회를 외치지만 관행화된 조직 비리의 중심에서 폭로가 없다면 사회는 투명해지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종종 내부고발이 있지만 비리 고발의 핵심에서 벗어나 고발자 개인의 치부를 공개하는 등 역공작에 의해 되레 처지가 곤란해지는 경우가 흔하다.

    이 책은 내부고발을 했던 사람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내부고발을 활성화할 수 있고, 내부고발자의 신분을 법적, 제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 책은 이지문 중위와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으로 재직 중 당시 기관의 출장비 횡령 사실을 고발한 이재일 연구원 등 33명의 내부고발자들이 겪은 30건의 사례를 통해 생생한 경험과 조언을 기록했다. 또한 오랜 기간 내부고발자의 보호와 지원을 맡아왔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지침을 정리해 소개한다.

    내부고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주도면밀하게 증거를 모으고, 자신이 오해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고 점검하며, 더욱더 업무에 충실하고, 전문가를 찾아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흥식, 이지문, 이재일 공저, 한울아카데미 간, 2만4000원

    김용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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