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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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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속마음 바르게 표현하자- 임채중(함양 생활체육인)

  • 기사입력 : 2015-01-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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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이 비행기 못 가게 할 거야.”

    분명 비행기 납치범의 말소리 같지는 않지만 비행기는 기수를 돌려 다시 출발지점으로 되돌아가 승무원을 내리게 하고 운항해 승객의 안전과 승무원들에게 상처를 줬다. 비행기의 항로 변경이나 회항은 긴박한 사태가 아니면 할 수가 없다. 위급한 환자의 발생이나 기체의 결함이 발생됐을 때 승객의 동의를 받아야 할 수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해당 항공사의 부사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승무원과 승객은 꼼짝없이 당했다. 국민들은 분노했고 내막에 관심을 가졌다.

    대한항공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사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국민의 협조와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 해외 여행시 공무원과 여행객들의 항공사를 사랑하는 마음이 오늘날 대한항공을 국민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공기업의 성격을 갖고 있다. 기업은 이윤 추구가 목적이지만 공기업은 공익이 우선돼야 하고 기업가 개인이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

    경영책임자는 민주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나 이 비행기 못 가게 할 거야”와 같은 말은 경영자의 직권을 남용하는 행위다. 잘못이 있으면 시정하고 처벌할 수 있지만 월권이나 직권 남용은 용납할 수 없다.

    ‘땅콩회항’으로 알려진 이 사건의 발단은 기내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항공사 부사장의 갑질에 분노한 국민들은 돌팔매를 던졌다.

    갑질은 기업뿐만 아니라 지도층 인사들도 휘말려 있다. 지도층 사람의 말 한마디도 문제를 일으킨다. 단체를 이끌어 가기 위한 어느 시향의 대표는 말 한마디 때문에 대표직에서 물려났다. 그는 복장을 개선해서라도 시향의 값어치를 높이라는 요지로 말했다고 한다. 물론 연주와 관계가 없는 부수적인 업무다. 단원들에게 수치심을 유발하는 짧은 치마는 시향을 감상하는 시민들에게는 팬 관리 차원의 서비스 문제이지 연주와는 관계가 없다. 물론 비디오 시대에 음악과 시청각 매체가 동시에 전달되는 것을 생각하면 시향의 책임자로서 신경 쓰이는 일이다.

    그 말보다는 차라리 연주 수준이 미달하면 자르겠다는 말이 시향의 값어치를 높이고 대표직의 자리에서도 안전하다.

    갑질도 민주적이야 한다. 시향 연주자들의 능력 신장을 시키지 못해 해임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면 할 수 있는 말이다. 경기 성적이 하위인 어느 구단주가 팀의 해체를 거론하자 선수들은 열심히 생존을 위해 노력한다. 기업주나 단체의 대표는 민주적 갑질로 자기의 속마음을 전달하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나 이 비행기 못 가게 할 거야”라는 부사장의 말이나 시향의 공연 성황을 위해 시향 대표가 단원들에게 “짧은 치마라도 입어라”는 말보다는 “서비스 개선에 노력하지 않으면 이 비행기 머지않은 장래에 운항을 못할 수도 있어”로 한다든지, “시향의 흥행을 위해서 복장을 이렇게 하자”는 말로 속마음을 바르고 정확하게 표현했으면 어땠을까.

    임채중 함양 생활체육인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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