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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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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꽃분이네’, 밀물 인파에 폐업 결정한 사연이…

실제 매출은 오르지 않고 건물주 권리금 요구 겹쳐
사진 찍는 사람만 크게 늘어

  • 기사입력 : 2015-01-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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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국제시장’의 촬영지인 부산 국제시장 꽃분이네. 사람들이 몰려 사진을 찍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의 ‘꽃분이네’가 수많은 인파에 못 이겨 되레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다.

    국제시장의 촬영지인 ‘꽃분이네’는 지난해 말 영화 개봉 전까지만 해도 양말이나 허리띠 등 의류 잡화를 파는 수많은 점포 중 하나였다. 하지만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영화 흥행이 한 달간이나 이어지면서 ‘꽃분이네’는 오히려 매출은 오르지 않고 유명세만 부담해야 하는 ‘속빈 강정’ 처지에 내몰렸다. ‘꽃분이네’는 임대 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3월께 간판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국제시장 3공구에 있는 ‘꽃분이네’는 원래 있던 ‘영신상회’를 한 달 동안 임대해 촬영한 영화 속 점포 이름이었다.

    영신상회는 영화의 인기가 가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 지난해 12월 24일 아예 간판을 ‘꽃분이네’로 바꿔 달았다. 국제시장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영화의 주무대를 알음알음 찾아오다 간판마저 ‘꽃분이네’로 내걸자 이곳을 장삿집이 아니라 포토존으로 생각할 정도로 상황이 바뀌었다. 꽃분이네는 급기야 지난 10일부터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 포토존을 표시해 사진을 찍는 위치까지 설정하며 영업을 계속하려 했지만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

    주인 신미란(37)씨는 “외관상으로는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니 떼돈을 버는 것처럼 알겠지만 대부분 사진 찍으러 오시는 분”이라며 “오히려 너무 사람이 몰리는 바람에 장사가 더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더욱 문제가 된 건 인파로 인해 주변 상점들에게도 피해가 잇따르고, 집주인이 유명세를 감안해 임대계약 연장 조건으로 권리금 5000만원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신씨는 “지금까지도 매출에 비해 임대료가 큰 부담이었는데 거기에 권리금까지 붙으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간판 하나로 이렇게 사진을 찍으러 많은 분들이 오면서 주위에 큰 피해를 끼칠 줄 몰랐다. 같이 다 잘될 줄, 상생할 줄 알았다”면서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글·사진=김한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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