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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찾아서… (2) 함안군 산인면 국보삼계탕

체질따라 골라 먹는 약선 삼계탕

  • 기사입력 : 2015-02-0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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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린 찹쌀과 대추, 밤, 인삼으로 영계 뱃속을 채워 푹 삶아내는 삼계탕은 여름철 대표적인 보양식이다. 복날이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주부들은 삼계탕을 준비하고, 바쁜 직장인들은 삼삼오오 북적거리는 유명 삼계탕 맛집을 찾는다. 우리는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삼계탕 한 그릇으로 이열치열의 이치를 실감하며 한여름 더위를 견뎌낼 힘을 얻는다.


    삼계탕이 여름철 보양식이라는 보편화된 상식에도 사철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대표 삼계탕집이 있다. 15년째 약선 요리를 연구하며 다양한 삼계탕을 선보이고 있는 김경남(51)씨의 ‘국보삼계탕’.

    입소문을 따라 찾아간 국보삼계탕은 마산대학교를 지나 함안 산인고갯마루 아래 오목하게 자리 잡고 있다. 식당 자리로는 썩 유명세를 탈 만한 곳은 아닌 듯 보인다. 하지만 널찍한 주차장이며, 식당 외부의 테라스와 열지어 선 석상들, 화단의 꾸밈새가 예사롭지 않다. 어쩐지 맛보다 그럴듯한 비주얼과 시설로 맛집 소문이 난 게 아닐까 살짝 의심이 들기도 한다.

    “한 끼 해결하는 음식점이기보다 맛으로, 추억으로 기억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마당에서 풀 뽑는 일도, 꽃나무로 화단을 가꾸는 일도 다 음식 맛과 관련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손님들이 기분 좋게 식당에 들어서면, 음식을 만들어내는 저희들도 신이 납니다. 기쁜 마음으로 상을 차리면 드시는 분도 좋은 마음으로 드실거예요. 저희 집에서 식사한 기억을 즐겁게 추억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는 김 대표의 얼굴을 대하자 외모만큼이나 깔끔하고 야무진 그의 성격이 유난스레 말끔한 식당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짐작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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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삼배양근과 녹두가루로 만든 녹두산삼탕 상차림.

    식당 내부로 들어서자 일반적인 삼계탕을 비롯해 흑삼계탕, 한방삼계탕, 녹두산삼탕 등 4가지 삼계탕에 대한 설명을 달고 있는 차림표가 눈길을 끈다. 삼계탕의 종류가 왜 이리 많으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시원하게 웃어버린다.

    “보양식인 삼계탕을 주메뉴로 하다 보니, 한약재와 식재료의 궁합을 많이 따지게 되더라고요. ‘약이 되는 음식’, 약선에 관심을 갖고 공부한 것을 메뉴에 적용했어요. 어려운 건 아닙니다. 약재가 꼭 들어가야 약선이 되는 것도 아니고, 흔한 식재료도 체질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거든요. 손님 스스로 차림표를 읽어 보시고 골라 드실 수 있게 했어요.”

    항산화, 항암 작용을 한다는 검정콩, 흑임자, 흑미 등 검은색 곡물을 갈아 넣어 조리한 흑삼계탕, 20여 가지의 한약재를 24시간 센 불에서 우려낸 탕약수를 국물로 쓴 한방삼계탕, 사포닌이 풍부한 산삼배양근과 녹두가루를 이용해 조리한 녹두산삼탕. 모두 먹어 보고 싶은 영양식이어서 맛객들을 선택의 고민에 빠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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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미인 오리불고기.

    마산대학교 한약재개발과를 졸업하고 인제대 대학원에서 외식경영을 공부한 김 대표는 배운 것을 업장에 접목하고 유행에 맞춰 음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나름의 철학을 피력했다. 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손님들을 위해 웰빙 식재료로 각광받는 오리불고기와 오리훈제구이를 메뉴에 넣은 것도 그런 생각에서였다.

    국보삼계탕의 오리불고기는 참나무장작불에 초벌구이를 거쳐 손님상에 나간다. 생오리고기에 각종 야채를 버무려 손님상에서 축축하게 즉석으로 구워지는 것이 아니라 초벌구이를 통해 이미 어느 정도 기름이 빠진 고슬고슬한 상태에서 부추와 버섯만을 고명으로 얹어 담백하게 구워진다. 그래서 김 대표의 오리불고기를 맛본 이들은 고소한 그 맛을 잊지 못하고 다시 찾는다고 한다.

    “전통적인 조리법을 바탕으로 좀 더 나은 건강식이 되도록 하는 게 제가 하는 일의 보람이기도 합니다. 좋은 식재료를 선택하고, 재료를 아끼려고 하지 말자는 것이 저의 원칙입니다. 주재료인 닭과 오리의 신선도와 크기뿐만 아니라 제철 신선 재료를 밑반찬으로 장만하는 것까지, 장 보기의 원칙을 고수하려고 애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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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미인 삼채마샐러드.

    깍두기와 물김치 외에도 소복하게 담겨나오는 장아찌류도 맛깔스럽다. 아삭한 무, 양파, 고추장아찌에 생소한 꼬시래기장아찌까지 주메뉴의 무거운 고기맛을 감칠맛 나게 하는 데 한몫한다. 삼계탕 전문점에서 보기 어려운 특별한 몇 가지 샐러드도 김 대표의 안목과 손맛을 거쳐 화려한 상차림을 완성한다. 치커리와 양상추에는 붉은 복분자소스, 인삼에 버금간다는 쌉싸름한 삼채와 참나물에는 유자소스를 뿌린 샐러드가 눈호강을 제대로 시킨다. 파인애플 조각과 새싹을 올린 카나페 모양을 한 한입 크기의 마 샐러드까지 나오면 식객들은 절로 나오는 감탄사와 함께 분주한 젓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다. 반주로 곁들여진 인삼주의 진한 향도 코끝에서 식욕을 돋운다.

    “항상 준비돼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면 어떤 재료라도 자신있게 조리해서, 손님에게 먹는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배부름보다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았다는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아직까지 많이 부족합니다. 배우고 공부해서 제가 만드는 음식에 접목시키는 노력을 계속해야지요.”

    몇몇 방송국의 음식 고수로 출연한 적 있는 김 대표. 그 때문에 찾는 이들 중에는 김 대표를 알아보고 조리법을 물어오기도 한단다. 꺼릴 법도 한데 가감없이 대답해준다. 이런 저런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라고 설명해줄 수 있어 오히려 기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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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미인 양갱디저트.

    식후 디저트로 직접 만든 양갱과 잣을 띄운 수정과가 나왔다. 배 부른 손님들은 그림같은 양갱접시를 내려다보며 또다시 감탄사를 내뱉는다. 팥, 유자, 비트로 만든 고운 색의 양갱에 식당 마당에서 땄다는 남천 이파리가 장식돼 올라왔다. 김 대표의 바람인 ‘식객들이 느끼고 가길 바라는 국보삼계탕이 주는 감동의 맛’은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부드러운 수제 양갱과 맑은 수정과 한 모금으로도 충분하게 전해지는 듯하다.

    글·사진= 황숙경 기자 hsk8808@knnews.co.kr

    ▲국보삼계탕(대표 김경남)= 함안군 산인면 산인로 333 ☏ 585-7383, 583-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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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곡군립공원

    주변관광지

    △입곡군립공원= 함안군 산인면 입곡리, 함안면 대산리 일원. 폭 4km에, 양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규모가 큰 입곡저수지를 중심으로 깎아지른 절벽에 우거진 송림의 풍광이 아름답다. 저수지 중앙을 가로지르는 길이 112m, 폭 1.5m의 출렁다리를 건너가는 산책로도 일품이다.

    △여항산= 함안군 여항면 주서리. 770m 높이의 함안의 주산(主山)이자 진산(鎭山)으로 등산로 외에도 가볍게 걸을 수 있는 14㎞의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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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양루

    △악양루= 함안군 대산면 서촌리 산 122. 조선 철종 8년(1857)에 세워진 악양마을 북쪽 절벽의 정자로, 아래로는 남강이 흐르고 넓은 들판과 법수면의 제방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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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안박물관

    △함안박물관= 함안군 가야읍 고분길 153-31, ☏580-3901. 총 1140여 점의 유물을 전시, 수장하고 있다. 도항·말산리 고분군의 서쪽에 자리 잡고 있어 아름다운 유적 경관과 잘 어우러져 가볼만한 곳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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