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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89) 천자봉에서 바라본 진해만

해무에 닿아, 바다 위로 흩어진 하늘

  • 기사입력 : 2015-02-0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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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무가 낀 날은 맑은 날씨가 보여주는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경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햇빛에 반짝이는 거가대교 침매터널 구간의 바닷빛이 약하게 낀 해무로 인해 은은하게 보인다. 창원시 진해구 천자봉(465m)에 오르면 진해 시가지를 비롯해 진해만, 거가대교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진해드림로드는 진해 구 도심을 병풍처럼 둘러싼 장복산-시루봉-천자봉을 잇는 산중턱에 조성된 폭 6~8m 내외, 길이 26.4㎞의 임도다.

    이 임도는 모두 4코스로 짜여졌다. 보통 걸음으로 걸으면 10시간 정도 소요된다. 제1구간은 장복산조각공원에서 안민고개까지 이어진 장복하늘마루산길, 제2구간은 안민고개에서 천자봉 만장대까지의 천자봉해오름길, 제3구간은 천자봉 만장대에서 백일뒷산까지 이어진 백일아침고요산길, 제4구간은 백일뒷산에서 소사화등산까지의 소사생태길이다.

    아름다운 진해 앞바다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고 길 좌우에는 벚꽃, 개나리, 진달래, 개복숭 등 다양한 꽃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바닥은 가는 자갈이 깔려 있는 환상적인 도보코스다.


    벚꽃이 만개하는 봄에는 환상적인 아름다움과 꽃향기에 정신을 잃을 정도다. 장복산에서부터 이어지는 벚꽃길은 말할 것도 없고 치유의 숲이라는 편백나무 숲에서 산림욕을 할 수도 있으며 울긋불긋한 꽃도 많다. 남쪽으로 시원하게 트여 진해 시가지 전경과 남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곳곳에 쉼터가 있어 한참을 걷다가 지친 다리를 쉬어갈 수 있어 더욱 좋다.

    욕심 같아서는 전 구간을 걷고 싶지만 시간과 체력이 여의치 않아 천자봉 해오름길만 걷기로 한다.

    드림로드 중 천자봉 해오름길은 안민고개 휴게소부터 시작해 천자봉 아래까지 이어지는 9.89㎞ 코스로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기존의 임도에 데크로드 843m와 건강 지압보도 158m를 설치하고 팔각정자와 10개소의 쉼터를 조성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산책로로 가꾸어져 있다.

    임도 변에 심어놓은 영산홍 등 10여 종의 꽃나무와 초화류는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연출하며 찾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안민고개로 차를 타고 이동해 안민고개 휴게소, 안민마루 근처에 차를 멈춘다. 데크를 따라 드림로드 쪽을 내려다보면 S자 형태의 길이 이어진다. 데크 아래로 내려가면 드림로드의 천자봉 해오름길이라는 설명과 함께 진해의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천자봉으로 올라가는 길이며,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다는 표지판이 보인다.

    평일 오전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어 고즈넉하다. 길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걷다가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지금은 겨울이어서 앙상한 자태의 나무들만 보이지만 봄에는 벚꽃, 복사꽃, 홍매화가 천자봉 해오름길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이 꽃들이 지면 철쭉, 영산홍이 또 아름답게 길을 꾸민다. 벚꽃이 필 때 걸으면 드림로드라는 이름처럼 꿈속을 거닐고 있는 것 같이 아름답고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느껴진다.

    해오름길 중간에는 편백숲 쉼터, 충무공 이순신 쉼터, 해군 쉼터, 해병훈련체험 테마쉼터 등 다양한 이름의 쉼터가 나와 지루하지 않다.

    한참 가다 보면 벚나무 사이로 천자암이라는 절이 보인다. 절을 지나니 ‘만장대 가는 길2’라는 119 소방 위치 이정표가 보인다.

    ‘만장대 가는 길2’는 평탄한 임도가 아닌 산길이다. 나무계단과 난간이 있지만 가파르고 찬바람까지 쌩쌩 불어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다.

    만장대는 넓고 평평한 벌판이다. ‘만장같이 너른 마당’이라는 뜻이지만 그리 넓어 보이지 않았다. 커다란 돌탑 조형물과 넓은 데크, 팔각 정자, 화장실, 식탁용 나무 의자 등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다. 만장대에서 보면 천자봉이 손에 잡힐 듯 보이지만 오르기엔 비탈지고 가파르다. 다행히 나무데크가 정상까지 놓여져 있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천자봉(天子峰)은 진해구 풍호동에 있는 높이 506m 산이다. 진해구의 북쪽에 있는 불모산에서 웅산과 태산을 연결하는 산줄기가 남서쪽으로 휘어 웅천만으로 이어진다. 천자가 이 산에서 나왔다고 해 천자봉이라는 이름이 유래됐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천자봉 연못의 이무기가 용이 되지 못하고 사람들을 괴롭히자 염라대왕이 용 대신 천자가 되라고 권했다. 이무기는 연못 아래 백일마을 주씨 집에서 아기로 태어나 훗날 명나라 태조 주원장(朱元璋)이 됐다고 전해진다.

    천자봉 서쪽 사면은 급경사이고 동쪽 사면이 완만한 경동 산지의 특징을 보이고 있으며 정상에는 삭박(削剝) 작용을 강하게 받아 기반암이 노출된 첨봉으로 치밀한 절리에 의해 성채의 경관을 나타내고 있다. 산꼭대기와 산꼭대기 사이를 잇는 능선은 예리한 톱니바퀴형의 기반암이 노출돼 마치 성곽처럼 보인다.

    산허리는 가파르고 곳에 따라 산꼭대기와 능선에서 떨어져 나온 자갈들이 즐비해 산 전체가 돌산처럼 보이기도 한다.

    천자봉 정상에 서니 멋진 경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오른편엔 진해 시가지가, 왼편엔 진해만이 보인다. 바다쪽엔 육지와 크고 작은 섬들 사이에 수십 척의 배가 떠 있고 창원해양공원의 해양솔라파크(높이 136m), 거가대교, 부산신항, 승학산, 다대포까지 줄줄이 조망된다.

    한 폭의 그림 같은 정취를 자아내게 하는 조망이 가히 절경이다.

    글= 양영석 기자 yys@knnews.co.kr

    사진= 김승권 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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