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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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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잡것들을 위하여- 정순옥

  • 기사입력 : 2015-02-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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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냥 둬라 잉 우리덜이라고 별거 있다냐, 갸들도 다 살아보것

    다고 나온 것 아니것냐, 엄마 이건 잡초잖아요 너저분 보기 싫

    은데, 야아는 시방 고것들 땜시 이쁜 꽃도 눈에 띄제 즈그덜이

    다 꽃만 허것다고 해봐라 그게 워디 꽃으로 보인다냐?



    두어 평 남짓 홀로 화단에서

    잡초를 뽑아내려는 내 손을 확 잡아채는

    팔순 어머니의 햇살 손사래



    저만치 담벼락 초록그늘이

    키득키득 눈웃음 짓고 있다

    어느새 세상의 잡것으로 내려앉고 있는

    나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 ‘잡초’와 ‘꽃’을 구분하는 일은 쉽지요? 그렇다면 잡초의 생장권과 꽃의 생장권을 구분하는 일은 어떻습니까? 잡초의 생장권은 애초에 묵살되어야 마땅하고 꽃의 생장권은 처음부터 보호되어야 옳은가요? 여기서, ‘잡초’나 ‘꽃’이 사람에 대한 상징 시어(詩語)라면 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모든 인문학의 정답은 결국 ‘인간’이니까요…. 어떻습니까? 쉽지 않은 질문이지요? 인류 속에 단 하나밖에 없는 단일품. 그 한 사람이 소멸하면 영원히 품절품인 제품. ‘당신’이라는 가치는 그런 것입니다.

    조예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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