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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91) 진주 광제산 봉수대

봉홧불 올랐던 봉수대 너머 아득한 산과 들

  • 기사입력 : 2015-02-2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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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 명석면의 광제산은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남쪽의 남해바다와 북쪽의 덕유산 자락이 보일 만큼 주변 시야가 매우 좋아 봉수대 입지로서 최상의 여건을 지니고 있다./진주시/

    주말 가벼운 산행으로 경치와 힐링을 즐기고 싶다면 진주시 명석면에 있는 광제산(廣濟山·420m) 산행을 추천하고 싶다.

    진주시 명석면과 산청군 신안면, 생비량면에 걸쳐 봉수대가 있는 광제산.

    ‘백성을 널리 구제한다’는 의미를 가진 광제산은 백두대간인 덕유산에 뿌리를 두고 거창 금원산, 합천 황매산을 거쳐 집현산을 일구었고 두 줄기로 나누어져 동쪽으로는 진주 비봉산과 함께 서쪽으로 숙호산으로 이어진다.

    광제산은 우리나라 토종 소나무숲으로 구성돼 있으며 가는 내내 소나무 숲을 거닐 수 있는 곳이다. 또한 해발 420m로 높지가 않아서 등산 코스에 따라 짧게는 40분, 길게는 6시간의 산행으로 힐링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경남도기념물 제158호인 광제산 봉수대는 조선 세종 때에 축조됐다. 진주를 통과하는 남해안의 위급한 상황을 서울로 전달하는 내륙의 중요한 통신수단 역할을 했다.

    광제산은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남쪽의 남해바다와 북쪽의 덕유산 자락이 보일 만큼 주변의 시야가 매우 좋아 봉수대 입지로서 최상의 여건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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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제산 봉수대.

    광제산 봉수대는 지난 2004년 무너진 돌무더기를 이용해 원형대로 복원한 것으로, 전국에서도 원형이 살아 있는 몇 안 되는 봉수대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명석면사무소는 지난 2004년부터 백두대간에서 뻗어내려 자연의 숨결이 그대로 살아 숨쉬고 있는 광제산 줄기를 천혜의 등산로로 개발했다. 광제산은 큰 바위가 없이 흙으로만 형성된 부드러운 산세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한국산 토종소나무 숲으로 덮여 있는 산이다.

    등산로는 토종소나무 숲길을 따라 만들었으며 광제산을 중심으로 남으로 명석면 사무소까지 10㎞, 북으로 집현산까지 10㎞ 구간으로 총연장 20㎞의 전국 최대 토종소나무 숲 웰빙 등산로이다.

    이곳은 등산로가 많아 체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집현산까지 왕복 30㎞는 산악마라톤 코스로도 유명한 곳이다.

    광제산을 찾아가려면 진주에서 산청 가는 국도 3호선에서 명석면사무소로 빠지면 된다. 면사무소 앞에는 남자 ‘거시기’와 여자 족두리를 닮은 돌 한 쌍이 서 있다.

    이 돌에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이 돌이 진주성을 쌓는 데 밑돌이 되기 위해 길을 가고 있는데 한 스님이 이미 공사가 끝나 소용이 없다고 했더니 돌은 진주성의 밑돌이 되지 못한 게 서러운지 크게 울었다. 스님은 돌의 애국심에 감복해 큰절을 올렸다고 전한다. 세월이 흘러 돌은 명석면의 자랑이요, 지역명이 됐다고 한다.

    광제산 산행은 면사무소에서도 산행을 시작할 수 있지만 코스가 너무 길다. 그곳에서 10여 분 더 들어가 광제서원을 지나 홍지소류지 주차장에 도착해 산행을 시작하면 초보자 산행 코스로는 적당하다.

    주차장에서 왼쪽과 오른쪽으로 각각 2㎞인 순환형 등산길이 나온다. 봉수대가 있는 정상까지는 40여 분 거리다. 마주오는 이가 있으면 비켜 서야 할 정도로 작은 오솔길이다. 오솔길은 낙엽으로 인해 온통 갈색빛 천국이다. 주차장을 출발해 5~10분 걸으면 작은 언덕을 지나 황톳빛 흙길이 나온다. 이곳을 조금 지나면 이때부터 산세가 가파르다.

    산세는 가파르지만 정상에는 봉수대가 있다. 산은 낮지만 주변의 풍광은 한눈에 다 들어온다. 봉수대를 빙 둘러 면사무소까지 10㎞이고 집현산까지는 6㎞다.

    올라온 길보다 내려가는 길이 더 위험하다지만 봉수대에서 내려가는 길은 안전 펜스에 의지하며 한 걸음 두 걸음 옮기면 된다. 이곳을 지나면 봉수대를 지켰던 봉수군들이 마셨다는 약샘이 나온다. 졸졸졸 나오는 물이 한 컵 가득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여유도 좋다.

    약샘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집현산을 연결하는 등산로가 나온다. 계속 가면 집현산에 오를 수 있다.

    산에 올라가 풍광을 구경하는 재미 못지않게 산자락에 깃든 전설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정경규 기자 jkgyu@knnews.co.kr


    ★광제산 등산코스

    1코스 : 신기마을-내율 간 임도~정상 3.8㎞(70분)

    2코스 : 동지마을~정상 1.7㎞(40분)

    3코스 : 홍지소류지~정상 1.8㎞(45분)

    4코스 : 용우초교~체육시설(1)~체육시설(5)~정상 9.6㎞(210분)

    5코스 : 덕곡마을~정상 3.1㎞(60분)

    6코스 : 관지마을~정상 6.7㎞(150분)

    7코스 : 명석면사무소~체육시설(1)~체육시설(5)~정상 9.4㎞(2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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