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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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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 주의 기울이면 예방 가능한 질환

■ 노인환자 위협하는 ‘욕창’
만성 질환 앓고 있는 노인들에게 쉽게 발생
마찰·습기·영양상태 등 다양한 요인 영향

  • 기사입력 : 2015-03-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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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정대 창원희연병원 가정의학과 1과장이 한 장기입원 환자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희연병원/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7% 이상인 고령화 사회다. 수년 내 14% 이상인 고령사회, 2026년께는 20%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당수 65세 이상 노인들은 만성질환과 장애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혼자서 일상생활이나 거동이 불편한 상태로 장기간 생존하게 된다. 하지만 핵가족화 등 사회여건의 변화로 장애를 가진 노인환자를 돌보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노인환자에게서 발병률이 점점 증가하는 욕창도 치료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욕창은 단순히 피부괴사를 넘어 생명까지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임상현장에서는 ‘저승사자’로 비유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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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성 질환 앓고 있는 노인들에게 쉽게 발생

    ◆뼈 돌출부위에 주로 발생

    욕창이란 뼈의 돌출부와 표피 사이 조직이 오랜 시간 눌려 압박을 받을 때 발생하는 모든 병변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수록 노화에 따른 피부변화, 즉 피부의 혈액 공급이 감소하고 피부의 상피층이 편편해지고 얇아진다. 또 교원섬유의 탄력성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저산소증에 대한 내성이 감소돼 노인들에게 욕창이 쉽게 발생하게 된다.

    욕창이 자주 발생하는 부위는 천골. 좌골조면. 대퇴돌기, 외과, 발뒤꿈치 등 뼈 돌출부위이며 이런 부위에 체중 등 직접적인 압력이나 마찰이 가해질 때 생긴다.

    욕창 발생은 장기간 신체적 활동수행 및 가동성을 제한하게 하는 모든 질환, 마찰, 비틀림, 피부의 습기, 요실금, 변실금 등의 피부를 손상시키는 외부요인, 피부의 감각 지각 이상 여부 및 정도, 영양상태 등 많은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이 같은 욕창 발생 위험 요인들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위험 요인이 많은 노인들을 돌볼 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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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창의 진행 정도. /국가건강정보포털/


    ◆뒤늦게 발견하면 합병증 위험 높아져

    욕창은 괴사가 진행된 정도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지속적 홍반만 있는 1기 욕창이 가장 흔하며, 피부의 상피 및 진피층까지 부분적으로 진행된 2기 욕창, 피하 층을 포함한 전층까지 진행된 3기 욕창, 근육 및 뼈 혹은 지지구조까지 진행된 4기 욕창으로 구분된다. 관리가 잘될 경우 1기 욕창은 대부분 1주일 이내에 치유되지만, 2기 욕창은 수일에서 3개월, 3기 욕창은 1개월에서 6개월, 4기 욕창은 6개월에서 1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

    따라서 욕창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예방과 함께 매우 중요하다. 욕창 조기 발견, 즉 1기 욕창 때 발견했을 경우 적절한 조치만 취하면 1주일 이내에 치료되나, 만일 4기 욕창까지 진행되면 전문적인 치료를 시행해도 6개월 이상 소요될 뿐 아니라 치료하는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경우에 따라 피부 및 조직 이식수술이 필요할 수 있고, 합병증 또한 잘 발생한다.

    욕창의 합병증으로는 욕창부위 국소 감염, 봉와직염 및 골수염 등이 올 수 있으며 패혈증까지 진행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사망으로까지 이어진다. 또 동통과 우울증도 발생할 수 있고, 이러한 합병증이 욕창 치료를 지연시키기도 한다.

    ◆주의 깊은 관찰로 조기발견·치료해야

    욕창 발생 위험 요인이 많은 노인을 가정에서 돌볼 경우 간호하는 가족이나 환자 자신이 욕창 예방을 위해 고려해야 할 점들을 살펴보자.

    우선 앞에서 언급한 욕창의 발생요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자주 발생하는 신체 부위에 대해 주기적으로 주의 깊게 관찰해 욕창을 조기발견, 조기치료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피부에 손상이 없으면서 눌렀을 때 색깔이 변하지 않는 홍반이 있을 때를 1기 욕창이라 정의하고 있으나 피부색은 인종 및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피부의 탈색을 구별하는 것이 어려워 정확하게 조기에 진단하기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인접한 혹은 반대편 피부와 비교해서 압력을 받는 부위의 피부 온도, 조직이 단단한 정도, 가려움이나 통증 등 감각의 차이가 있을 경우 1기 욕창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는 베개나 기타 부드러운 도구를 사용해 뼈 돌출부에 압력이 직접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침상에 누워있는 환자는 자세 바꾸기를 최소한 2시간마다 해야 하고, 압력을 감소시키는 매트리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의자에 앉아 있는 환자는 자세 바꾸기를 최소한 30분마다 하면서, 압력을 감소시키는 패드나 쿠션을 사용하며, 발뒤꿈치는 완전히 떨어지게 해야 한다. 가능한 한 비틀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세를 유지하며, 환자를 옮기거나 자세 바꾸기를 할 경우 끌지 말고 들어서 옮겨야 한다.

    이와 함께 피부를 매일 관찰하고 순한 비누를 사용해 정기적으로 씻기고 말려야 한다. 건조한 피부에 보습제를 사용하며, 땀이나 소변 등으로 인해 피부가 축축해지는 것을 방지해 피부가 손상받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뼈 돌출부위 마사지는 심부조직에 손상을 주어 오히려 욕창 발생을 증가시킬수 있으므로 시행해서는 안 된다. 적절한 칼로리와 영양소, 수분을 섭취해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창원희연병원 오정대 과장은 “노인 환자 대부분은 만성기 환자로 욕창 발생 가능성이 높다. 환자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환자의 상태와 개별성을 고려한 체위변경 실시, 쾌적한 환경 유지, 정기적인 목욕과 피부관리를 통해 청결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며 “충분한 영양섭취로 환자의 컨디션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것도 중요하다”도 말했다.

    한편 창원희연병원은 욕창의 효율적인 예방과 치료를 위해 자체 연구회를 만들어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노인의료 선진지인 일본의 욕창치료법인 랩요법(OPWT OPen Wet-dressing Therapy)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욕창에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아울러 욕창을 의료사고로 인식해 ‘욕창제로’를 기치로 병원 내 욕창 발생건을 제로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다.

    욕창을 의료사고로 인식하는 이유는 환자를 관심과 배려, 사랑을 가지고 세심하게 관찰하고 보살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라는 게 병원측의 설명이다.

    이문재 기자 mjlee@knnews.co.kr

    도움말= 창원희연병원 오정대 가정의학과 1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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