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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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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김해의 경제 구심점은 김해상의- 허충호(사회부 김해본부장)

  • 기사입력 : 2015-03-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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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는 중소기업의 도시다. 난개발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조례로 입지를 규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김해로 밀려드는 기업들의 행렬은 멈추지 않는다. 지난 연말까지 김해에 들어선 기업체 수는 7053개이고, 해당 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만 8만3000여명에 이른다. 김해시 인구 53만명의 15%가 기업체에 종사한다는 얘기다.

    김맹곤 시장이 취임한 지난 2010년 환경 훼손과 난개발을 유발하는 ‘나홀로 공장’을 방지하기 위해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해 개발행위 가능 경사도를 종전 25도에서 11도 미만으로 강화할 당시 기업체들이 김해 입주를 꺼려 기업체 수가 감소하고 인구도 동반 감소할 거라는 반대 여론이 많았지만 결과는 “아니올시다”가 됐다.

    기업은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생명체다. 부산과 창원에서 입지를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이 이익을 위해 김해로 움직이고 있음을 고려하면 입지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고 김해는 더 기업화된 도시로 변할 것이다.

    인근 창원이 기업친화도시를 선포하고 기업과 시민이 공존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시책을 내놓고 시행한 경험을 참고해 김해도 보다 체계화된 기업형 도시구조를 편성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인프라에 기인한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보고 갈 것이 있다.

    7000여 기업의 수많은 이견을 어떻게 조율하고 그 기반을 지역경제의 구심체로 결집하느냐는 문제다.

    크고 작은 산업단지마다 각각의 기업협의체가 있지만 이들이 김해기업을 대표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런 역할은 법정 경제단체인 상공회의소가 맡아야 한다. 민선자치단체가 김해의 행정을 책임지는 바퀴의 한 축이라면, 대칭축은 김해의 상공인들로 구성되는 김해상공회의소다. 7000여 기업들이 포진하고 있는 도시의 경제 거버넌스(governance) 기구는 상의가 돼야 한다.

    하지만 작금의 김해상공회의소를 보면 한때 유행했던 음료광고의 카피가 떠오른다. 바로 ‘2%의 부족함’이다.

    최근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장식했던 김해상공신협의 부정 대출건은 그 2%의 단면이고, 한때 김해상공신협의 본점에 나붙은 ‘경남제일신협 부원지점’이라는 새로운 이름표는 그 2%를 증거한다. 본점이 지점으로 격하되고 그 본점은 다시 창원의 제일신협으로 인수 합병되면서 김해의 기업인들도 많은 충격과 회한을 느꼈으리라 짐작된다.

    김해상공인들이 결성한 신협이 인근 창원의 대형 신협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남의 집 불 보듯 한다면 김해상공계에는 지역경제에 대한 책무를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 된다.

    ‘역사는 되풀이된다(History repeats itself)’는 말이 있다. 현세의 문제점을 찾아내 개선하지 않는다면 향후 똑같은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이달 하순이면 김해상의는 새로운 집행부를 맞는다. 누가 수장이 되든 그 수장은 김해라는 큰 수레를 끌고 가는 마차의 중요한 한 축임을 자임해야 한다. 김해경전철 최소운영수익보전(MRG)으로 인한 재정 위축 등의 굵직굵직한 현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산단 개발에 대한 기업들의 애로를 수렴하고 지원 대책을 요구하는 테이블에 반드시 앉아 있어야 한다. 그런 변화된 김해상의를 기대한다.

    허충호 사회부 김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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