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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92) 양산 용당동 탑골저수지

투명한 물 위에 말갛게 일렁이는 봄

  • 기사입력 : 2015-03-0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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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운산 자락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는 양산시 용당동 탑골저수지./성승건 기자/

    3월. 아직 쌀쌀하다.

    산속 나무와 풀잎은 봄이 왔다고 눈꺼풀을 벗고 머리를 내미는데, 아직 나는 겨울옷을 벗지 못하고 봄이 언제 오려나 기다리는 처지인 것 같다.

    봄이 왔는가. 그래 봄은 왔다.

    6일은 경칩이다. 개구리도 긴 겨울잠을 깨고 땅속에서 나와, 때묵은 몸을 씻으러 계곡으로 강으로 물을 찾아 나섰을 것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물놀이를 즐기기도 하고, 햇빛에 선탠을 하고, 오랜만에 맛있는 식사도 하려는 듯이…. 개구리에게 지금은 캠핑 시즌이 시작된 것이다.

    차갑지만 한편으론 포근한, 자연이 선사한 3월의 봄을 개구리 같은 야생 생물에게 먼저 다 내준다면 우리는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

    벌써 3월은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다. 오늘이라도 당장 봄기운을 찾아 떠나보자. 시기를 더 늦췄다간 3월의 봄을 순식간에 놓칠 수 있으니.

    그런데 머리가 아프다. 어디를 가야 하냔 말이다. 오늘 점심을 뭘 먹을까 하는 고민처럼 봄 내음을 맡으러 어디로 떠날지 참 막막하다.

    가까우면서도 봄을 그대로 간직한 ‘자연 속’이 없을까. 올해 3월이 지나가는 것이 후회되지 않을 비경 없을까.

    ‘경남비경 100선’도 92번째에 이르다 보니 찾아가볼만한 마땅한 곳을 고르기가 참 쉽지 않다. 웬만해선 다 소개가 됐으니 말이다.

    인터넷을 뒤적거리고 지인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4일에 걸쳐 고민하니 딱 한 곳이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아~ 이런 곳이 있었나!

    양산 용당동 탑골저수지. 이름도 생소하다. 지난 2일 운전대를 잡고 무작정 내달렸다.

    경남도청에서 승용차로 1시간 30분 정도. 새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1시간 15분이면 족하다. 용당동 대운산자연휴양림 쪽으로 가다 보니 큼직한 저수지에 명경지수(明鏡止水)와 같은 물이 반갑게 맞는다. 주변은 갖가지 수목으로 둘러싸여 있어 아담하면서도 고요함은 끝이 없이 깊다.

    앞서 주말에 내린 하얀 싸락눈이 저수지 위쪽 멀리 대운산을 여전히 덮고 있어 운치를 더한다. 그 골이 하늘까지 올라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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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운산 자락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는 양산시 용당동 탑골저수지./성승건 기자/

    물의 투명함은 내 눈을 빠져들게 할 만큼 청결하다.


    평온한 저수지에 비친 하늘 풍경은 누가 물이고 하늘인지 분간할 수 없다. 그 넓이(만수면적)가 무려 6.79㏊(6만7900㎡)에 달한다.

    물과 하늘과 수목을 한눈에 볼 수 있으니 숨은 비경이 아니겠는가.

    굳이 고개 들어 하늘을 쳐다봐야 하는 수고스러움마저 덜어주는 탑골저수지의 배려가 고마울 따름이다.

    대운산(해발 742m) 서부쪽 자락에 위치한 탑골저수지는 일명 탑자골이라고도 용당마을에서 불린다. 현재 행정구역상 명칭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탑곡저수지’로 돼 있다. 그러나 사람들도, 도로표지판도 탑골저수지를 여전히 쓰고 있다. 더 정감이 가는 명칭이지 싶다.

    탑골저수지는 대운산 산기슭을 타고 흘러내린 계류들이 모여 하나의 계곡을 이뤄 회야강으로 흘러가는 중간 지점이다. 지난 1933년 중턱을 가로막아 축조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왜 탑골일까. 저수지 주변 계곡 도처에 절 건물에 사용했던 기와, 탑의 탑두, 탑좌대, 탑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절이 있었던 골’이라 해 예부터 탑골로 이름 붙여졌다 한다.

    유래가 어떻든 탑골저수지는 깊고 웅장하면서도 새와 바람소리만 들리는 깊은 계곡 산사의 분위기를 자아낼 만큼 고요하기로 이름이 나 있다. 이 저수지 덕에 대운산과 휴양림 등을 모두 묶어 양산 제8경으로 지정돼 있다. 저수지 한편 안내판에는 ‘정서 함양과 건강을 위해 휴식을 제공해주는 소중한 명소이다’라고 쓰여 있다.

    청정한 저수지, 울창한 산림을 비롯한 주변의 수려한 자연경관. 탑골을 항상 되감고 있는 대운산(큰구름)이 어울려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아름답다. 탑골저수지 둑을 따라 걷다 보면 건너편에 용담사라는 작은 절 풍경도 눈에 들어온다.

    탑골저수지 경치, 대운산 등반코스, 대운산자연휴양림은 관광객들에게 하나의 패키지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특히 자전거 라이더들이 이 저수지에 잠시 들러 심호흡과 눈호흡을 할 수 있는 명당으로 꼽힌다.

    쌀쌀한 3월에 찾아간 탑골저수지에서 따뜻한 봄바람을 보듬고 간다.

    김호철 기자 keeper@knnews.co.kr



    <주변 가볼만한 곳>

    ▲대운산자연휴양림= 탑골저수지에서 1.5㎞ 거리를 더 들어가면 있다. 아름다운 산책로가 있어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시원한 경치와 함께 방갈로, 캐빈, 온돌객실 등 깔끔한 펜션을 비롯해 200여명 수영 가능한 야외수영장도 있다. 또 야외공연장, 대강당·소강당 숲속 쉼터, 심신단련시설을 갖춰 가족, 연인, 단체에 휴식공간으로 인기다.


    ▲무지개폭포= 탑골저수지를 봤다면 무지개폭포도 놓칠 수 없는 명소이다. 저수지에서 덕계동 방향으로 10㎞ 거리에 있다.

    회야강의 발원지인 이 폭포는 기암괴석과 울창한 수목이 어우러진 수려함을 자랑한다. 폭포 주변의 50m 이상 기암절벽이 자태를 뽐낸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이 낙하하면서 무지개를 형성해 현재까지 무지개폭포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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