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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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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한국 여자 골프의 저력- 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 교양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15-03-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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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을미년 벽두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adies Professional Golf Association, LPGA)에서는 한국 및 한국계 골퍼(golfer)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1월 28일 열린 ‘코츠 챔피언십’ 대회를 시작으로 11월 22일 끝나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까지 총 33개 대회 중 벌써 4개 대회를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LPGA 개막전이었던 ‘코츠 챔피언십’은 최나연, ‘퓨어 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은 김세영,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은 한국계 리디아 고, 지난 1일 끝난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는 양희영이 우승했다. 섣부른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이미 LPGA는 한국 및 한국계 선수들에 의해서 점령됐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 몇 승을 더 이룰지 어느 전문가도 예측을 못하고 있다.

    특히 2014년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역사를 바꾼 슈퍼 루키 김효주를 비롯한 김세영, 장하나, 백규정은 LPGA의 루키 (rookie, 올해 입회하는 선수)들이기에 그 기대가 한층 더해진다. 이렇듯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의 실력 향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있다면 당연히 KLPGA 주최 정규 투어가 그 산실(産室)이다. 2014년도에는 무려 27개 대회가 열려 선수들의 기량과 사기 진작에 결정적인 동기유발이 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금도 수많은 예비 프로 골프 선수들이 연습장에서 땀흘리고 있다. 이에 비해 KGT(한국프로골프투어)가 주관하는 남자프로투어는 고작 2014년 기준으로 14개 대회로 KLPGA의 절반 정도이니 균형 발전을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골프라는 운동은 보는 시각에 따라서 참 매력적인 운동이라고 부른다. 스스로가 심판이어야 하고, 경쟁을 해야 하는 상대방을 배려해야 한다. 스스로의 행동도 절제(節制)해야 하는 ‘매너 운동’인 것이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전 세계 골프팬들에게 생중계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절제한 행동은 정말로 하지 말아야 할 ‘옥에 티’가 된다.

    예를 들면 ‘ISPS 한다 호주오픈(우승 리디아 고)’에서 아쉽게 공동 7위를 했던 장하나의 행동이다. 장하나는 3라운드 12번 홀(파4)에서 첫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고, 두 번째 샷도 두껍게 맞아 거리가 짧았고, 세 번째 샷은 결국 벙커(bunker)에 빠졌다. 장 선수는 화가 난 나머지 채를 바닥에 내려치는 행동을 했다. 결국 이 홀에서 통한의 트리플보기(+3)를 하면서 우승도 놓치는 원인이 됐다.

    물론 올해 처음 LPGA에 입성해 첫 대회인 ‘코츠 챔피언십 (우승 최나연)에서 생애 첫 승의 기회를 놓쳐 2위를 했고, 절치부심했던 이번 대회에서 12번 홀까지 공동 선두권을 유지하던 시점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인한 화난 감정 표현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동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현재 전 세계 골프계가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관심이 집중돼 있다는 사실이다. 하위권에 있으면 덜하지만 선두권은 항상 카메라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경기 외적인 행동도 반드시 다듬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장하나는 2015년 처음으로 LPGA에 입성한 선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현재 LPGA 무대에서 50명 이상이 활약하고 있으며, 1988년 ‘구옥희 (스탠더드레지스터 우승)’ 이후 지금까지 141회의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만큼 그 실력과 잠재력이 풍부한 나라이다. 특히 통산 25승의 ‘박세리’가 모두 힘들어했던 1998년 외환위기 당시 ‘US여자오픈’에서 보여줬던 맨발의 투혼 샷은 우리나라 골프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샷이었다. 골프 매너 또한 위대한 우리나라가 되기를 소망한다.

    박익열 경남과학기술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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