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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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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한일 정상, 만나야 풀린다- 이종판(한국미래문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기사입력 : 2015-03-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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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지난 1월 29일 올해의 아태지역의 전망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참석했던 전문가 및 연구자들 11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한 한일관계에 대해 75명이 “올해도 현상유지”로 응답하고 있어 개선될 전망은 희박하다. 또한 114명 중 26명이 “영토문제로 양국관계는 악화될 것”이라고 답변했고, “올해 관계개선과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응답한 사람은 고작 13명에 그쳤다.

    CSIS의 한국계 빅터 차는 “현재 한일관계는 최악이다. 이전에는 양국관계가 나쁘면 일본은 무관심으로 대응했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적극적으로 한국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한국은 미국, 중국만 관심이 있지 일본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 이러한 자세는 경제에서도 장기적인 전략으로도 잘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난세에는 리더를 잘못 만나면 고생만 진절머리 나게 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 대한민국호(號)의 선장에게 항로는 오직 하나일 뿐이다. 예비 코스가 보이지 않아 유연성이 보이지 않는다. 역사를 바로잡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철학은 역사학회 회장처럼 보인다. 역사의 중요성은 국민 모두가 아는 바이다. 국정운영에는 안보 경제 복지 등 수없이 많은 필드를 통합하여 방향타를 잡아야 하는데 역사에 발목 잡힌 리더십이 안타깝다.

    일본과 다면적 다층적인 접촉 유지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그래도 이웃이 있어 다행이었다는 선린 유지가 바람직하다. 한일관계의 안보 관점에서 주목해 보자. 동아시아 지역에서 한미일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의 연동으로 평화를 관리하고 있다. 이 두 동맹은 북한의 재발 방지와 중국의 행동을 통제하고 있다. 6·25전쟁을 구상하던 당시의 공산권은 북한이 남침하면 일본이 재무장하여 개입 가능성을 우려하여, 일본이 재무장하기 전에 한국 점령을 절호의 기회로 여겼을 정도였다. 6·25전쟁 동안 미국은 일본의 동원가능한 전 요소를 발휘하여 전장에 투입했다. 항공작전의 기지, 미군증원기지, 군수기지로서 역할은 동북아 전쟁 등 유사시 일본의 가치를 인정하게 되었다.

    만약에 그 당시 일본이 공산국가였다면 우리의 안보는 어떠했을까. 1949년 주한미군와 관련하여 이승만 대통령의 말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일본에서의 미군철수를 적극 반대하였다. 그 이유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과 이에 수반되는 미국과의 대결, 일본과 소련과의 동맹이 가능하므로 한국으로서는 북에 공산주의와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배후의 일본이라는 위협”에 대응하는 부담을 가졌던 것이다. 이승만은 일본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일미군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요시다 총리의 한반도관(觀) 역시 속내를 짐작할 수 있다. 유엔의 한국전쟁은 일본의 자유를 지키는 것으로 일본 역시 사상전의 전장에서 함께 싸우고 있다고 했다.

    한일 양국 국가이익이 상충하면서도 지역안정에 한미일 협력은 앞으로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현재 실재하는 위협은 북핵과 미사일이다. 이에 대한 정보교환은 초기대응에 즉응 가능하다. 일본은 첨단 정보위성 4기를 운영하며 한반도를 손바닥 보듯이 읽고 있다. 야간에도 1m 물체를 판독가능하니 이러한 첨단 위성을 글로벌 안보 차원에서 공공재로 사용한다면 한일정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북한사태의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서 일본의 가용자원을 반드시 포함하고 있다. 오바마는 아시아 전략을 위하여 일본을 경제 및 안보의 앵커(anchor)라고 강조했다. 결자해지의 자세로 접촉유지-지금부터라도 나서길 바란다. 박정희-키시, 역시 그렇게 기대하리라.

    이종판 한국미래문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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