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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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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즐거운 식사 건강한 밥상- 김종영(시조시인)

  • 기사입력 : 2015-03-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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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하루 소비하는 쌀을 금액으로 환산한다면 얼마가 될까? 우리나라의 쌀 소비량은 갈수록 줄어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계청의 ‘2014년 양곡소비량 조사결과’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5.1㎏으로 한 사람이 하루에 밥 두 공기도 소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소비량을 계산하면 950원 정도이고 한 끼 316원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의 식사시간이 갑자기 줄어들고 바르지 못한 식습관 때문에 속쓰림,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많이 나타나는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화기계 증상들은 천천히 꼭꼭 씹어 먹기만 해도 70~80% 정도 없어질 수 있다고 한다.

    즉 우리가 음식물을 꼭꼭 씹어 먹으면 뇌의 포만중추에 존재하는 히스타민성 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음식을 충분히 먹었다고 느끼게 되고 이로 인해 과식의 위험이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음식물이 위에 도달하기 전에 뇌에서 먼저 소화액을 분비하도록 해 소화불량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음식물을 잘게 부수어 위가 위산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임으로써 위염 혹은 위궤양 증상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씹는 행위는 ‘파로틴’이라는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노화방지 호르몬이라는 별명까지 가지고 있는 이 파로틴은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을수록, 윗니와 아랫니가 많이 부딪칠수록 많이 분비되는데 백혈구 수를 증가시켜서 면역력을 높여주고 혈당을 떨어뜨리며 혈관의 벽을 탄력 있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이 중요해진 것이다.

    식습관에 대한 학교의 상황은 어떠한가? 많은 학생들이 제한된 공간의 식당에서 식사를 해야 하다 보니 빨리 먹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런 식사 방식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자연히 식사시간은 짧아지고, 꼭꼭 씹기보다는 후루룩 마시듯 식사를 하는 습관이 들게 되는 것이다.

    가정에서의 상황도 살펴보자. 온 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기회와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등교나 학원수업 등의 이유로 청소년들은 식사 대신 간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학교 급식만이라도 충실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전국에서 경남만 무상급식에서 제외되어 급식비를 납부해야 하는 4월을 앞두고 시름은 더 커질 듯하다. 무상급식에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 지방자치단체에 큰 부담이 되어 온 것은 사실이지만 담뱃값 인상과 연말정산에서 환급을 적게 받은 도민들이 다른 시·도는 내지 않는 급식비를 왜 내어야만 하는지, 중산층의 이해를 구하기는 힘들 것 같다. 무상급식 예산을 국가에서 지원하도록 도지사와 교육감이 한목소리를 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6·25 전쟁 중, 평화로운 가상의 마을 동막골의 늙은 촌장은 마을 사람들을 불만 없이 잘 다스리고 있었다. 그 비결을 묻는 인민군의 질문에 대한 촌장의 대답은 “머를 마이 멕여야지”였다.

    우리나라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때를 거르지 않고 꼭꼭 씹어 먹도록 해야 할 이유이다. 즐겁고 건강한 밥상을 즐길 기회가 줄어든다면 대한민국의 건강도 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청소년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음식물을 꼭꼭 씹어서 건강한 식생활을 실천하는 그런 때가 된 것이다.

    김종영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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