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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기자, 고운맘 되다 (2) 특명, 아기를 지켜라

  • 기사입력 : 2015-03-13 07: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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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스트기에 두 줄이 선명했다.

    표정관리가 되지 않았다. 나는 1주일간 장염약을 먹고 있었다. 분명히 응급실에서 임신이 아니라고 했었다.

    산부인과를 찾아가 처방전을 보여줬다. "가임 여성에겐 피검사를 해야 정확한 결과가 나오는데…." 의사는 분노했고, 나는 참담했다.

    아기와의 첫 만남은 그랬다. 미안하게도 나는 임신을 후회했고, 아기를 의심했다.

    그러나 지키고 싶었다. 이번에는 정말 엄마가 되고 싶었다.

    '두 번의 유산'이라는 전적은 나를 짓눌렀지만 또 그만큼 나를 단단하게 했다.

    당장 뭔가를 해야만 했다. 아기를 지키기 위한 어떤 행위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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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회사에 병가를 신청했다. 후배 진이 "엄마가 유산기 때문에 산부인과 옆에 방을 얻어 10개월간 누워만 있다가 저를 낳았대요"라고 했고, 한의사도 "임신 초가 가장 위험하니 가능한 일을 쉬라"고 했다.

    산부인과와 한의원도 찾았다. 유산방지약이라 불리는 '유트로게스탄 연질 캡슐'을 처방받고, 착상을 도와준다는 한약을 지었다. 친구가 이야기 하던 유산기에 좋다는 호박손(호박줄기)을 달여서 마셨고, 착상에 도움이 된다는 음식을 찾아서 먹었다.

    하느님과 삼신할머니에게도 매달렸다. 유아세례를 받고는 긴 시간 냉담했던 성당을 찾아 기도를 하고, 삼신할머니가 샘낸다는 말에 임신 소식도 비밀에 부쳤다.

    이러한 행동들이 유산을 예방하는 비책인지 아닌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계속 뭔가를 했기에 믿고 버틸 수 있었다.

    목표는 12주였다. 착상이 안정되는 시기였다.

    나는 매일 매시간 뱃속 작은 아기를 생각하며 움직이고 먹고 생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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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상한 습관도 생겼다. 아기의 안녕을 확인하기 위해 매일 임신 테스트기를 애용(?)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테스트를 해서 두 줄이 나오면 안심하고 하루를 시작했고, 조금만?기분이 이상해도?두 줄을 확인했다. 개당 2000~3000원 하는 테스트기 비용만 십 여만 원어치를 썼다.

    느렸지만 시간은 흘러갔고, 다행히도 아기는 뱃속에서 조금씩 자랐다.

    심장소리가 들렸고, 작은 동그라미였던 아기가 얼굴과 몸으로 이분화되고, 손과 발 같은 것들이 솟아났다. 또 가끔씩 꿈틀꿈틀 움직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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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드디어, 입덧이 시작됐다. 기다리던 신호였다. 아기가 "엄마, 나 건강히 잘 있어요"라고?말을 거는 것이라고 했다.

    의사는 "입덧을 많이 하는 산모는 유산율이 낮다"고 했다.

    그렇게 먹는 것을 족족 토해내면서 아기의 상태도 내 마음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다음회에서는 고운맘이 입덧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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