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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과 학대- 구필숙(창원시 육아종합지원 센터장)

  • 기사입력 : 2015-03-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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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인기를 얻으며 방송되는 아빠 육아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삼둥이’를 키우는 슈퍼아빠 역할이 화제가 되고 있다. ‘삼둥이’들이 서당에서 교육을 받는 장면이었는데 방바닥에 붓으로 칠하는 한 아이에게 훈장선생님이 다가가서 하지 말라고 타이르다가 계속 칠하니까 결국 회초리를 보이며 꾸중하는 장면이 잠깐 있었다. 아이는 입을 삐죽거리며 울기 시작했고 훈장선생님은 아이를 안고 얼른 달래면서 일단락됐다.

    미국 속담에 ‘Spare the rod, spoil the child(매를 아끼면 아이 교육이 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사랑의 매가 있고 어머니의 교육적 회초리에 관한 훈훈한 이야기도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비슷한 상황이 어린이집에서 일어났다고 생각해보자. 회초리를 들고 있는 장면만으로도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최근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사태 이후로 줄지어 보도되는 아동학대의 사례로 인해 어린이집에 대한 불신과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가끔 ‘교육’이라는 명분 아래 영유아의 행동을 제한하고, 죄책감을 갖게 하거나 일방적 지시를 하게 되는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본다. 실제 창피주기, 위협하기, 애정이나 정서적 지지 주지 않기, 웃어주지 않기 등은 아동의 정서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행동은 성인들이 어린이를 수평적 관계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가르침을 당하는 수직적 관계로 보기 때문에 자칫 쉽게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이런 정서학대는 눈에 잘 띄지 않고 당장 그 결과가 심각하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더 유의해야 하며 가정에서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아동학대는 가정에서 발생하는 비율이 80%가량으로 가장 빈번하다.

    분노 조절이 안 된 일부 교사의 과다 체벌로 보육현장에서 애쓰고 있는 대다수의 보육교직원들이 죄인이 되어버렸고, 부모들의 불신 앞에서 어떻게 아이들과 상호작용을 해야 할는지 모르겠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훈육과 학대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교사들의 하소연이다.

    폐쇄회로TV(CCTV) 의무설치 법안이 일단 부결됐다고 한다. 여러 관점에서 입장의 차이도 있을 것이다. CCTV가 아동학대의 사후처리 과정에서 결정적 단서나 증거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부모에게 안도감을 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CCTV가 감시의 방편이 될 때 교사의 질적 향상이나 역량은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이런 외부적인 개선과 제도도 필요하지만 진정한 보육의 질적 향상은 교사의 질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분별력 있는 교사의 단호한 훈육 없이 어떻게 아이들의 행동지도가 가능할지 무분별한 체벌만큼이나 염려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인 스티븐 코비는 인간의 DNA 속에는 인간만이 가진 천부적 능력을 계발하고 사용해 성장하는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고 했다. 자극과 반응사이에서 인간은 이 능력 덕분에 감정과 상황에 따라 반응하기보다 원칙과 가치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스티븐 코비는 ‘주도성’이라고 표현하며 인간의 첫째 습관이 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훈육과 학대 사이에서 어린이를 존중한다는 원칙과 가치에 따라 행동할 때 아이들의 눈망울은 안다. 훈육인지 학대인지!

    최근에는 아동학대의 사후처리보다는 사전예방에 초점을 둬 가정에서나 보육현장에서 아동권리 감수성 향상을 위한 콘텐츠들이 개발되고 교육도 이뤄지고 있다. 일부 교사의 무분별한 사고로 파생되는 현황을 수습하느라 열심히 일하는 대다수 교사들마저 의욕을 잃지 않을까 우려된다.

    교사의 잠재력을 믿어주며 분별력 있게 나아가는 교사들을 향한 믿음을 키워가는 현실이 되기를 기대한다.

    구필숙 (창원시 육아종합지원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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