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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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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고양이 심바 (4) 심바랑 숨바꼭질

  • 기사입력 : 2015-03-24 09:4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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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심바, 누나 나이가 몇 갠데 숨바꼭질 하자고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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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이 삐죽 나오면서도 어느새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놀고 있는 심바를 보면 웃음이 나온다. 고양이들은 구석지고 어두운 곳을 파고 들어가길 좋아한다. 사냥을 할 때 숨기 좋은 적당한 곳인데다, 고양이과들은 자신의 체형에 딱 맞는 밀폐된 곳을 안락하게 느끼기 때문이라? 어릴 때 친구들, 동생이랑 숨바꼭질하면서 벽장과 화장실 욕조 사이에 숨었던 것처럼 고양이들도 이런 구석진 곳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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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곳은 상자와 봉지. (그 덩치 큰 호랑이나 사자 등 맹수들도 상자를 주면 안에 들어가서 숨어 버릴 정도로 고양이과들은 상자를 좋아한다.) 택배가 오거나 장을 보고 나서 생기는 상자와 봉지·봉투들은 무조건 심바 차지다. 안에 아직 내용물이 들어 있는데도 상자를 열었다 하면 뛰어든다. 상자가 비면 머리를 들이밀어서 상자를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갖고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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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종이봉투는 머리랑 몸이 그대로 껴서 한참을 바둥대며 씨름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걸 보면 심바는 사냥을 위해서 숨는 것이 아니라, 그냥 머리 힘이 좋고 또 거기에 들어가면 무조건 자기가 투명망토를 입은 양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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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명색이 누나라 거기 있는 줄 알면서도 상자를 들추며 놀란 척 해준다. “어머, 심바 여기 있었네!” 하지만 이 숨바꼭질의 승자는 정해져 있다. 처음부터 숨은 이를 찾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들켰을 때 귀여움을 발산해 먼저 상대방을 쓰러지게 만드는 대결이기 때문이다. 나는 번번히 지고 만다. 상자를 들춰 심바 숨은 곳을 찾았을 때 심바는 정말이지 만화 속에서 갓 튀어나온 고양이같다. (팔불출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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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이쯤에서 숨바꼭질에서 진 나는 심바에게 놀이기구를 태워줘야 한다. 봉지에 심바를 담고 거실을 한 바퀴 돌아준다. “심바 사려어어~.”

    이슬기 기자 ( 문화체육부 )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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