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경제인칼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무한하다- 한철수(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 기사입력 : 2015-03-30 07:00:00
  •   
  • 메인이미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1900년대부터 시작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경영학의 새로운 화두로 기업의 목적인 이윤 극대화와 배치되는 개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자선적인 책임까지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상공회의소(ICC)는 ‘기업이 책임있는 방식으로 기여활동을 하고자 하는 자발적인 의지’라고 쉽게 정의하고 있다. 국제표준기구(ISO)도 2010년 제정한 ISO26000을 통해 지배구조·인권·노동관행·환경·공정거래·소비자이슈·공동체참여와 발전 등 7대 의제를 고려해야 할 사회적 책임으로 규정했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Carroll의 모형으로 보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시대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첫째가 경제적 책임의 시대다. 이때는 이윤 극대화와 고용확대가 기업의 책임이었던 시대다. 둘째는 법적 책임의 시대로 회계 투명성이나 제품의 안전이야말로 기업의 사회적 책무라 하던 시대다. 셋째는 윤리적 책임의 시대로 환경윤리와 고용의 다양성까지 기업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시대였다. 마지막으로 2000년대 들어 ‘자선적 책임’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자본주의 발전과 시장경제 하에서 불거지는 부의 불평등 문제 때문이다. 사회학자들은 ‘부의 쏠림현상을 해결하는 길은 가진 자가 덜 가진 자를 위해서 기부하는 길뿐’이라고 말한다. 세계적인 부호인 빌 케이츠와 워런 버핏은 한 해 2조원가량을 기부하고 있다.

    지난 2007년 1억원 이상 기부하거나 5년 내에 1억원 이상을 기부키로 약정하는 개인 고액기부자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클럽이 결성됐다. 경남에서도 지난 2010년 아너 소사이어티 클럽이 결성된 이래 회원이 54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기업인이든 자영업자든 사회적 책임을 함께하고자 하는 바람이 깃들어 있다. 단순히 수익의 사회적 환원이 아니라 기업성장의 원동력이요 발판이었던 고향이나 지역사회를 위해 시민 모두의 행복과 사랑을 염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맞춤식 사회공헌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기업 내부의 경영철학에 의한 가치창출이 아닌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홍보용 활동에 머물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때로는 명품도시를 만들기도 한다. 대전의 유림공원이 그것이다. 대전의 유력 기업인이 엑스포행사의 주차장으로 사용됐던 버려진 땅에다 100억원을 들여 수목원으로 개발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원으로 기부한 사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명품도시를 만든 대표적인 사례다. 또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명품경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국내 모 제빵업계가 보여주는 사회공헌사업을 보면 단순히 나눔을 실천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립을 도모함으로써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배고픈 자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제시하고 기업의 공유가치를 높이는 것이기에 고용을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의 출현이 더욱 반가운 이유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자선과 메세나 활동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 기업의 창출로 진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투자의 시대다. 일회성 자선활동과 홍보용 사회공헌이 아니라 자선과 경영이 어우러지는 신사업으로 이어져 ‘자선의 대상’이 자생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Carroll이 제시하는 기업의 ‘자선적 책임’처럼 무한이기에 더욱 그렇다.

    한철수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