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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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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558) 제10화 이기는 전략 28

“정말 예쁘다”

  • 기사입력 : 2015-03-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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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요환은 가슴이 찌르르 울리는 것을 느꼈다.

    “어머, 이게 뭐야?”

    이요환은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꽃이지 뭐야? 밤이 늦었는데도 마침 문을 연 꽃집이 있어서 샀어.”

    김준호가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김준호는 세심한 면이 있었다.

    “정말 예쁘다.”

    이요환은 백합에 얼굴을 가져가 향기를 맡았다. 청신한 향기가 코끝으로 스며들어왔다.

    “고마워.”

    이요환은 진심으로 말했다. 남자에게 꽃을 받아본 것이 언제인지 알 수 없었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꽃을 좋아하지 않는다. 유럽은 마켓에서도 꽃을 팔고 있다.

    “결혼했지?”

    이요환이 김준호에게 물었다.

    “내가 누나를 두고 어떻게 결혼해?”

    김준호가 말도 되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에이. 농담이라도 그런 소리 하지 마라.”

    “누나 얘기는 때때로 들었어.”

    커피를 주문하여 천천히 마셨다. 김준호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김준호는 나 때문에 결혼하지 않은 것일까. 그의 빛나는 청춘은 나 때문에 망친 것인가. 이요환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김준호는 집착이 심했다.

    “누나를 만나서 기분이 좋아. 정말 행복해.”

    “나도 너를 만나서 좋아.”

    “좋기만 한 거야?”

    “그럼?”

    “나는 가슴이 터질 것 같다. 누나는 내 첫사랑이자 영원한 사랑이야.”

    김준호의 말에 이요환은 얼굴을 찡그렸다.

    “네 사랑은 아무래도 집착인 것 같다. 그리고 난 너의 사랑을 받을 만치 고결한 여자가 아니야.”

    “누나도 나를 사랑한다고 그랬잖아?”

    “내 사랑은 너와 좀 다른 것 같아.”

    “어떻게 다른데?”

    “찰나적이고 쾌락적이야.”

    “타락했구나.”

    이요환은 김준호에게 술을 끼얹고 싶은 것을 참았다. 김준호는 여전히 집착이 심했다.

    “김준호?”

    “왜?”

    “넌 도대체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니?”

    이요환은 자신의 말이 드라마 대사 같다고 생각했다.

    어딘지 모르게 유치하다고 생각했으나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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