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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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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남 늬우스] 홍준표 지사에 보낸 마산 고교생 편지

  • 기사입력 : 2015-03-31 21: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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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 지사에게 보낸 마산 고교생 편지 화제

    경남지역 무상급식 중단을 하루 앞둔 31일, 인터넷에서는 ‘홍준표 고등학생 편지’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화제네요.

    이날자 한겨례 신문 ‘왜나면’ 코너에 실렸던 ‘홍준표 지사님께 드리는 편지’는 마산 태봉고 이현진 학생의 글인데요, 이 군은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의 걱정 가득한 표정과 뒤숭숭한 사회 분위기를 보다 못해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라고 편지를 시작합니다.

    이 군은 “학생들에게 학교는 그냥 공부하러 가는 곳이 아닌, 삶 전부가 담긴 작은 우주입니다.

    만약 어른들께 회사는 일만 해야 하는 곳이라면 어떤 심정일까 궁금해집니다.

    지금까지 학교생활을 돌아보면, 학교 안에서 가장 뜨겁게 살아있는 공간은 급식소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공간에서만큼은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모두가 ‘똑같이’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책상 못지않게 식탁에서도 많은 것을 배웁니다.

    길게 늘어져 속 터지는 배식줄을 서서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느리게 먹는 친구에게 내 속도를 맞춰 가며 배려를 익힙니다.

    책상에 앉아서 공부할 힘도 식탁 앞에서 기릅니다.

    지사님은 학생들의 공부를 그토록 걱정하신다면서 정작 공부할 힘을 빼앗고 계십니다.

    사람이 한자리에서 음식을 공평하게 나눠 먹는 것이야말로 가장 기초적인 민주주의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군은 이어서 “모두가 같은 밥을 먹는 동안에는 가난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선별복지가 시행되는 순간, 대상자는 진짜 가난한 아이가 되어버립니다.

    지사님은 가난한 학생들을 위한 복지라고 하시지만, ‘괴롭고 불편한 복지’가 될 게 뻔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즐겁고 평등해야 할 급식소에서 ‘누구 밥은 3200원, 누구 밥은 공짜’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사님. 무상급식을 돌려주세요.

    요즘 봄 햇살이 따뜻해서 우리 학교 학생들은 식판을 들고 평상이나 벤치에 앉아서 밥을 먹습니다.

    이 평화로운 모습을 지사님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라며 끝을 맺었습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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