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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슬로시티 통영

  • 기사입력 : 2015-04-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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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부터 3년간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통영시. 시는 통영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충분히 즐기고, 천천히 편안히 다니며 많은 추억을 새겨 다시 찾고 싶은 관광도시인 슬로시티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슬로시티(slowcity). ‘유유자적한 도시, 풍요로운 마을’이라는 뜻의 이탈리아 치타슬로(cittaslow)의 영어식 표현이다. 1986년 패스트푸드에 반대해 시작된 슬로푸드 운동을 삶으로 확대한 것으로 전통과 자연생태를 보전하면서 느림의 미학을 추구해 나가는 도시라는 뜻이다.

    통영도 슬로시티다. 그런데 좀 다르다. 교통정체로 인해 차량이 슬슬 기어갈 수밖에 없어서다.

    주말이면 통영시 전체는 주차장이 된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시가 자체 조사한 불편 사항의 가장 큰 것이 교통 문제이다. 좁은 도로로 인해 관광지로 가는 시간은 상식을 초월한다. 동피랑을 구경하려면, 충무 김밥을 먹으려면 통과의례가 있다. 주차 전쟁에서의 승리다.

    주차하려면 진짜 슬로다. 몇 바퀴를 돌아도 제자리. 민원인이 시청사를 찾아도 주차를 위해 두세 바퀴 도는 게 기본이니 다른 곳이야 오죽 하겠는가.

    전국적인 비난이 이어지지만 시는 대책이 없단다. 그럼 손 놓고 있어야 하나. 청사 주차관리 실태를 본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내세워 행정국장 일행이 싱가포르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시장도 유네스코 선정을 위해 일본의 음악 창의도시 방문을 했다. 그보다는 교통지옥에서 벗어난 선진지 견학이 관광도시 통영을 위해 더 중요할 텐데….

    통영 신도시 죽림의 교통사정은 엉망이다. 그 넓은 땅에 변변찮은 공영주차장 하나 없는 죽림 신도시. 행정이 도대체 생각이 있었던 것일까. 주차문제를 어떻게 예상했는지 교행이 가능한 간선도로는 한곳도 없다. 길마다 양 차선에 주차를 해도 단속을 못한다. 주차할 곳이 없으니. 찾는 관광객은 많고, 도로는 좁고, 행정은 뒤처지고 통영은 어쩔 수 없는 슬로시티다.

    김진현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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