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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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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역사의 문화의 도시 로마

눈앞엔 역사의 영광, 귓가엔 영웅의 함성
‘오랜 역사와 문화’ 이탈리아 로마에 가다

  • 기사입력 : 2015-04-1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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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겁게 태양이 내리쬐는 로마의 상징 콜로세움.

    세계적으로 긴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는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또 적지도 않다. 그중에서도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고 할 만큼 강력한 힘을 보여 준 로마, 그만큼 오랜 역사와 문화를 지닌 로마는 어떤 모습일까? 호기심을 갖고 로마에 도착했다.

    로마의 중앙에 위치한 테르미니 중앙역은 기차를 타려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다. 20개가 넘는 플랫폼에 출발, 도착하는 기차들이 있기에 당연한 것일지도. 뒤늦게 알게된 사실이지만 테르미니(Termini)라는 말은 종착역, 종점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달리 생각하면 ‘또 다른 시작’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짧았던 로마여행의 시작과 끝은 늘 이곳이었다. 로마를 떠나기 전날, 나를 배낭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줬던 여행가방을 사게 된 곳이 테르미니역 근처라 더욱 고마운 곳이기도 하다.

    뜨거운 8월 여름의 오후, 나는 로마의 중심부에 위치한 테르미니 중앙역(Termini)에서 기차를 내려 숙소가 적힌 종이를 꺼내 들고 길을 걸었다. 테르미니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한인 민박. 2013년 당시만 하더라도 한인민박에서는 아침 식사뿐만 아니라 저녁 식사도 한식으로 제공을 했기에, 나는 고민조차 않고 한인 민박을 숙소를 잡았다. 긴 배낭여행에서 만날 수 있는 한국인의 힘, 한식. 게다가 저녁까지 제공을 한다니, 그 얼마나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인가? 하지만 작년에 다시 갔을 때 전해 듣기로는, 이탈리아 정부가 한인 민박에서 저녁 식사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했다고 한다. 그래도 또다시 로마를 가게 된다면 지난 추억이 있는 테르미니역 근처의 그곳으로 고민 없이 숙소를 결정할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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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에는 혼자 도착한 나. 8시가 다 되어가니 사람들이 주섬주섬 다시 나갈 채비를 한다. 요일에 따라 다르지만 무료 야경투어가 있는 날이라고. 쉬기에도 너무 이른 시간이고, 혼자서 로마를 밤에 돌아다니기엔 또 선뜻 내키지 않았던 터라 망설이지 않고 숙소 사람들과 함께 출발했다.

    피렌체에는 두오모성당, 피사에는 피사의 사탑, 로마에는 콜로세움이 상징이라 생각했던 나는 거대한 크기의 콜로세움을 맞이하고 ‘내가 정말 로마에 왔구나’ 하고 깨달았다. 기원 후 70년경에 건설이 시작돼 80년에 완성이 된 이 콜로세움은 높이 48m, 둘레 500m 등 경기장 내부의 길이 87m와 폭 55m라는, 당시에 건립된 건축물 가운데 최대의 건축물이었다. 콜로세움으로 입장하면 영화 ‘글래디에이터’처럼 검투사들이 서로 칼을 겨누고 경기를 할 것만 같았고, 7만명이나 수용이 되는 그곳이 가득 차 있을 것만 같았다. 콜로세움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거대한 대리석들이 더 이상은 남아있진 않았지만, 그 빈자리를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의 웅장한 크기였기에 콜로세움은 그 자체로서 나에게는 ‘로마의 첫인상’ 그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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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전을 던지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트레비분수.

    로마에는 콜로세움뿐만 아니라 성 베드로 대성당과 연결되는 비밀통로가 있는 산탄젤로 성(천사의 성)도 있다. 실제로 신성 로마 제국 황제 카를 5세가 로마를 침공했을 때 교황 클레멘스 7세는 실제로 이 비밀통로를 통해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산탄젤로 성까지 도피했다고 한다. 로마 제국의 황제가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해 만든 무덤이 로마 교황청의 요새 겸 성곽으로, 그리고 현재는 군사 박물관으로 사용되는 이곳. 산탄젤로 다리에서 바라본 꼭대기의 미카엘 청동상이 이 모든 것을 수호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늦은 저녁에는 스페인 광장으로 이동했다.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을 만나는 장소로, 이곳 계단에서 젤라토를 먹는 그녀의 모습은 지금의 내가 봐도 넘치는 매력의 소유자라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녀를 떠올리며 스페인 광장을 잠시 걸으니 오른손에 동전을 들고서 왼쪽 어깨너머로 한 번 던지면 다시 올 수 있고, 두 번 던지면 연인과의 소원을 이루고, 세 번 던지면 힘든 소원이 이뤄진다는 속설이 있는 곳, 트레비분수에 다다를 수 있었다.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저마다의 소원을 빌며 분수로 동전을 던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욱 낭만적인 장소로 기억된다. 그들의 소원이 얼마나 이뤄졌을까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다시 로마로 왔기에 적어도 나의 소원은 이뤄졌다는 것. 이럴 줄 알았으면 동전을 두 번을 더 던질 걸 그랬나보다. 로마에 다시 오는 것이 이렇게 빨리 이뤄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좀 더 어려운 소원을 빌걸 그랬다.

    로마를 방문하면 꼭 하루는 여기를 위해 남겨두라 말하고 싶은 곳은 바티칸 시티다. 국경 역할을 하는 장벽으로 둘러싸여 로마 시내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세계에서 제일 작은 독립국가다. 바티칸 시티 투어를 하면 미술 책에서만 보던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최후의심판, 피에타를 두 눈으로 확인을 하라. 그때까지만 해도 천지창조가 그려진 그 천장의 높이가 얼마나 되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에, 얼마나 위대한 미술품인지 알 수 없었다.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 넓은 곳에 거대하게 그려진 천장벽화는 놀라웠다. 이를 완성하기 위해 미켈란젤로는 4년이란 시간을 누운 채로 작업을 하며 관절염, 눈병 등의 합병증도 얻었다고 한다.

    로마의 건국에 대한 전설, 로마 제국, 그리고 현재 통일된 이탈리아의 수도까지. 2800여년의 오랜 역사만큼이나 도시 전체가 박물관인 로마. ‘로마’를 짧은 말로 설명을 하기보다는 가서 직접 겪어보라는 말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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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TIP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은 맛보는 즐거움. 여행 중 Giolitti, Fassi, Oldbridge로 압축되는 로마 3대 젤라토와 트레비분수 근처에 위치한 티라미수 Pompi, 스페인광장 근처 콘도티 거리에 위치한 Cafe Greco는 꼭 들러보길 권한다. 영화 ‘로마의 휴일’ 주인공, 오드리 햅번처럼 스페인광장 계단에서 젤라토를 먹을 수 없으니 주의.

    △로마 시티 투어, 바티칸 시티 투어, 나폴리 남부투어 등의 로마에서 진행할 수 있는 투어가 많으니 검색을 통해 미리 예약할 것.

    △로마를 오기 전 ‘로마의 휴일’, ‘로마위드러브’, ‘천사와 악마’ 등 이곳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다시 한 번 찾아보면서 영화의 배경이 됐던 곳에서 나도 그 주인공이 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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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현
    △ 1988년 창원 출생
    △연세대 원주캠퍼스 정보통계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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