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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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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우리는 프로다- 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 교양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15-04-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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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타이어뱅크 KBO(한국야구위원회) 정규 리그’가 지난 3월 7일 시범 경기를 시작으로, 3월 28일부터 본 경기가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라는 대장정에 돌입했다.

    특히 올해부터 KT의 1군 합류로 10개 구단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올해로 출범 34년째를 맞은 프로야구의 역대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은 2012년에 세웠던 715만6157명인데, 10개 구단 체제로 시작된 올해는 팀당 경기수가 2014년에 비해 128회에서 144회로 16회씩 증가되고, 상위 1∼4위까지만 주어지던 포스트 시즌(가을야구) 출전권이 와일드카드의 도입으로 5위까지 주어짐에 따라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 1000만 관중을 예측하고 있다. 이렇듯 프로야구 1000만 관중의 도래는 KBO와 10개 구단의 노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각 구간 감독과 선수의 노력과 절제된 행동, 스포츠맨십(sportsmanship)의 발휘 없이는 공염불(空念佛)에 그치고 말 것이다.

    4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있었던 한화 이글스 이동걸 투수의 빈볼 시비로 인한 양팀의 벤치클리어링 싸움(bench clearing brawl)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것도 가족끼리 야구장을 많이 찾는 일요일에 벌어져 더욱 민망스러웠다. 경기를 하다 보면 감독과 선수의 판단이 잘못될 수도 있다.

    특히 경기가 일방적으로 밀리다 보면 본의 아니게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그러나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우리는 프로(professional)다’라는 생각이다. 수많은 관중은 없는 시간과 입장료를 내면서 멀리까지 가서 야구를 바라보며, 목청껏 자기 팀을 응원한다. 겨우내 지옥 훈련을 견뎌낸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와 훈련의 결정체인 멋진 플레이를 기대하기 때문에 그런 수고를 아끼지 않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은 선수가 감독의 지시 없이, 그것도 세 번씩이나 몸쪽으로의 사구(dead ball)를 던진다는 것은 프로 선수 정도의 실력으로 이해되지 않는 장면이라 고의성이 의심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하마터면 큰일날 뻔한 장면이기도 하다. 작은 부상도 선수로서의 생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행히 구심(球審)의 올바른 판단으로 퇴장됐고, KBO 상벌위원회에서도 선수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빈볼로 인해 발생된 벤치클리어링 싸움에 대해서 스포츠맨십을 위배한 행동으로 구장 질서를 문란케 했다고 판단해 이동걸 선수에게 제재금 200만원과 출장정지 5게임, 선수단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김성근 감독에게 제재금 300만원, 한화 구단에도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했고, 재발 방지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나타냈다.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의 정치자금 리스트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집권 여당의 총리도 관련된 의혹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고, 우리 경남의 홍준표 지사 등도 정치자금의 부당한 수수 의혹으로 곤란에 처해 있다. 이미 거명된 사람들은 정치 경력이 수십 년의 ‘정치 프로’다. 흔히 운동선수만 프로가 아니고 정치인도 프로다. 왜냐하면 ‘프로’의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거나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진정으로 정치 프로라면 프로답게 정정당당하게 헤쳐 나가야 한다. 갖가지 의혹에 대해 밝힐 것이 있다면 밝히고, 잘못이 있다면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해명할 것이 있다면 떳떳하게 해명하는 자세가 프로의 자세다.

    그 옛날 공자(孔子)는 정치에 대해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즉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부모는 부모답게, 자식은 자식답게’라고 말했다. 주어진 자리에서 자리에 ‘맞게’, 자리에 ‘답게’를 희망해 본다.

    박익열 (경남과학기술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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