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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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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사용한 공원 야구장, 계속 쓸 수는 없나요?

김해엔젤스리틀야구단, 녹지사업에 훈련장 잃을 위기
1998년 창단 이후 거의 매일 연습
시 사업추진 따라 이달 말 비워야

  • 기사입력 : 2015-04-2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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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엔젤스리틀야구단 선수들이 지난 17일 오후 공주공원 야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깡~”. 지난 17일 늦은 오후 김해시 내동 공주공원 야구장. ‘경남 김해’란 글자가 새겨진 파란 유니폼을 입은 한 아이가 날아오는 공을 향해 시원스럽게 야구방망이를 휘둘렀다. 공은 바람을 가르며 공중으로 날아갔다. 수비를 보던 다른 아이는 공을 잡기 위해 전력 질주를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서경희(42)씨는 아이들의 훈련 모습이 대견스럽지만, 한편으로 안쓰러운 마음이 교차한다. 서씨는 “이렇게 아이들이 마음 놓고 야구 훈련을 할 수 있는 모습을 이번 달로 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김해엔젤스리틀야구단(이하 리틀야구단)이 수십 년간 훈련장으로 이용해 왔던 공주공원 야구장이 김해시의 녹지사업 추진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아이들과 학부모는 당장 다음 달부터 어디서 훈련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

    리틀야구단은 지난 1998년 창단해 김해지역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야구 꿈나무를 길러왔다. 현재 30여명의 학생이 선수단을 구성하고 있으며, 리틀야구단 출신으로는 박민규(삼성), 정수민(시카고 컵스), 이성진(한화), 하해웅(넥센), 인재현(SK), 심재민(kt), 장준원 (LG), 정우석(한화) 선수 등 프로선수 8명을 배출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서울 장충리틀야구장에서 열린 구리시장배 전국 리틀야구대회에서 준우승을 할 정도로 실력도 갖췄다.

    리틀야구단은 공주공원 야구장에서 창단 이후 17년 동안 거의 매일 연습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시가 공주공원에 녹지사업을 추진하면서 아이들은 이달 말에는 이곳을 떠나야 한다.

    정종휘 리틀야구단 학부모 대표는 “운동장을 다른 용도로 정비하는 김해시 정책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대책 없이 무작정 나가라는 통보에 김해시 야구협회와 리틀선수, 학부모들은 앞길이 막막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야구장 주변에는 임호중학교를 비롯해 가야중학교, 경운중학교, 임호초등학교, 봉명초등학교 등 초·중학교가 밀집해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걸어서 수분이면 올 수 있는 이곳이 적지다.

    인근에 공주공원 야구장을 대체할 만한 곳은 없다. 시는 야구장 대체 용지로 대동면, 상동면, 한림면, 낙동강 둔치, 장유 조만강 유역 주변 야구장을 제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30분 이상 가야 하는 곳이다 보니 아이들이나 학부모 모두 꺼리는 입장이다.

    시 체육지원과 관계자는 “야구장 면적이 작은 크기가 아니다 보니 도심에 대체야구장을 확보하기란 어렵다”며 “부지 매입 없이 이전할 수 있는 대동면이나 상동면 등을 야구장 용지로 검토하고 있지만, 거리가 멀다 보니 학부모들이 원하지 않아 타협점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글·사진=고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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