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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막내고양이 심바 (9) 좌욕하는 고양이?

  • 기사입력 : 2015-04-28 14: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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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선생님! 여기서 뭐하세요?>

    글을 시작하면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야겠다. 고양이는 정말 물을 싫어 할까? 심바를 키우면서 드는 생각이다. 우리 심바는 목욕을 좋아하진 않지만 신기하게도 물과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기는 때가 있다. '세상에 이런 일이'에 제보하려다 기자살롱 독자들에 먼저 알린다. 방송에 나와도 놀라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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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막히는 뒤태로 계시는군요>

    그러니까 때는 4개월 전쯤이다. 잠이 많은 심바누나는 평소에 린스도 하지 않고 출근했으나 출근시간이 늦춰져 아침에 머리를 여유롭게 감고 말리는 시간도 생기기 시작한 때다. 물론 아침에 심바 얼굴을 한 번 더 볼 시간도 생겼다. 그런데 항상 머리를 감고 나와서 심바를 찾을 때면 심바가 사라졌다. 심바는 어디로 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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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욕하는데요?>

    심바는 그때마다 심바누나가 머리를 감은 샤워부스에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바닥에 흐른 물을 마시는 줄 알았다.(고양이는 특성상 밥그릇(?)에 받은 물은 잘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심바도 늘 샤워부스나 주방에서 흐르는 물을 마시곤 한다.) 그런데 살펴보니 심바는 면벽 수련을 하듯 엉덩이를 댄 채로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것도 물이 흥건한 바닥 위에서 말이다. 가만히 지켜보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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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개운해라. 다 마치고 나가는 중이에요>

    발끝을 들어올리듯 걸어 조심스레 샤워부스 안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꼬리를 감아올려 앉고 있으니 고양이가 물을 싫어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심바를 부르면서 뭐하냐고 회유를 해봐도 가만히 있다가 5~10분이 지나면 뒤돌아 나와 화장실 문 앞에서 털을 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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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좀 닦고요~ >

    다른 때는 찾지도 않다가, 샤워하거나 머리를 감아 따뜻한 물이 남아 있을 때 샤워부스를 찾아가는 일을 반복했다.

    혹시 스트레스를 받아서 하는 행동인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여러 곳에 찾아봐도 그런 고양이 사례도 없었다. 그리고 심바는? 밥도 잘 먹고, 응가도 잘하고, 스크래칭도 하면서 잘 놀았다. 별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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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하게 몸풀리니 잠이 오네요. 전 누나 의자에서 잠이나. 담주에 만나요(ZZZ)>

    우리가족은 고민한 끝에 결론을 내렸다. 우리 심바는 좌욕하는 특별한 고양이라고. 건강을 스스로 생각하는 기특한 고양이라고 말이다. 누나보다 건강을 더 깐깐히 챙기는 녀석, 대견하기도 하다.

    좌욕을 하면 혈액순환에도 좋고, 통증을 완화시킨다고 하니 심바가 좋을 때 해서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지켰으면 좋겠다. (혹시 '세상의 이런 일이' 작가 전화번호 아시는 분?)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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