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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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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집에서 커피 직접 만들기

카페서 즐기던 진~한 커피, 집에서도 즐겨요

  • 기사입력 : 2015-05-0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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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아이티라이프 커피사업부 진철호 대표가 드립커피 세트를 이용해 만든 에스프레소를 잔에 따르고 있다.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커피 애호가들이 즐겨 인용하는 프랑스 작가 타테랑의 ‘커피예찬’이다. 커피는 단순한 음료의 차원을 넘어 지구촌 전체를 연결하는 문화코드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생활이 바빠지면서 커피 믹스와 같이 간편하게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많지만 아침 출근길이나 점심식사 후 테이크아웃 커피를 든 사람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커피 향기를 맛보기 위해 직접 원두커피를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는 추세다. 가장 대중적인 음료로 사랑받고 있는, 씁쓸하면서도 향긋하고 중독성이 강한 커피를 가정에서 손쉽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커피전문점이 없던 시대, 다방에서 먹던 ‘다방커피’에서, 자동판매기에서 동전을 넣고 뽑아먹던 ‘믹스커피’, 그리고 원두커피의 원조 격인 ‘헤이즐럿’과 ‘블루마운틴’의 추억을 넘어 이제는 핸드드립이나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뽑아내는 신선한 커피를 즐기는 시대가 됐다. 와인 애호가처럼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고, 매혹적인 커피의 향과 맛을 잊지 못해 커피에 흠뻑 빠져 연구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악마보다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순수하고, 사랑처럼 달콤한’ 커피를 너무도 사랑하는 진철호 대표도 마찬가지다. (주)아이티라이프 커피사업부 대표인 그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에서 5년째 원두 로스팅(볶음)을 연구하고 더치커피도 판매하고 있다. 맛있는 커피에 대한 그의 조언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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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 볶은 원두를 기계를 이용해 갈고 있다.


    ■ 신선한 원두로 볶은 뒤 직접 그라인딩 권장

    원두는 볶은 후 2~3일 숙성 거쳐야 향·맛 풍부해져


    원두커피의 생명은 신선한 원두에 있다. 때문에 그는 커피상표의 이름은 ‘새콩’(http://www.newcrop.co.kr)으로 지었다. 진철호 대표는 “커피는 전 세계 산출량의 70%를 차지하는 아라비카와 로부스타(30%)로 구분된다”며 “일반적으로 원두커피는 아리비카 원두를 사용하는데, 상한 원두가 하나만 포함되더라도 커피 맛이 확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선한 원두로 자신의 취향에 맞게 볶은 원두를 구입해 직접 그라인딩을 통해 갈아서 마실 것을 권했다. 원두를 갈다 보면 잊을 수 없는 향과 자신의 취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원두는 볶아서 바로 마시는 것보다는 볶은 지 2~3일 정도 숙성을 거친 후 사용해야 커피의 풍부한 향과 좋은 맛을 느낄 수 있다. 가정에서 원두커피를 마시기 위해 굳이 값비싼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 가정용 머신이나 간단하게 에스프레소를 만들 수 있는 모카포트도 시중에 나와 있다. 참고로 추출이 끝난 원두는 필터 모양 그대로 찍어낸 듯 떨어져 나오고, 촉촉한 상태라야 좋다.


    ■ 한 잔의 에스프레소 뽑을 때 원두의 양은 7~9g

    물 온도는 90도… 더블로 뽑을 때는 14~18g 사용


    한 잔의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데 기준이 되는 원두의 분량은 7~9g으로, 더블로 뽑을 때는 두 배로 잡아 14~18g을 사용하면 된다. 추출시 가장 적당한 물의 온도는 90도다. 프랑스나 스페인처럼 강배전 원두를 사용하면 약간 낮은 온도의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이탈리아식 중배전 원두를 사용할 때는 92~93도로 조금 높은 온도의 물을 쓰기도 한다. 추출이 아닌 핸드 드립으로 내리려면 커피 한 잔은 150~180㎖의 물을 부어 만든다. 핸드 드립에서 필요한 도구는 커피를 우려낼 물을 따르는 주전자다. 커피 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가늘고 일정한 물줄기가 필요하기에 배출구가 길고 좁은 주전자가 필요하다. 일반 주전자로는 물줄기를 미세하게 조절하기 힘들다. 여과지는 구멍이 1개인 것과 3개인 것 등이 있는데 구멍 수가 적을수록 천천히 추출되므로 깊은 맛을 낸다. 커피 추출법 중에 향이 좋기로 손꼽히는 방법은 사이폰이다. 장치가 복잡해 보이나 그만큼 볼거리를 제공한다. 사이폰으로 추출한 커피는 향이 뛰어나 아로마커피 추출법으로도 분류한다. 설탕을 넣지 않고 마시는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 맞는다. 참고로 가끔 커피를 마실 때 위에 얇은 기름층이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이물질이 아닌 커피가 자연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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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초에 찬물을 한 방울씩 커피가루에 떨어트려 추출한 더치커피.


    ■ 물에 따라 커피맛도 달라져

    커피의 본래 맛과 향을 끌어내기에는 연수가 적합

    커피 맛을 좌우하는 데는 물의 영향이 크다. 물은 미네랄 성분의 다소에 따라 연수와 경수로 나뉘는데 연수가 본래의 맛과 향을 끌어내기 적합하다. 수돗물이 연수이지만 독특한 냄새가 커피의 향미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정수기를 쓰거나 생수를 사용하는 게 좋겠다.

    그렇다고 비싼 물을 찾을 필요는 없다. 설탕은 기호에 따라 넣어 마셔도 무방하다. 설탕은 커피의 감칠맛을 부각시킨다. 모카포트로 끓인 커피는 맛이 진해서 설탕을 넣어 먹는 경우가 많다. 또한 블루마운틴 등 향을 즐기는 커피는 순도가 높은 백설탕이, 모카 등 신맛을 즐기는 커피는 커피슈거가, 신맛이 싫은 사람은 황설탕이나 흑설탕을 사용하면 된다.


    ■ 커피에 맞는 잔·취향에 맞게 우유도 첨가

    양 적은 에스프레소, 온도 빨리 떨어져 두꺼운 잔 사용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흔히 간과하는 게 잔이다. 잔에 따라 커피의 맛이 크게 달라지는데, 양을 적게 해서 마시는 에스프레소는 온도가 빨리 떨어진다. 때문에 30㎖ 양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꺼운 잔을 사용해야 한다. 아울러 가장자리가 넓어지는 커피 잔은 입안에 커피가 좌우로 퍼지기 때문에 신맛을 잘 느끼게 한다. 바닥과 끝이 직선형인 머그잔은 커피가 직선으로 목구멍 쪽으로 향하므로 쓴맛을 잘 느낀다. 때문에 신맛과 쓴맛 중 어떤 맛이 좋은지에 따라 잔을 사용하면 된다. 일부 마니아들은 좀 더 강한 커피 맛을 즐기기 위해 리스트레토(에스프레소보다 더 짧은 시간에 적은 양을 추출하는 방식)를 마시기도 한다.

    에스프레소는 물을 섞어 아메리카노(Americano), 스팀한 우유를 섞어 카페라테(Cafe latte), 카푸치노(Cappuccino) 등을 만들고, 캐러멜과 초콜릿시럽 등을 첨가해 다양한 메뉴를 만들기도 한다. 취향에 맞게 달고 부드러운 맛을 선택하면 된다.

    글=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사진= 성승건 기자 mkse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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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P: 커피 맛있게 먹는 법


    ☞ 커피에도 등급이 있다

    △커피 원두는 질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고, 이 등급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탄자니아·케냐 AA, 인도네시아 만델린 G-1, 브라질 NO.2 등에서 알 수 있듯 대부분 나라 이름이 앞에 나오고 뒤에 등급을 표현하는 기호나 숫자가 붙는다. 나라마다 등급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다. 탄자니아에서는 등급을 AA, AB, BB와 같은 식으로 나누고, 인도네시아 만델린은 Grade의 약자를 써서 G-1, G-2와 같은 식으로 표기한다. 그리고 자메이카나 브라질 등에서는 NO.1, NO.2로 등급을 나타낸다.



    ☞ 냉동실에 보관하는 것은 NG

    △원두는 공기가 차단된 밀폐된 통에 넣어서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곳에 두고 사용한다. 원두는 산소와 많이 접할수록 산패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되도록 원두를 통에 꽉 채워서 두는 것이 좋다. 종종 원두를 냉동실에 넣어두는 사람도 있으나 이는 권할 만한 방법이 아니다.



    ☞ 물 온도를 잘 맞추는 방법

    △커피의 물 온도를 잘 맞추는 방법이 있을까. 드립 포트에 뜨거운 물을 붓고 추출에 알맞은 온도로 맞추는 것도 기술이다. 팔팔 끓는 물을 부으면 거의 100도가 된다. 이럴 때 재빨리 물 온도를 낮추려면 드립용 포트의 물을 서버에 한 번 옮겼다가 다시 포트로 옮겨 담는다. 그러면 옮기는 과정에서 온도가 1도 이상 낮아진다. 최종 온도는 온도계로 확인한다.



    ☞ 부드러운 아메리카노를 만들려면

    △부드러운 아메리카노를 만들려면 온도가 중요하다.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추출한 에스프레소의 온도는 90도 정도로 잔에 담는 순간 80도로 떨어진다. 여기에 100도 가까이 되는 물을 붓게 되면 신맛을 내는 리놀레산 같은 맛있는 성분이 모두 타버리고 향도 없고 쓴맛만 가진 아메리카노가 된다. 따라서 맛있는 아메리카노를 만드는 비결은 뜨거운 물을 미리 받아서 80도 정도로 식힌 다음 에스프레소에 섞는 것이다.



    ☞ 더치커피를 아시나요?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이 다양하지만 3~4초에 한 방울씩 찬물에 진하게 커피를 내리는 방법이 ‘더치(Dutch)커피’다. ‘커피의 눈물’이라 불리는 더치커피는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서 네덜란드로 커피를 이송하던 상인들이 장시간 항해 중에도 변질되지 않도록 원두커피에 차가운 물을 부어 우려내어 마시던 커피를 말한다. 더치커피는 수조와 커피 탱크 사이 밸브 장치를 통해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이 커피가루를 통과하며 추출된 커피액이다. 때문에 커피가루가 추출되는 과정은 10~12시간이 걸린다. 중요한 건 시간 외에 물이다. 더치커피는 찬물로 추출하기 때문에 카페인 추출량이 현격히 적다. 또 차가운 물이 내려오면서 커피 고유의 향을 응축시켜 원액 자체는 향이 적으나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향이 퍼진다. 장시간 추출하다 보니 커피의 온전한 맛을 제대로 뽑아낸다는 점도 장점이다. 커피전문점이나 시중에서 많이 파는 더치커피는 다양한 레시피를 통해 스트레이트, 아메리카노, 큐브라테, 더치아포가토, 더치맥주 등 기호에 맞게 즐길 수 있으며, 무첨가 무가공 커피로 지방 및 콜레스테롤이 없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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