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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막내고양이 심바 (11) 심바의 산책

  • 기사입력 : 2015-05-12 10: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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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바의 몸줄. 목부분에만 줄이 달린 목줄과는 달리 옷처럼 생겼다. 별이 반짝반짝! (협찬아님)>

    산책하기 좋은 5월이다. 낮에는 햇빛을 받아 환했던 이팝나무가 봄밤에는 달빛 아래서 하얗게 빛난다. 산책의 감상에 젖어들려고 하는 찰나, 어디서 앙칼지게 우는 소리가 들린다. (으아앙~ 으아앙~) 누가 내는 소리냐고? 이 글에서 누가 등장하랴, 예상하다시피 심바가 내는 앓는 소리다. 이 좋은 날, 같이 산책하면 좋을 것 같아서 몸줄(가슴줄)을 채우고 나왔더니 저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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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 지금 뭐하자는 건가요? 산책?>

    고양이는 산책에 적합한 동물은 아니다. 소리에 매우 예민하고, 낯선 것을 경계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기심 많은 고양이들은 산책을 즐길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어릴 때부터 훈련을 시키면 가끔 날씨를 함께 즐길 정도는 될 수도 있다. 우리 심바는 사람을 잘 따르는 '러시안 블루'종이라 산책을 시도해봤다. 사회성을 어릴 때부터 기르는 것이 좋다고 하는 수의사 선생님의 말씀도 있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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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거기, 일단 줄부터 놓고 이야기합시다.>

    누가 고양이 아니랄까봐. 일단 몸줄 매는 것부터가 힘들다. (몸줄은 개들에 채우는 목줄과는 달리 옷처럼 입힌 상의에 줄을 이어놓은 것이다.)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라고 유행의 최전선인 데님 재질에 별이 촘촘히 박힌 몸줄을 사왔는데, '왜 몸줄을 하지를 못하니….' 아주 드러눕는다. 몸에 무언가가 얹히는 걸 죽어라고 싫어하는 고양이니 오죽 그럴까. 그래도 아기 마냥 달래가며 옷을 입힌다. 검색해보니 뒤집어져서 난리부르스를 추는 것이 정상이란다. 조금 넉넉히 몸줄을 채우고, 간식을 주면서 매고 있는 시간을 점차 늘리면 된다니 참을 인을 새기면서 기다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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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산책같은 거 모르는데요?>

    몸줄을 채우는 데는 성공. 데리고 나가는 일만 남았다. 아니 그런데, 몸줄 채우고 나서가 더 문제다. 줄을 당겨도 따라올 생각이 없다. 너무 잡아당기면 몸줄 자체에 더욱 심한 거부감을 느끼거나 다칠까봐 그러지도 못하겠고. 드러누워 '데리고 가고 싶으면 한 번 데리고 가 봐라'는 태도를 보이는 녀석이다. 되려 누나 손에서 달랑거리는 줄을 낚싯대 장난감처럼 생각해 잡으려고 하고, 몸줄을 이빨로 뜯으려고 덤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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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이 뭐지? 먹는 건가? 답답한 줄 먹어버려야지!>

    서서 걸을 생각이 없다. 썰매타듯 잡아당겨도 미끌려서 올 뿐. 이러다 산책하기도 전에 진을 다 빼겠다. 일단 첫 시도는 포기. 서운한 말이 절로 나온다. 심바, 너 정말 이러기야???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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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끌고갈 테면 끌고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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