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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천에서 울린 ‘님을 위한 행진곡’

  • 기사입력 : 2015-05-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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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서른다섯 돌을 맞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이다. ‘사랑도 명예도~’로 시작하는 ‘님을 위한 행진곡’이 남도는 물론 전국을 뜨겁게 달구는 하루가 될 것이다. 이 곡은 광주 희생자들의 진혼곡이기도 하지만 지역을 넘어 80년대 한국 민주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5·18 기념식이 정부 행사로 승격된 지난 2003년부터 2008년까지는 본 행사 공식 제창곡으로 불리다, 이명박 전 대통령 2년차부터는 본 행사에서 빠지고 식전행사 합창단 연주곡으로만 되면서 7년째 불만을 사고 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38명의 참여로 ‘국가기념일의 기념곡 지정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는 소식도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586세대의 가슴에는 이미 훈장으로 새겨져 있다.

    앞서 지난 14일 늦은 오후 사천시청 앞 광장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이 울렸다. CD음반에 녹음된 카랑카랑한 여성의 노래가 10여 차례 반복되더니 이어 대조적인 만년 남성의 탁한 목소리가 보태졌다.


    그러나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만년 남성의 노래는 후렴부로 가면서 트로트로 변해 버렸고 결기나 비장함은 느낄 수 없었다. 더구나 고작 열댓명 모인 할아버지·할머니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다.

    이날 모인 용현면 신복마을 주민들은 인근의 항공기 부품공장 승인을 취소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공장 승인 과정이 일방적으로 진행됐고 편법을 동원해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으면서 환경훼손이 우려된다며 시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시청광장과 청사가 멀다 보니 소수에 불과한 어르신들의 항변은 울림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공허하게 흩어지고 말았다.

    여느 집회와는 다른, 그래서 안타까움마저 들었던 이날 모습은 초고령화된 농촌사회의 노쇠함과 소외감을 방증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

    정오복 (사회2부 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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