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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3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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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사찰순례 (7) 창원 성주사

임진왜란 때 불탄 절을 곰이 옮겨 세운 전설이…

  • 기사입력 : 2015-05-2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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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시대 845년에 무염국사가 개창한 창원 성주사 경내. 경남 유형문화재 제25호인 고려시대 삼층석탑(오른쪽)과 대웅전./전강용 기자/
    창원 불모산 서부쪽 기슭에 자리 잡아
    신라 무염국사가 당에서 돌아와 창건
    김수로왕 일곱 아들 입산 출가 전설도

    삼존불·감로탱화·고불서 보물로 지정
    성철·광덕·일타 스님 동안거 지낸 곳
    흥교·원정 스님, 설법전 등 불사 이뤄

    사찰은 종합문화공간이다. 사찰은 불교의 역사와 문화, 정신이 한데 모여 있는 곳이다. 스님들이 수행하는 종교적인 공간이면서 우리의 철학과 사상이 담겨 있는 시와 문학이 탄생한 곳이며, 수많은 유형·무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경남지역에 있는 수많은 명찰(名刹) 중에서도 역사와 문화가 돋보이는 사찰이 있다. 한국 불교사의 살아있는 현장이자 종합문화공간인 창원 불모산 성주사이다.

    성주사는 도심 가까운 곳에서 지친 몸을 쉬고 마음을 맑게 하는 그런 절이다. 사찰 앞의 사철 맑은 물이 흘러넘치는 요천계곡은 시민들에게 푸근한 휴식공간이 된다.

    성주사는 가락국 시조 김수로왕의 왕비 허황옥이 일곱 아들을 입산시켜 출가시켰다는 전설이 남아 있는 불모산 서북쪽 기슭 조용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성주사라는 이름은 ‘성인이 머무는 절’이라는 뜻이고, 성인이란 무염국사를 일컫는다. 무염(800~888) 스님은 45세 되던 845년 중국(당)에서 귀국한 직후 성주산문을 개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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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 제1732호로 지정된 감로왕화. 영가의 극락 천도를 위한 그림이지만 악행을 경계하도록 하는 교훈적인 내용이 들어 있다.

    성주사는 ‘곰절’로도 불린다. 성주사는 1592년 임진왜란으로 불이 나 절이 모두 소실돼 전쟁이 끝난 뒤 진경대사가 절을 중창하려고 옛 절터에 목재를 쌓아두었는데 밤사이 곰들이 지금의 절 자리로 목재를 옮겨놓았다고 한다. 진경대사는 이를 부처님의 뜻으로 알고 목재가 옮겨진 자리에 절을 중창했다.

    천년고찰 성주사는 국보급을 비롯해 문화재가 많다. 대웅전 삼존불과 지장전 감로탱화, 그리고 지장전 보살상의 복장에서 나온 고불서(古佛書)가 보물로 지정돼 있다. 이 문화재들은 2006년과 2009년 성주사에서 시행한 지장보살상과 대웅전 삼존불의 개금작업 당시에 복장의 기록물을 통해 조성연대가 드러나거나, 복장 안에서 발견된 것들이다. 복장의 내부 문서를 통해서 대웅전 삼존불의 조성연대는 1655년, 지장전 감로탱화는 1729년에 각각 조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삼존불이 모셔져 있는 대웅전은 조선시대 건물로 17세기 사찰 건축물의 백미라고 할 만큼 건축적으로 완성도가 높다. 대웅전 안에 봉안된 삼존불상도 조선시대 후기에 조성돼 미술적으로 빼어난 아름다움을 지녔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재이다.

    성주사는 한국 현대불교의 거성인 성철(1912~1993) 스님, 광덕 스님, 일타 스님, 법전 스님 등 많은 스님들이 동안거를 한 곳이다. 성철 스님은 이후에도 성주사에서 많은 일화를 남겼다.

    오늘날 성주사의 중흥을 이끈 주역은 현재 회주인 흥교 스님과 그의 제자인 원정 스님이다.

    흥교 스님은 1982년부터 1985년까지 주지를 맡아 취임 당시만 해도 모양새가 형편없던 절을 창원의 각 공장에 나가 강연을 하고 그때 생긴 돈으로 전각의 기와를 새로 올렸다. 원정 스님은 흥교 스님의 뒤를 이어 1985년 주지로 부임해 1992년까지 머물다 1995년 다시 주지를 맡으면서 성주사가 창원의 중심사찰로 사격과 위엄을 갖추는 데 크게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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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유형문화재 제335호로 지정된 석조 관음보살입상.

    설법전과 요사, 원주실, 진입도로, 마야원, 지장전, 응진암, 불모루, 관음전, 템플스테이 요사채 등이 모두 원정 스님이 주지로 있을 때 불사로 이뤄졌다.

    성주사 김태종 신도회장은 “성주사가 지난해 전임 주지의 공금 횡령 고발과 신임 주지 부임 거부 등으로 갈등을 빚었지만 올해 들어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고 있다”며 “창원의 대표 사찰인 성주사가 지역주민의 휴식처가 되고 기도도량이 되도록 열심히 보필하겠다”고 말호다.

    불교문화의 맥의 흐르는 성주사에서 새로워진 나 자신을 찾아보자.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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