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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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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어린이 놀 권리- 이학수 사회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5-05-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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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50년 전만 해도 산과 들이 모두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도시화가 덜 진행된 농촌지역일수록 쾌적한 자연환경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맘껏 뛰놀았다. 특별한 놀이기구도 없었지만 삼삼오오 잘 놀았다. 자치기, 딱지치기, 숨바꼭질, 연날리기, 땅따먹기, 말뚝박기, 공기놀이 등 다양한 놀이를 즐겼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다가 어둑해지면 집으로 돌아갔다. 학원이 뭔지도 몰랐고, 환경은 크게 위험하지도 않았다. 아마 40~50대들의 유년은 그런 추억으로 가득할 것이다.

    ▼지금의 어린이들은 어떤가. 정규 수업을 끝내고 나면 방과후학교를 비롯해 3~4개의 학원을 다닌다. 학교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학원차량에 실려간다. 집에 가본들 엄마 아빠는 직장 나가고 없다. 짜투리 시간은 스마트폰 게임이나 TV 예능프로그램을 보며 혼자서 시간을 때운다. 주말에 친구들과 어울려도 PC방이거나 패스트푸드점이 고작이다. 안심하고 놀 공간도 별로 없다. 아파트, 주택가 할 것 없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차량들로 넘쳐난다.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세이브더칠드런이 최근 발표한 ‘아동의 행복감 국제 비교 연구’ 결과를 보면 심각하다. 조사대상 15개 국가 중 우리나라 아이들의 행복감이 가장 낮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13 아동종합실태조사’에서도 ‘삶의 만족도’를 묻는 문항에 아동의 60.3%만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가장 결핍이 큰 항목은 ‘정기적인 여가활동’(52.8%)이었다.

    ▼누구 잘못인가. 놀이동산이나 워터파크에 하루 보내준 것으로 충분히 놀았다고 생각하는 어른들 탓이다. 내 아이만 생각하는 경쟁교육 탓이다. 이에 전국 교육감들이 ‘어린이 놀이헌장’ 선포식을 갖고 공동정책을 발표했다. 가정, 학교, 지역사회가 어린이의 놀 권리를 존중하고 놀 터와 놀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회성 선언에 그치지 말고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오르길 기대해본다.

    이학수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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