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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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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타] 마산 회원천, 생태하천일까 아닐까

  • 기사입력 : 2015-05-21 18: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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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영상- 생태하천이라는 창원 회원천 가보니… /김희진 기자/>

    지난 19일 본지의 ‘창원 마산합포구의 회원천이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다’는 보도 후 이 기사에 대한 SNS에서의 반응이 매우 뜨거웠습니다.

    페이스북에서는 현재(21일 오후 5시 기준) ‘좋아요’가 700건이 넘었고, 160개의 댓글이 달렸는데요, 댓글을 살펴보니 “회원천이 생태하천이 맞느냐”, “물이 깨끗하냐”, “풀때기 어디갔나?” 등의 의문을 제기하는 질문이 많았습니다.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궁금타]팀이 직접 마산 회원천을 찾아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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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론으로 찍은 회원천 전경/

    ▲회원천 어떻게 변했나요?

    21일 오전 10시, 회원천의 첫 인상은 깔끔했다.

    물 썩는 냄새와 쓰레기가 진동했던 과거의 회원천에 비하면 환골탈태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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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관이 깔끔해진 회원천/

    하천 양쪽으로 데크로드가 생겼고 걷기 편한 콘크리트 산책로도 만들어졌다.

    벽면에는 인근 상남초등과 합포초등교 학생들의 그림을 타일로 만들어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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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천 벽에 설치된 희망의 벽,/

    하천을 건널 수 있는 징검다리도 곳곳에 놓여 있었다.

    이번 회원천 재조성은 ‘수해상습지 개선 1단계 사업’으로 시행됐으며, 합포동 용마주차장에서 오동동 해안로까지 1.05km를 재조성한 것으로 국비·도비로 총 256억 원(보상비 150억)이 들었다.

    1단계 사업은 2012년 착공했으며, 2단계 사업(마산여중~합포동 용마주차장)은 2016년 12월 말에 완공 계획이다.

    ▲생태하천이 맞나요?

    창원시는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회원천이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다. 재해예방과 하천 생태계 복원을 위해 사업을 완료했다. 하천정비사업이 마무리되면 도심지 생태환경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생태하천의 사전적 의미는 도심이나 주거지 주변에 흐르는 물을 생태적으로 복원 또는 개발하여 만든 하천으로, 환경 전문가들은 자정능력을 갖춘 하천을 생태하천이라 정의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본 회원천은 생태하천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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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거된 오동동 아케이드가 있던 자리는 온전히 콘크리트와 시멘트 구조물로만 형성돼 있었고, 하천 바닥도 돌이나 일부 구간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었으며 하천 내부에는 생물 등 생명체는 없었다.

    마산여중 방향으로 올라가는 하천에는 그나마 양측 산책로에 흙과 풀이 있긴 했지만, 하천 내부에는 자정능력을 갖출 만한 생태계가 형성돼 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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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천/

    이에 창원시 하천과 이시권 계장은 “회원천이 생태하천은 아니다”며 “보도자료를 쓰는 과정에서 잘 못 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시는 왜 회원천을 생태하천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이 계장은 “이 사업은 수해상습지 개선 사업으로 국토부에서 금액을 지원 받았기 때문에 생태보다는 재정비에 중점을 두고 조성됐다”고 말했다.

    ▲하천에 발 담그고 맥주 마실 수 있나요?

    답부터 말하자면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하천 가까이 다가가니 비릿하고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뿌연 거품이 흐르는 구간도 있었고, 곳곳에 쓰레기도 버려져 있었다. 하천 바닥에는 벌써 이끼와 녹색 물질들이 깔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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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천 내부에 잔뜩 끼인?녹색 물질/

    하천에서 만난 시민 최창우(26) 씨는 “하천이 깨끗해져서 걷기에는 나쁘진 않지만 물이 더러운 것은 똑같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또 취재 중 실제 팀원 중 한 명이 하천에 발을 담궜는데(추락한 드론을 건지기 위해서) “다시 발을 담그고 싶지 않을 정도로 더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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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락한 드론을 줍기 위해 하천으로 들어간 박진욱 기자/

    이는 회원천의 고질적 문제였던 오수 유입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허정도 창원물생명연대 대표는 “이 지역 하수구에서 나오는 오폐수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큰 돈을 들여 하천 외관만 정비한 것은 세금낭비”라며 “지금은 그나마 낫지만 조금만 지나면 죽은 물이 될테고 그러면 하천 주변 산책로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드론촬영= 박진욱 기자 jinux@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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