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끊이지 않는 ‘가덕도 지지 발언’… 부산 정치권, 신공항 갈등 부채질

  • 기사입력 : 2015-05-28 22:00:00
  •   
  • 메인이미지

    잊혀질만하면 터져 나오는 영남권 신공항 ‘가덕도 지지 발언’, 언제 잠잠해질까.

    정부가 한국교통연구원과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컨소시엄에 맡겨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용역을 수행 중인 가운데 지난 26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부산 가덕도 지지발언을 했다.

    가덕도 지지 발언은 부산지역 정치권 등에서 잊혀질만하면 나왔다.

    지난 3월 서병수 부산시장은 영남권 단체장들과 약속을 깨고 정부를 상대로 가덕신공항 건설의 타당성을 설명했고, 같은 달 인천국제공항공사 이호진 부사장도 “가덕도가 최적지다”고 했다. 2월에는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이 신공항 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하라며 서 시장을 부추겼다.

    지난해 9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영남권의 분열을 우려하면서 정치인들에게 “애향심보다는 애국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지만, 부산에선 먹혀들지 않고 있다. 부산지역 정치권에서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는 양상이다.

    내년 5월 국토교통부의 신공항 입지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들이 지역민심을 자극해 용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부산 국회의원, 서 시장 부추겨= 가덕도 지지 발언은 그동안 서 시장과 부산지역 국회의원들로부터 주로 나왔다. 서 시장이 다른 영남권 지자체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잇따라 돌출행동에 나선데는 부산 정치권의 부추김이 작용했다. 지난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정치권에 ‘함구령’을 내려 신공항에 대한 언급이 잠잠했으나 올들어 이 같은 ‘금기’는 깨졌다.

    지난 2월 2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부산시와 새누리당 부산시당 간 새해 첫 당정회의에서는 그동안 신공항 발언을 자제하던 새누리당 부산 의원들이 서 시장에게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김정훈(부산 남갑) 의원은 “부산으로선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정부만 바라보지 말고 가칭 사단법인 ‘신공항 추진단’을 시에 꾸려서 공항 정책의 지속성을 확보해 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박민식(북강서갑) 의원도 “서 시장은 ‘객관적으로만 조사하면 된다. 믿어라’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며 “필요하면 대통령을 만나 핏대를 좀 올리라”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는 참석자의 전언이다.

    ◆서병수 시장 정부 상대로 유치 독자행보= 서 시장은 용역이후 유치 경쟁 등을 하지 않기로 한 영남권 단체장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정부를 상대로 독자행보를 벌였다.

    서 시장은 지난 3월 5일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잇따라 만나 가덕신공항 건설의 타당성을 설명했다. 서 시장은 이 자리에서 24시간 운영가능한 안전한 공항, 김해공항 존치 필요성 등 부산시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시장은 그러나 2달 전인 지난 1월 9일 대구에서 신공항 건설을 두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영남권 5개 광역시·도의 단체장과 만나 신공항의 성격, 규모, 기능 등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에 관한 사항을 정부가 외국 전문기관에 의뢰해서 결정하도록 하기로 했다. 특히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유치 경쟁 등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서 시장은 영남권 5개 시도단체장들이 시·도지사협의회를 통해 신공항 조기건설에 힘을 모으고 정부의 신공항 입지 타당성 조사 결과를 수용하기로 한 이후 “민자유치를 통해 공항을 건설할 수 있다”며 독자추진 가능성을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 “가덕도가 최적지다”= 이호진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은 지난 3월 3일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신공항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뒤 “위치는 부산 가덕도가 최적지다. 소음 문제를 해결하고 운항금지 시간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공항 입지 조사를 앞둔 상황에서 공사의 임원이 이 같은 발언을 해 공항 평가 항목에 선입견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남부권 신공항 범시도민추진위원회는 이 부사장의 발언을 두고 “지역민의 염원에 찬물을 끼얹는 망언으로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규탄하면서 “100% 국가출자기관 임원인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이 특정 지역인 가덕도 지지발언을 한 점은 신공항 입지에 선입견을 야기할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이의를 제기, 정부 및 인천국제공항공사 차원에서 해명과 사과, 이 부사장의 즉각 해임을 요구했다.

    이상규 기자 sklee@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상규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