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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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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동전 양면 같은 통일과 전쟁- 이종판(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연구위원)

  • 기사입력 : 2015-06-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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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년 전에 시작된 6·25전쟁이 아직도 전쟁 중이라고 하면 믿지 않을 것이다. 전쟁은 평화협정을 통해 외교관계가 회복됨으로써 법적으로 끝난다. 지금은 3년 동안 일진일퇴하다가 지쳐서 총성을 일시적으로 멈추고 있는 휴전(休戰)상황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독일처럼 남북통일에의 부푼 국민적 기대가 있었는가 하면, 북한의 핵무장과 미사일 등으로 위협이 고조되는 경우에는 전쟁위기설도 나돌았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통일과 전쟁에 관해 생각해보자.

    먼저 독일의 통일은 우리의 모델로 사용하기엔 동서독 분할부터 달라서 참고사항일 뿐이다. 분할이란 패전국이 다시 앙갚음하지 못하게 조치하는 통치수단인데, 독일처럼 일본이 분할돼야 하는데 일제강점지역인 한국이 뒤집어쓴 꼴이다. 미국이 주도한 일본군에 대한 무장해제정책에서, 일본 전체의 무장해제는 맥아더에게 맡기고 한반도는 38도선을 중심으로 소련과 미국이 담당함으로써 분할선이 분단선으로 고착되고 말았다.

    결국은 한반도에 조선 500년 쇄국정책에다 36년간의 일제강점, 남북분할과 미소군정, 자생능력이 없는 이념을 달리하는 2개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통일주도권이 치열해지고 남북의 두 지도자는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었다. 이승만의 북진통일론이나 김일성의 국토완정론은 쌍방이 무력으로 통일하겠다는 의지였다. 이렇게 해 남북의 무력에너지가 6·25전쟁으로 발화됐다. 그러나 동서독은 전범국으로서 40년 이상을 근신하면서 게르만 통합에너지가 쌓이고, 동독을 후원하는 소련경제가 거덜나면서 동독의 민주화가 통일로 승화됐다. 이 힘의 위용에 소련도 붕괴되고 만다.

    다음으로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6·25전쟁은 힘의 균형이 무너진 게 큰 원인이었다. 군수 및 민수용 생산량을 비롯하여 북한이 앞섰고, 김일성의 강력한 리더십, 적극적인 소련과 중국의 지원 등으로 전쟁 준비에 만전할 수 있었다. 과거 6·25전쟁은 스탈린 승인과 마오쩌둥의 지원약속으로 전쟁 도발을 가능하게 했다. 지금은 한국의 공산권에 대한 강력한 외교전략에 의해서 북한 후원세력이 형해화(形骸化)돼 골격만 겨우 유지하고 있다. 재래식 무기유지에 드는 비용을 핵과 미사일 등 전략무기에 집중투입해 활용하면서 빨치산, 사상전, 테러 생화학전 인간폭탄 등의 수단에 의해서 비대칭·비정규전으로 나올 것으로 판단된다.

    비대칭 전략무기로 주목되는 북한의 핵탄두는 현재 10~16발로 예상하며 2020년까지 최근 3개의 시나리오를 소개한다.(‘북핵의 미래’ ; 미 국방대 보고서) 첫째, 핵 및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고 핵탄두 20발로 늘린다. 둘째, 지금의 상태대로 추진해 핵탄두 50발까지 늘린다. 셋째, 급속한 추진으로 핵탄두 100발, 대륙간탄도탄 (ICBM) 20~30기까지 늘릴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핵탄두 소형화가 기간 중에 완료되며 미국까지 비행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유엔이나 미국의 경제제재를 포함해 핵협상은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북한의 군사력은 비대칭·비정규 전력을 제외하고는 영양실조다. 군사력이 상대보다 약한 상황에서도 공격으로 나서는 경우가 있다. 바로 일본의 진주만 기습공격과 같은 형태의 전투가 6·25전쟁 당시 서울을 3일 만에 기습했던 것과 메뉴는 비슷하다. 6·25전쟁 평가에서 중국과 북한은 미국의 핵공포에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그후부터 핵무장은 김씨 왕조의 숙원사업이었다. 핵무장을 도깨비방망이로 여겨 한국을 그들의 요구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김정은의 신변을 지키는 부적으로 여기고 있으나, 권좌의 천장에 머리카락으로 매달린 디모클레스의 칼과 같은 핵은 부메랑이 될 것이다.

    이종판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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