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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 이야기] 궁상떨면 궁상맞게 산다

  • 기사입력 : 2015-06-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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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 음식점 주인의 불평이다. 가끔씩 오는 부부 손님이 있는데, 항상 여자 손님이 먼저 들어와서 순두부찌개 하나를 시킨다. 찌개가 나올 때쯤 되면 그의 남편이 와서 공기밥 하나를 추가로 주문해서는 둘이서 같이 먹고 간다. 그래도 가끔씩 오는 손님이라 말은 못하지만 이런 손님은 정말 속터진다. 없어서 그러면 이해하겠지만 그런 것 같지도 않은 사람들이 한 사람이 먹을 것을 두 사람이 먹으면서 추가 반찬을 계속 달라고 하니 미운 것이다.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P씨, 최근에 황당한 일을 당했다. 요즘같이 어려울 때 제법 큼지막한 땅을 소개해서 몇 달간 공친 것을 만회할 걸 생각하니 절로 신이 났다. 그런데 어제는 풀이 ‘팍’ 죽은 얼굴을 하고는 나타났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이 업도 못해먹겠다”며 당장 때려치울 것이라며 씩씩대고 있다.

    사연인즉, 그 부동산을 사겠다는 사람이 소개한 자신을 쏙 빼고는 밤에 몰래 땅 주인을 찾아가서 둘이 계약을 해 버렸다고 한다. 소개비가 아까웠던 것이다.

    거래를 성사시켜 보겠다고 십수 번을 오간 생각을 하니 괘씸해서 잠이 오지 않는다. 소송을 해서라도 수수료를 꼭 받아야겠단다.

    ‘소비가 미덕이다’ ‘써야 경제가 돌아간다’ 뭐 이런 말을 하자는 게 아니다. 아끼는 것을 나무라는 것도 아니다. 절약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앞의 것은 궁상이고, 뒤는 야비하다.

    사주를 보면 ‘이런 사주를 가지고 잘 살아?’하는 것도 가끔 있다. 재물이 없는 무재(無財)사주인데도 재물을 가진 사람이 더러 있다. 이 같은 경우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사주는 격(格)이 정해진다.

    재물이 없다는 것은 크기가 정해지지 않았으니 무한정이라고 보는 것이다. 무재를 대재(大財)로 보는 경우로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나 선박왕 오나시스 등과 같이 재벌 사주에 가끔씩 보인다. 이들은 재물을 마음껏 휘둘렀다. 특히 오나시스는 여성 편력도 심했고 호화스런 생활을 하다 갔으니 원 없이 쓰고 죽었다.

    두 번째는 재물을 많이 가졌지만 자기 것이 아닌 경우다.

    위의 경우처럼 가진 돈을 써보지도 못하고 궁상을 떨고, 남을 속여 가며 야비하게 재물을 모아서 자식에게 물려주는 케이스다.

    하지만 아비가 그렇게 모은 재산을 그 자식이 제대로 지키는 경우는 드물다.

    못살아서 궁상떠는 것이 아니고, 궁상을 떠니 못산다. 이것, 저것 시켰다 주문을 번복하고, 약속을 다 해놓고도 계약한 게 아니라며 다른 물건을 살피고, 공짜라고 자주 교환하고 반품 환불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다.

    절약과 궁상은 다르다. 상대에게 피해 주지 않고 아끼는 것은 절약이고, 상대가 있으면 궁상이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될 일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나는 친구가 하는 커피숍에 자주 간다. 어떨 때는 세 명이 가서 두 잔만 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그 친구 “팥빙수를 시키고 숟가락 하나 더 걸치는 건 이해하겠는데 커피 한 잔 시키고 그러는 법이 어디 있냐. 여기서만 그러고 다른 데 가서는 그러지 마라”고 면박을 준다. 자기도 전 재산을 투자해서 개업한 거라니 할 말이 없다. 좀 쿨하게 살아야겠다.

    역학연구가·정연태이름연구소 www.jname.kr (☏ 263-3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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