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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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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기분, 늘어나는 뱃살… 호르몬 때문?

폐경기 여성호르몬 변화
제대로 알고 극복하기
폐경 후 호르몬 줄면서 급격한 신체·정서 변화

  • 기사입력 : 2015-06-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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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에 접어든 김 여사는 최근 잠을 자다가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겪었다.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우울감에 빠져 집에 있는 일이 많아지고 한 달에 한 번 있던 생리가 두세 달에 한 번 있다가 거의 나오지 않는 변화도 최근의 일이었다. 김 여사는 병원을 찾았고 병원에서는 김 여사에게 호르몬제를 처방했다. 김 여사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호르몬제를 복용하고 난 후부터 증상이 나아지는 것을 느꼈다.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다양한 증상들

    여성들은 생리를 시작하고 임신, 출산을 겪은 후에 폐경에 이르기까지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는다. 에스트로겐은 주로 난소의 여포와 황체에서 분비되고 여성 생식기의 발달 및 유방 발달과 같은 이차성징에 관여한다. 특히 여성호르몬은 단순히 여성성의 문제뿐 아니라 노화,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병적 증상을 유발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여성들이 가장 급격한 변화를 겪는 폐경은 평균 51세에 나타난다. 난소가 기능을 다하는 폐경이 되면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서 신체적, 정서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먼저 난소의 배란 및 여성호르몬 분비가 저하되면서 월경 주기가 불규칙해지고, 안면홍조, 발한, 불면증, 전신통, 불안감, 초조, 근심, 우울, 기억력 감퇴, 비뇨생식기계 위축, 성교통, 성욕 감퇴, 피부 변화 등의 신체적, 정서적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월경이 완전히 끝나고 1년이 지나야 ‘폐경’이라 진단한다. 그 이전 월경 주기의 규칙성이 사라지는 시기부터 폐경이 될 때까지를 폐경이행기라 한다. 이 시기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갱년기’이다. 폐경기 여성의 80% 이상이 안면홍조, 수면장애, 우울증 등 폐경과 관련된 증상을 경험한다. 이 중 20~30%는 증상이 매우 심하다. 이때 호르몬 치료를 진행하면 폐경증후군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복부비만, 고혈압, 골다공증의 원인도 여성호르몬 감소

    폐경으로 인한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의 감소는 단지 여성성의 상실로 끝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비만, 심혈관질환, 만성질환, 골관절질환 등의 발병 위험 또한 키운다. 실제 폐경을 맞은 여성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가 ‘복부비만’이다. 허리-둔부 둘레 비율을 기준으로 한 복부비만 유병률을 살펴보면 폐경 전 단계는 32.1%, 폐경 후에는 44.5%로 폐경 후 여성이 12.4% 더 높게 나타났다.

    에스트로겐이 분비될 때는 출산 수유 때문에 허벅지 주위, 엉덩이에 지방이 쉽게 축적된다. 하지만 폐경으로 인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 근육량이 감소하고 이는 기초대사량의 저하로 이어져 비만해지는 것이다. 또 에스트로겐은 복부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이 호르몬이 사라지면서 남성형 비만인 복부비만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폐경 후 비만은 단일 질환뿐만 아니라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비만은 제2형 당뇨병, 퇴행성관절염, 심장질환 및 대사 증후군 등의 발병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또 복부 비만이 심하면 배를 내밀고 걷게 돼 척추 아랫부분이 안으로 들어가면서 척추전만증 위험도 높아진다.

    폐경기 여성은 고혈압도 조심해야 한다. 50대 여성은 호르몬 영향으로 인해 고혈압 발생이 많아지고 이에 따른 합병증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폐경기 이후의 여성은 얼굴이 화끈거리는 홍조 현상,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 등 외적인 변화에만 주목해 자신이 고혈압인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고혈압은 눈에 띄는 증상이 없어 등한시하기 쉽다. 하지만 여성 고혈압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뇌졸중, 심근경색 등 사망에 이르는 합병증을 발생시킨다. 때문에 폐경기 이후에는 정기적인 혈압 체크를 받고 혈압관리에도 유의해야 한다.

    ▲폐경기 여성에게 가장 무서운 건 소리없이 찾아오는 ‘골다공증’

    폐경기에는 뼈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진다. 뼈가 약해지고 쉽게 부러지는 골다공증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은 소리 없이 찾아와 골절위험을 높이고 이로 인한 장기입원, 때로는 죽음에 이르게 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갱년기 여성에게 골 소실이 가속화되는 주원인은 난소 기능 상실에 의한 에스트로겐 결핍 때문이다. 에스트로겐은 뼈 형성에 필요한 칼슘 흡수를 돕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폐경 이후 1년간은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가 급격히 줄어든다. 이로 인해 뼈가 분해되는 양이 뼈 생성량을 넘어서게 되면서 뼈의 밀도가 감소하게 된다. 또한 폐경기에는 요도의 점막이 위축돼 다양한 배뇨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대개의 여성들이 뜨거운 목욕탕 속에서 소변을 참는 것을 어렵게 느끼게 되고 때때로 운동을 하거나 기침, 재채기를 할 때, 웃거나 달릴 때 소변이 새는 요실금 증세를 보일 수 있다.

    요로 감염이 잘 생길 수 있으며 감염이 없더라도 요도 점막 위축 자체로 소변을 볼 때에 심한 작열감이나 배뇨 곤란을 경험한다. 뿐만 아니라 요도의 저항력이 감소되어 감각자극에 대해 민감해지면, 요급박증과 빈뇨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한편, 나이가 들면서 방광과 요도를 포함한 골반 장기를 지지하는 조직들의 탄력이 감소해 방광 또는 직장 탈출이나 자궁탈출과 같은 질병이 동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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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경기 이후의 건강수칙

    폐경기 이후 여성이 첫 번째로 바꿔야 할 것은 식단이다. 음식을 조리할 때 소금과 화학조미료의 양은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류를 많이 섭취하는 등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비만은 고혈압의 위험요소이기 때문에 균형 잡힌 식생활과 함께 하루 30분 이상의 규칙적인 운동도 필요하다.

    또한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들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예민해져 쉽게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충분한 수면과 휴식으로 정신적인 여유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폐경기 여성은 미리 칼슘제를 복용해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것도 꼭 기억해야 할 것 중 하나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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