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3일 (화)
전체메뉴

(586) 격퇴여역(擊退疫)- 돌림병을 쳐서 물리치다

  • 기사입력 : 2015-06-09 07:00:00
  •   

  • 인류의 역사는 시작부터 질병과의 전쟁의 연속이다. 첨단과학기술이 화성에 사람을 보낼 정도로 발달했지만, 전염병은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병 가운데서도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는 병을 전염병(傳染病)이라고 한다. 우리말로는 돌림병이라고 하는데, 옛날에는 염병(染病), 여역(疫), 역질(疫疾), 온역(瘟疫) 등으로 불렀고, 원인을 모르는 경우 괴질(怪疾)이라고 불렀다.

    전염병이 인류의 역사를 바꾼 경우가 많았다. 기원전 427년 아테네가 스파르타와 전쟁을 하는 도중 전염병이 창궐해 군인과 민간인의 4분의 1이 죽었다.

    이로 말미암아 아테네는 패전하게 돼 쇠락의 길을 걸었다. 거대한 로마제국도 전염병으로 붕괴됐다.

    1331년 중국에서 흑사병이 돌아 인구의 거의 반이 죽었다. 이 흑사병이 정확하게 15년 뒤인 1346년 유럽의 크림반도에 전파됐다. 그 이후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 등지에서는 인구의 3분의 1이 죽었다.

    1918년에는 스페인 독감으로 유럽에서 물경 500만명이 죽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사망자 수 150만명의 3배가 넘는다. 제1차 대전이 조기 종전하게 된 원인이 됐다.

    그때 스페인 독감이 우리나라에도 전파돼 740만명이 감염돼 14만명이 사망했다. 2000만 인구의 3분의 1이 감염됐으니, 당시 분위기가 어떠했는지 짐작이 간다.

    17세기에 이르러서야 인류는 병의 원인인 미생물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됐고, 19세기에 이르러서야 파스퇴르가 면역체계를 처음으로 발명했고, 20세기에 들어와서 플레밍이 항생제를 발명해,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는 콜레라, 천연두, 장티푸스, 이질 등 전염병은 대부분 퇴치할 수 있게 됐다.

    2003년에는 홍콩에서 발생한 사스라는 병이 중국 등지를 공포로 몰아넣었고, 2009년에는 조류독감이라는 전염병이 나돌았지만, 우리나라에는 피해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메르스라는 전염병이 우리나라에서 주로 퍼져 점점 확산돼 가고 있다.

    이 병은 2012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병해 다른 나라에는 거의 퍼지지 않았는데, 지난 5월 하순부터 우리나라에서 갑자기 퍼져 나가게 되어, 지금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국가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으로 충분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니, 너무 불안해하며 걱정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공기로는 전염이 되지 않는다고 하니, 철저히 환자를 격리치료하면 더 이상의 확산은 없을 것 같다.

    각자는 유언비어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차분하게 위생수칙을 지키면서 운동을 열심히 해 각자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 擊 : 칠 격. * 退 : 물러날 퇴.

    * : 독한병 려. * 疫 : 돌림병 역.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