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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윤근 도의회 의장 “참! 속 좋다”

  • 기사입력 : 2015-06-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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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의회는 10일 오전 9시 49분께 약 4시간여 뒤인 오후 2시 열릴 무상급식 중재회담 참석자가 최종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전날까지 경남도의 참석자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청에서는 행정국장이 참석하기로 했는데 도(道)에서도 이에 맞는 직급이 참석해야 한다고 버틴 결과다. 국장이냐 국장급이냐를 놓고 설왕설래 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도 농정국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그런데 참석 대상자 선정 과정을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한 두 가지 아니다. 무상급식 중재를 주선한 것은 김윤근 도의회 의장이다. 그는 도내 의전서열 2위다. 도지사 다음이다. 다음은 도교육감을 지칭하는 게 일반적이다.

    3자회담을 원칙적으로 보면 김윤근 중재 아래 홍준표-박종훈이 참석해야 ‘그림’이 맞다. 하지만 김 의장은 현실적 어려움을 ‘십분 고려’했는지 도와 교육청에서 부단체장이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도 양 기관 모두 이 같은 제안을 거절했다. 부지사와 부교육감의 직급이 맞지 않다는 이유였다고 한다.

    김 의장은 ‘대표성을 갖춘 인사’로 한 발 물러섰다. 그러자 이번에는 도와 교육청에서 서로 의전과 격식 다툼이라도 하듯 눈치만 봤다. 3자회담 최후통첩 시한인 9일까지 직급을 놓고 기싸움만 하느라 도청은 참석자 결정도 미뤘다. 결국 회의가 열리는 10일 오전에 ‘출전 선수’를 뽑았다. 무상급식 논쟁 시위대가 든 피켓의 ‘학생들 밥그릇 놓고 장난치지 마라’는 내용과 같은 욕먹을 짓을 그들이 했다.

    결국 10일 오후 2시 도의회 의장실에는 ‘김윤근 의장-강해룡 도 농정국장-이헌욱 교육청 행정국장’이 마주 앉았다. 도의회 의장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들 국장의 직급과 자존심은 ‘한껏’ 올랐을까. ‘부하’를 협상테이블에 내보낸 무상급식 논쟁의 중심, 도지사와 교육감의 위상은 ‘더 한껏’ 올랐을까.

    의장 무시가 이 정도면 의회의 존재 이유를 의심한다 해도 당연지사 아니겠나.

    이상권(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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