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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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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폴리텍 창원캠퍼스 ‘베이비부머 과정’ 수료자들 어디에?

CNC·금형업체 기능인으로 새 일터에서 ‘인생 2막’ 열어
3년간 147명 베이비부머 과정 수료
자동차·디자인금형 등 기술직 취업

  • 기사입력 : 2015-06-1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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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현덕(왼쪽) (주)조일 대표이사가 폴리텍대학 베이비부머 과정을 수료한 배한웅씨에게 탭(TAP) 작업에 필요한 공구의 정밀도 측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올해로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 출생자)의 첫 주자가 만 60세를 맞았다. 1막 인생을 막 끝낸 이들은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배워 다시 한 번 취업에 도전하거나 모아둔 자산으로 창업에 도전하는 등 각자의 방법으로 새 길로 나선다.

    이들의 재취업과 사회를 향한 도전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폴리텍Ⅶ대학 창원캠퍼스는 지난 2013년부터 컴퓨터응용기계과, 자동차과, 디자인금형과, 산업설비자동화과에 ‘베이비부머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폴리텍대학 재취업 과정을 수료하고 취업에 성공한 그들은 지금 어디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1막은 회계직, 2막은 기능인= 마산 토박이 정종환(58)씨는 중소기업에서 회계업무를 주로 맡아오다 퇴직을 맞았다. 2막 인생을 위해 올해 창원캠퍼스 베이비부머 과정에 들어가 CNC가공을 공부, 진해에 있는 서진테크(주)에 취업했다.

    정씨는 “내 좌우명이 ‘남에게 피해 안 주고 살자’이다. 58세는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나이이고,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에 평생을 해온 회계 관련 직무의 재취업을 생각했지만 나이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던 중 경남경영자총협회를 통해 폴리텍대학의 베이비부머과정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생산직은 비교적 나이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생각에 도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말부터 서진테크에서 MCT(머시닝센터)의 절삭유 탱크 세척공정에서 조립업무를 하고 있다. 기존에 하던 업무에 비해 육체적인 힘을 필요로 해 익숙하지 않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65세까지는 다시 일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중장비 전문가에서 선반 기술자로= 지난해 60세 정년으로 33년간의 직장생활을 마친 권영현(61)씨는 볼보그룹 코리아 기술연구소에서 건설중장비개발 시험과 품질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기술자다.

    평소에도 늘 배움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던 그는 정년퇴직 후 중장년층 기술교육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기술을 배워 제2의 인생에 도전하고자 폴리텍대학 베이비부머 과정 금형디자인과에 지원해 CNC가공 과정을 배웠다.

    권씨는 “공고 시절 기계가공에 대한 자격증을 취득한 적은 있었지만 실무는 해본 적 없었는데 베이비부머 과정 수업을 통해 옛날에 배웠던 지식을 산업체에 적용시킬 수 있게 됐다. 새로운 기술을 배운다는 즐거움과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이라는 자부심으로 지난달 말 취업한 서진테크에서 보람된 제2의 인생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봉보다는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과 건강하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무역 일하다 금형업체 직원으로= 올해 46살인 배한웅씨는 경남대 사범대학을 졸업한 데다 중등학교 정교사, 상업영어, 무역실무검정, 실용영어기능검정, 일본어능력시험 등 다량의 자격증을 보유한 인재다. 그는 지난달 금형제작업체인 (주)조일에 취직했다.

    그는 “평생 무역과 수출입업무를 해왔고 그 중 프레스금형의 해외영업 일을 많이 했다. 한 마디로 ‘입으로 하는 일’을 해온 것인데 그 과정에서 금형에 대한 실무에 관심이 생겨 폴리텍대학을 찾게 됐다”며 “폴리텍대학에서의 배움은 나를 생산직의 기능공이 될 수 있게 했고, 평생 직업을 찾아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배씨는 “현재의 회사에서 10여 년 이상 경험을 쌓은 후 금형과 관련된 무역 회사를 창업하는 것이 포부다”고 밝혔다.

    ◆수료 147명 중 상당수 ‘보람찬 인생 2막’= 폴리텍대학 베이비부머 과정을 통해 3년간 배출된 인력은 총 147명. 이들 중 상당수는 새 일자리를 찾아 ‘보람찬 인생 2막’을 꾸려 나가면서 힘든 일은 좀처럼 기피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한국폴리텍Ⅶ대학 창원캠퍼스 박희옥 학장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세상을 보는 시각만 바꾸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면서 “많은 은퇴 베이비부머들이 폴리텍대학에서 새로운 인생 2막의 기회를 잡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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