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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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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무꼬] 보양식 닭백숙

푹 삶은 너~ 부드러운 살~ 맛나는 날~

  • 기사입력 : 2015-06-1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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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기상 삼복이 시작되기도 전인데 보양식 생각이 간절해지는 날씨입니다. 낯선 전염병 여파로 건강에 대한 염려도 더해 가는 분위기이고요. 이렇게 기력을 북돋울 필요가 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이 뭘까요?

    바로 백숙입니다. 양념하지 않은 고기를 맹물에 푹 삶아 익히는 백숙이야말로 소화시키느라 기운 뺄 일 없이 보드랍게 잘 넘어가는 고단백 영양식입니다.

    백숙 얘기에 앞서 닭고기의 성분을 잠깐 알아볼까요? 닭고기는 다른 육류와 다르게 근육과 지방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분리되어 있는 지방도 피하에 몰려 있어 껍질만 벗겨버리면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지방이 내는 고소한 맛을 포기하고 담백함을 즐길 수 있다면 육류 중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껍질을 제거한 가슴살, 다리살, 넓적다리살 등 살코기는 1∼3% 정도의 지방만을 함유하고 있어 저지방 식품인데다 단백질의 함유량은 상대적으로 매우 높습니다. 부위별 단백질 함유량은 가슴살이 22.9%, 넓적다리살이 19.7%, 다리살이 18.8% 정도 된다고 하는군요. 특히 근육섬유로만 되어 있는 연한 육질의 닭가슴살은 단백질 함량이 23% 가까이 되는데 비해 지방은 1~2%뿐이어서 다른 육류 부위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월등히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양식과 식이요법, 다이어트식으로 각광을 받나봅니다.

    거기다 노화방지와 피부 건강에 좋다는 필수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이 가슴살과 다리살에 16%이상 함유돼 있어 육류 중 가장 많은 편이라고 합니다. 성분을 따지다 보니 당연히 열량도 낮을 것 같은데요. 100g당 126kcal의 열량을 낸다고 하네요. 영양은 챙겨야겠고, 살 찌기 싫은 분들이 많은 요즘, 이만큼 다 갖춘 식재료는 없을 것 같습니다.

    복잡한 조리법 없이 뭉근히 고아내기만 하면 되는 백숙도 함께 삶는 부재료에 따라 제각각 다른 이름으로 불립니다. 인삼이나 수삼을 같이 끓이면 삼계백숙, 옻나무 껍질을 넣으면 옻닭백숙, 엄나무 가지가 들어가면 엄나무백숙, 한약재가 첨가되면 한방백숙 등 입맛따라 체질따라 맞춤 백숙도 가능합니다. 닭고기의 또 다른 장점은 값이 싸다는 것이겠지요. 부담 없는 장보기로 매력을 더하는 닭고기입니다. 올여름 여러분은 어떤 백숙으로 땀 한 번 빼보시겠습니까?

    황숙경 기자 hsk8808@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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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 입구에 자리 잡은 오래된 백숙집 ‘해훈가든’을 찾았다. 개업한 지 31년째를 맞는다는 ‘해훈가든’은 주남저수지의 명성과 함께해온 맛집이다.

    “새 박사로 유명한 윤무부 교수는 주남저수지가 처음 소개될 때 우리 집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제 인생과 해훈가든이 주남저수지의 역사와 같이하고 있는 셈입니다.”

    해훈가든을 소개하면서 주남저수지를 빼고 말할 수 없다는 박해식(71) 대표. 1980년 들어 주남저수지가 철새 도래지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전국의 사진가들과 연구진이 방문하기 시작해, 한때 식당 영업에 민박을 겸한 적도 있다고 한다.

    주남저수지의 역사가 깃들어 있다고 자처하는 ‘해훈가든’에는 30여 년 식당의 이력 못지않게 전설적인 메뉴가 있다. 이름하여 ‘용봉백숙’. 용(龍)과 봉(鳳)이라니,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 백숙의 정체를 물어봤다.

    “용은 잉어를, 봉은 산닭을 말하는 겁니다.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보양식이라 그런 이름이 붙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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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로 잉어는 저수지에 사는 용인 셈이고, 닭은 산에 사는 봉황인 셈이다. 잉어가 좋은 줄은 이미 다 아는 사실. 잉어와 함께 산닭을 고았으니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보양식이 될 만하다. 잔뜩 기대에 부풀어 ‘용봉백숙’을 기다리는 동안 박 대표의 주남저수지 자랑이 이어진다. 백숙에 쓰이는 잉어도 주남저수지산. 주남저수지 어촌계원인 둘째, 셋째 아들이 자망으로 잡는다고 한다. 새벽녘에 그물을 걷는데 꼭 장사할 만큼 잡는다고. 11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 금어기에는 산남저수지에서 자망질을 한다. 산닭은 수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놓아 기르는 토종닭을 쓰고 있다. 산닭은 아니지만 먹어 보면 시판되는 냉동닭과는 다르다는 걸 알게 될 거란다.

    밑반찬이 놓이고, 뜨거운 김을 쏟아내는 백숙 뚝배기가 상 가운데 놓였다. 밥상 주변이 금방 김으로 부예진다. 뿌연 김 속으로 노르스름한 국물 색이 진한 맛을 예고한다. 닭의 크기도 제법 크다. 1.8㎏ 이상의 토종닭을 쓴다고 한다. 닭의 크기도 크기거니와 살빛이 거무스름해서 좋은 식감을 기대하기 어렵겠다 싶은데, 동행한 맛객이 욕심껏 한 다리를 뜯어내 맛을 본다. 맛객은 호들갑스러운 맛 표현이 나올까 기다리는 취재진 앞에서 말없이 고기만 뜯으며 눈웃음을 짓는다.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맛있다는 얘기다.

    살코기를 덜어내 맛보니 검은 색에서 풍기는 질긴 느낌과는 달리 씹을 것도 없이 잘 넘어간다. 뭔가 다른 처방을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 대표도 빙긋 웃는다. 오래 삶으면 된다고만 하는데, 압력솥으로 적어도 한 시간 이상 삶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아무 닭고기나 다 그런 맛을 내는 건 아니란다. 냉동한 닭을 쓰면 몇 시간을 삶아도 그렇게 부드럽고 쫄깃한 고기 맛을 낼 수 없다고 한다.

    퍽퍽하지 않으면서 야들야들하게 씹히는 닭고기 맛에 반해 살점 뜯어먹는 데만 욕심을 내는 맛객들. ‘고기보다 국물을 다 먹고 가라’고 말하는 박 대표의 충고에 앞접시 가득 국물을 담아 맛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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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엔 국물 맛에 반해 저희 집을 많이 찾으시거든요. 음식 차려내는 저희들도 ‘용봉백숙’ 국물만큼은 영양가에서 자신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용봉백숙’은 그저 맹물에 끓여내지 않는다. 주남저수지산 잉어를 10시간쯤 달인다. 비린 맛을 없애기 위해 당귀, 천궁, 황기, 숙지황, 오가피 등 갖가지 한약재가 들어간다. 잉어 육수는 ‘해훈가든’ 마당 한 귀퉁이 ‘해운중탕집’에서 달여내온다. 경상대 식품공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둘째아들 진효 씨가 약성을 연구하면서 운영한다는 중탕집이다. 돈벌이라 치면 그만이지만 부자(父子)의 정성과 노력으로 만드는 백숙인 것만은 틀림없다.

    말 나온 김에 박 대표의 닭고기와 잉어의 조합이 얼마나 유익한가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먼저 두 식재료는 아미노산 보완관계에 있단다. 필수 아미노산 생성에 상승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잉어에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불포화지방산이 3.79%나 들어 있다. 또한 백숙에 목이, 석이, 표고버섯을 첨가함으로써 체내 산성 중화작용과 콜레스테롤 저하에 더욱 효과가 뛰어나도록 했다는 얘기이다. 중국에서는 잉어를 3000년 전부터 스태미너 보양식으로 많이 이용해왔다는 역사적 고증까지 덧붙인다.

    과연 잉어닭백숙의 뜨끈함에 온 몸이 개운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더불어 귀한 대접 받았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려운 백숙 밥상이었다.

    △해훈가든=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로 105 ☏ 055-253-7835, 010-4569-7835

    ★ 남녀노소 즐기는 닭고기, 효능에 대해 알아볼까요?

    1. 세포조직 형성, 두뇌활동을 촉진한다.

    닭고기에 많은 단백질은 체내에 필수적인 물질들을 만들거나 운반하고, 체외에서 들어온 이물질과 싸워 몸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머리카락이나 손발톱의 성장, 피부와 뼈의 결합 조직, 혈액의 유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고단백 식품인 닭고기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신체 조직의 성장과 유지뿐 아니라 뇌신경 전달물질의 활동을 촉진시키며 스트레스를 이겨내도록 도움을 준다.

    2.피부미용과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닭날개에는 일반적으로 식사만으로 충분한 섭취가 이뤄지지 않고, 자외선과 노화 등으로 소실되는 콜라겐 성분이 많다. 콜라겐은 피부단백질의 70%, 연골의 50%를 차지한다. 따라서 닭날개 섭취는 피부탄력과 주름예방에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3. 임산부 영양식과 산후 회복식으로 좋다.

    단백질과 필수 지방산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임산부에게 훌륭한 영양식이다. 닭을 푹 고아서 미역과 함께 끓이면 산후 회복식으로 좋다.

    4. 암세포 증식을 막는 항암작용을 한다.

    닭고기에는 불포화 지방산인 리놀렌산이 함유되어 있어 암 발생을 억제해주는 역할을 하며 동맥경화, 심장병 등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5. 소화흡수가 잘되므로 허약체질, 노약자, 환자에게 좋다.

    닭고기는 섬유질이 가늘고 연하며 지방이 근육섬유 속에 들어 있지 않아 지방 함량이 많은 껍질을 제거하고 조리하면 소화흡수가 잘된다. 그러므로 어린이나 노인, 회복기 환자들의 식단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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