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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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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다시 문을 연 창원SK병원 박웅 원장 첫 마디
이해하고 따라준 환자·직원 감사
2주간 버티는 데 시민 성원 큰 힘

  • 기사입력 : 2015-06-2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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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사태로 14일간 병원을 폐쇄하는 ‘코호트 격리’에서 벗어난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창원SK병원 박웅 원장과 의료진이 25일 오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임시폐쇄로 인한 병원의 경영난보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밖으로 안 퍼지도록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작년 12월에 병원을 인수해 운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창원SK병원 박웅(43) 원장은 폐쇄 결정이 쉽지 않았지만 그 방법이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시민들의 성원이 환자와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2주 동안의 격리조치가 끝나고 처음으로 병원 밖을 나온 그를 만났다. 차분한 말투와 밝은 미소가 인상적이었다.

    -추가 양성환자 없이 격리 해제됐다. 소감은.

    ▲격리 기간 경남도와 창원시, 창원시보건소, 경남도의사회가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밖에서 시민 여러분의 성원이 환자들과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저도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는데, 이렇게 많은 격려를 얻게 되니까 더 힘이 나고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폐쇄 결정은 어떻게 진행됐나.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 텐데.

    ▲질병관리중앙본부에서 병동만 격리가 가능하다고 했고, 저는 병동 전체를 폐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보건소와 같이 의논해 전면폐쇄를 결정했습니다. 당시에는 ‘여기서만큼은 안 퍼지도록 막아야 한다’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저도 가족이 있고, 다들 똑같은 사람인데 걱정이 안 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빨리 결정을 내렸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적응이 안 됐겠지만 같이 견디면서 환자와 직원들이 힘이 됐을 것 같다.

    ▲임시폐쇄되면서 환자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폐쇄 첫날에도 이런 부분을 설명해 드리는 상황에서 (환자분들이) 화가 날 만도 한데 많이 이해해 주셨습니다. 계시는 동안에도 환자분들이 저보고 오히려 힘내라고 격려해줬습니다. 회진을 돌 때마다 환자분들이 잘될 것이라고 말해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직원들도 정말 고맙습니다. 갑작스럽게 오게 돼 옷가지를 못 챙겨온 직원들이 많았습니다. 여자직원들도 많은데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그런 와중에 보건소에서 지원해 준 보급품이라든지 속옷을 받아 생활했습니다. 누구 하나라도 나가자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직원들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그리고 병원 벽에 자보가 붙고, 스티커가 붙고, 응원해주는 현수막이 걸릴 때 많이 놀랐습니다. 곳곳에서 격려해주면서 다들 힘이 났던 것 같습니다.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가족들이 보고 싶었을 텐데.

    ▲언론에 병원이 보도될 때 인터넷에 가족의 이름과 주소가 노출됐습니다. 걱정이 많이 됐지만 고맙게도 초등학교 다니는 딸아이의 짝꿍 엄마가 병원에 찾아오겠다고 했고, 위층에 사는 이웃도 음식을 가져주겠다고 했습니다. 끝나고 난 뒤에 만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렸습니다. 그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또 친구와 성당, 어린이집에서도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격리 해제됐지만 아직 우려의 시선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혹시나 해서 퇴원하는 환자분 모두 발열체크를 했습니다. 그리고 주말까지 주의를 해달라고 말씀을 드렸고, 증상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했습니다. 병원에서도 일단 오는 토요일과 수요일쯤 연락을 해서 불편한 곳은 없는지 점검할 예정입니다. 환자뿐 아니라 직원들에게 체온계와 마스크, 손세정제를 전달해 예방에 만전을 기할 생각입니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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