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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어느 마을의 우환

  • 기사입력 : 2015-06-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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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택(陰宅·무덤)이나 양택(陽宅·산 자의 생활공간)에서의 공통점이라면 주변의 산이나 건물이 유정한 형상으로 혈(무덤이나 건물)을 보호하는 것이다. 만일 혈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혈의 주변에 위치한 산이나 건물은 존재 의미가 없게 된다. 하지만 혈 앞에는 산이 없어도 적당한 물이 있다면 ‘무안산요수조(無案山要水朝:안산이 없는 곳은 물로써 안산을 대신한다)’라 하여 물을 안산으로 볼 수 있다.

    액체인 물과 기체인 수증기의 점성은 온도에 따라 다르다. 액체는 온도가 올라가면 점성은 약해지지만 기체는 온도가 올라가면 점성은 높아진다. 액체의 경우 온도가 올라가면 분자 사이의 결속력이 약해져 점성이 약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기체는 온도가 높으면 분자의 운동량이 증가해 분자 사이의 마찰력이 증가하게 된다.

    결국 온도가 올라가면 기체의 점성은 높아진다. 겨울에도 ‘기체의 방어벽’이 형성되지만 여름이 겨울보다 ‘기체의 방어벽’은 더 단단하게 형성된다. 다시 말하면 안산이 있어서 혈을 보호해주면 가장 좋지만, 만일 안산이 없다 해도 물이 있다면 ‘기체의 방어벽’이 형성되어 살기나 흉풍으로부터 혈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묘나 집 앞에 높은 산이 있으면 압혈(壓穴:혈을 압박해 눌림)을 가하므로 연못을 파서 살기를 순화시키기도 한다. 하천의 자연수(自然水)가 빠르게 묘나 집의 ‘터’ 앞쪽을 통과해 흐를 경우, 좋은 기운이 흩어지므로 수조(水槽:물을 담아 두는 큰 통)에 물을 담아두거나 물확(석조)에 물과 연꽃을 두면 좋은 기운을 응집시킬 수가 있다.

    전원주택을 지어 남편이 퇴직을 하면 여생을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하던 부부가 수년에 걸쳐 발품을 판 끝에 마음에 드는 집을 구했다. 대문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작아서 생기(生氣)가 빠져나가지 않는 곳이었으며 주산(主山)의 ‘맥’이 연결되어 좋은 기운이 뭉쳐져 있는 곳이기도 했다. 현재 지어져 있는 집의 좌측에 있는 창고를 허물고 마당으로 사용하고 싶다고 하기에, 작게 만들더라도 창고는 반드시 있어야 외부의 살기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묘와 집의 풍수적 감결에 있어서 그 맥락은 다르지 않다. 집의 양쪽에 창고나 부속 건물이 있으면 좌청룡과 우백호의 역할을 하여 집에 살기나 흉풍을 막아주며, 집 앞에 다른 집이 있으면 비록 조망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건강과 복은 얻을 수 있게 된다.

    터를 정하고 집을 짓고 나서 지력(地力)이 약하거나 결함이 있는 땅이라면 안정된 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럴 경우 풍수사는 땅의 결함을 비보(裨補·흉한 기운을 좋은 기운으로 바꿈)하여 지력을 회복시켜 인력에 의한 자연의 조화를 좌우하는 방법도 알려 주어야 한다. 지기가 충만한 자연의 길지를 쉽게 얻을 수가 없기 때문에 현대풍수는 비보가 매우 중요하다. 경남의 모처에 집을 보수하면 보수한 집에 거주하는 사람이 죽어나간다고 믿는 마을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집이 오래되어 허물어져 가도 보수는 꿈도 꾸지를 못하고 있었다.

    필자가 마을을 방문해 조사한 결과 풍수는 역시 자연을 연구하는 학문임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것 같았다.

    마을 입구의 주변에 있는 산은 험한 돌산(石山)으로 마을을 마주 보고 있으면서 흉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마을을 향한 진입도로는 마치 마을을 양쪽으로 분리하듯이 마을 중앙에 나 있었고 양옆에 위치한 집들보다 도로가 훨씬 더 높았다. 농사를 짓던 곳에 농가주택을 지었기 때문에 지기가 약했으며 도로보다 낮은 곳이어서 평소에 찬 공기가 집안에 머물며 비가 오면 음기(陰氣)가 더욱 쌓였다. 또한 마을과 가까운 곳에 국도가 생겨서 항상 흉풍을 맞는 곳이기도 했다. 마을 가까이에 설치한 철탑은 전압살을 내뿜는 요인이 되고 있었다.

    이장에게 마을 입구의 돌산은 풀이 자라도록 해 살기를 막아야 하고 국도 주변에는 나무를 심어 도로살을 차폐시켜야 하며, 철탑은 마을과 좀 떨어진 동산으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원인은 인간이 만든 것에서부터 비롯되는데 검증되지도 않은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져서야 되겠는가.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 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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