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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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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이 기자 목공에 빠지다 (7) 럭셔리 원목시계 만들기

  • 기사입력 : 2015-07-06 15: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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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마큐브를 만들어 아이에게 선물한 이후 큐브를 잘 못한다고 아내를 놀린 간이 큰(?) 이 기자에게 주변에서는 '무조껀' 칭잔을 해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받았지요.

    정말이지 제가 겁이 없었나 봅니다. ㅠㅠ

    어찌됐든 엎질러진 물. 아내에게 사과의 의미에서 어떤 것을 선물할까 고민하던 중 공방에 걸려 있는 시계가 계속 눈에 들어오더군요.

    사실 집에 그럴싸한 벽걸이 시계가 없다보니 이왕이면 예쁜 나만의 원목시계를 만들어 선물하고자 결심을 했습니다.

    공방장에 문의하고 나만의 시계를 디자인해 봅니다.

    최대한 단순하고 나름 럭셔리(?)하게.

    메인이미지
    완성 사진.

    일단 완성된 사진을 살짝 보여 드립니다. ㅎㅎ

    고민 끝에 대칭 스타일의 시계를 만들기로 합니다. 디자인은 미술시간에 흔히 배운 몬드리안 스타일.
    가운데는 정사각형을 기준으로 직사각형을 사면으로 붙일 예정입니다.

    메인이미지
    계획한 치수 대로 재단된 나무.

    먼저 시계 부품이 필요합니다. ‘무브먼트’라고 불리는데요. 온라인 마켓에서 구입이 가능합니다.
    물건보다 배송비가 더 비싼(?) 제품입니다.이것을 이용해 여러가지 스타일로 나만의 시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CD나, 플라스틱 접시 등 재료를 활용하면 됩니다.

    메인이미지
    무브먼트.

    이제 색을 고민합니다. 공대 출신인지라 색을 선택하는데 참으로 어렵습니다.

    몬드리안 스타일의 보편적인 색상을 배치해 보기로 하고 인터넷도 검색하면서 머리를 굴려 봅니다.

    사용할 색상은 흰색, 검정색, 빨강색, 노랑색, 파랑색으로 결정.

    생각한 대로 색을 칠합니다. 뒷면은 어짜피 안보일 부분이라 저는 생략합니다.

    메인이미지
    색을 칠한 후 목심이 들어갈 부분을 드릴프레스를 이용해 파준다.

    측면에 구멍도 파야 합니다. 면끼리 맞춰서 본드만 바르면 힘을 못받기 때문에 목심을 서로 박기 위한 홈을 팝니다.

    깊이는 2cm 남짓 파 줍니다.

    목심이 4cm이기 때문에 양쪽에 2cm이상의 구멍을 파줘야 딱 맞겠죠.

    최대한 삐뚤어지지 않도록 드릴프레스를 이용해 수직으로 파줍니다.

    저는 가운데에 검은색의 정사각형으로 포인트를 줬습니다.

    하지만 '무브먼트'의 시침과 분침이 검은색이라면 이 색상은 피하는게 낫겠죠?

    메인이미지
    면을 잘 맞춰 본드를 바르고 목심을 끼워 고정한다.

    사진처럼 목심을 박고 본드를 적당히 발라서 면끼리 잘 끼워 맞춥니다.

    뒷면에 보이는 연필자국은 목심이 들어갈 위치를 체크한 부분입니다.

    앞서 목심 위치를 잘 맞춰 구멍을 파야 틈이 많이 안생깁니다.

    메인이미지
    클램프를 이용해 평평하게 밀착시킨 후 본드를 하루정도 굳힌다.

    그러나 아무리 정교하게 한다고 해도 저같은 초보는 삐뚤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저도 조립하자마자 삐뚤어져 좌절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공방장이 오더군요. 방법이 있다고 알려주네요.

    그 방법은 조립하면서 목공본드를 적당히 발라주고 '클램프'라는 공구를 이용해 밀착시켜 고정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평평하게 한 상태에서 본드가 굳습니다.

    메인이미지
    컴퓨터로 숫자를 인쇄해 나무에 붙힌 후 스크롤쏘를 이용해 모양을 따낸다.

    본드가 굳을 동안 숫자도 직접 만들어 봅니다.

    12가지 숫자를 다 만들기에는 너무 귀찮고 해서 3·6·9·12 이렇게 4개만 만들기로 합니다.

    숫자가 너무 많아도 보기 싫기도 해서. 사실 아주 귀찮아요. ㅠㅠ

    프린트를 이용해 숫자를 출력하고 그 종이를 나무에 덧대어 숫자를 파 냅니다.

    이때는 '스크롤쏘'를 이용하면 됩니다.

    메인이미지
    스크롤쏘를 이용해 숫자를 파준다.

    클램프로 고정했던 몸체의 본드가 다 굳었으면 무브먼트가 들어갈 자리를 좀 파내야 합니다.

    무브먼트를 면에 고정하기에는 나무가 두껍기 때문입니다.

    큰 드릴날로 해주면 깔끔하긴 한데 저는 약간 작은 날을 이용해 여러번 깎아 냈습니다.

    가운데 8미리 정도의 무브먼트를 끼울 구멍도 내 줍니다.

    어쨌든 무브먼트가 딱 맞게 들어갑니다. 그리고 벽에 걸 수 있도록 철물도 뒷면에 달아 줍니다.

    메인이미지
    뒷면에 무브먼트와 벽에 걸 철물을 단다.

    숫자에 색을 미리 칠한 후 면에 맞춰 잘 붙히고 바니쉬를 칠합니다.

    바니쉬가 다 마르고 난 후 시계의 시침과 분침 초침을 조립합니다.

    메인이미지
    공방에 있는 포토존에서 한 컷.

    드디어 나만의 원목시계가 완성됐습니다. 그날 뿔이 난 아내에게 달려가 바로 건냅니다.

    다행히 아내는 "예쁘다"는 말과 함께 시계를 어디에 걸지 고민을 하더군요. ㅎㅎ

    이렇게 이 기자는 가정의 평화를 다시 찾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도대체 가구는 언제 만드는가"라며 항의하는 모 기자의 민원에 따라 '협탁' 만드는 과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민영 기자 ( 방송인터넷부 )

    mylee77@knnews.co.kr

    *참조= 이민영 기자 개인블로그( http://blog.naver.com/ventru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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