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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근의 우리땅 순례 (106) 고성 (16) 상리면 향운다원~하일면 학동 옛 담장

기암절벽과 계곡이 이루는 ‘불가사의’ 절경

  • 기사입력 : 2015-07-0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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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월흥리 지역에 걸쳐 있는 상족암군립공원 전경. 바위가 밥상다리 모양을 하고 있다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됐다.

    실체도 형체도 없는 메르스 광풍에서 허둥대다 나온 느낌이다. 이럴 때 행복의 가치를 생각해 본다.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삶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하거나 그러한 상태’를 의미한다. 우리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다. 그 상태나 목표는 주관적일 수도 있고 객관적으로 규정할 수 있다. 다양한 요소가 행복감에 영향을 미친다.

    행복을 추구한다는 명분으로 부질없는 부와 권력에 집착해서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허둥대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자. 행복은 그리 멀리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새벽에 따뜻한 커피 한잔을 내려 마시며 음악을 듣는 것도 행복이고, 주말에 가족을 위해 커피 한잔을 내리고 빵을 구워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것도 행복이다.

    낮은 마음으로 돌아보면 행복이 보이는데도 항상 멀리서만 찾는다. 티베트 승려 달라이 라마는 “행복이나 불행은 우리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자신이 가진 것에 얼마나 만족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주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은 무엇인지 길을 나서며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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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공룡박물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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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공룡박물관 내부에 전시된 화석.

    향운다원·고성공룡박물관

    청량사 본공스님이 차 맛과 풍경이 뛰어난 다원이 있다고 해서 동행했다. 고성군 상리면 부포리에 있는 천성의 놀이터 향운다원에 도착하니 연화차회 이재룡(69) 회장이 너그러운 웃음으로 반갑게 맞이했다. 이재룡 회장은 향운다원에서 쓴 시로 지난 4월 시인으로 등단했다. 향운다원은 차를 파는 찻집이 아니고 이재룡 회장이 10년 전부터 은퇴 후를 생각해서 만든 별장이다.

    양지바른 곳에 집터를 구하고 손수 집을 지어 인근 밭에서 키운 차나무에서 햇녹차, 매화차, 자목련차, 생강차, 발효차, 백목련차, 화차를 만들어 제월당이라는 당호를 달고 즐기는 곳이다. 정기적으로 달빛차회를 열어 다양한 사람들과 모임을 나누는데 저녁식사를 하고나서 차를 마시며 해금과 기타 연주공연이 이어졌다.

    달빛 아래서 구슬픈 소쩍새 울음소리를 들으며 보낸 시간은 행복이라는 가치를 새삼 생각하게 했다. 맑은 공기로 숨을 쉬고 시원한 물을 마시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만날 수 있다면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더 욕심을 부린다면 탐욕이고 과욕이다.

    향운다원 벽에 걸린 액자를 보니 ‘차를 마시며 만나는 친구는 만나기 어렵지만, 술을 마시며 만나는 친구는 만나기는 쉽지만 깊이가 없다’고 했다. 박일화 춤명상 연구가의 춤 공연은 새로운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이 회장은 연락을 하고 언제든지 차를 마시고 싶으면 오라고 했다.

    작은 산등성이를 넘어 바다가 보이는 길을 따라 바닷가에 있는 하이면 고성공룡박물관으로 향했다. 지금부터 약 2억3000만 년 전 중생대 초, 지구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공룡.

    그로부터 약 1억6500만 년 동안 지구의 지배자로 군림했던 공룡은 백악기가 끝남과 동시에 멸종했다. 지금은 더 이상, 지구의 어느 곳에서도 공룡을 볼 수 없지만 지층 속에서 오래도록 잠자고 있던 공룡은 화석이 되어 다시금 우리 앞에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쉽게 공룡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고성이다.

    고성은 국내 최초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곳으로, 전역에 걸쳐 거의 모든 곳에서 약 5000여 점의 공룡발자국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 국내 최초의 공룡전문박물관에는 공룡화석을 보다 흥미롭게 만날 수 있도록 오비랩터(Oviraptor)와 프로토케라톱스(Protoceratops)진품 화석을 비롯해 클라멜리사우루스 (Klamelisaurus)와 모놀로포사우루스 (Monolophosaurus)와 같은 아시아 공룡, 그리고 세계의 다양한 공룡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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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족암 군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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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생물화석 산출지.

    상족암 군립공원·고생물화석 산출지

    상족암 군립공원은 공룡박물관과 인접해 있다. 하이면 덕명리, 월흥리에 지역에 걸쳐 있으며 남해안 한려수도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해면의 넓은 암반과 기암절벽이 계곡을 형성한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으로 우리나라의 8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이곳은 바위가 밥상다리 모양을 하고 있다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고 쌍족(雙足) 또는 쌍발이라고도 한다.

    상족암 부근 해안에는 6km에 걸쳐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 발자국 화석이 무더기로 남아 있다. 두 다리로 걸었던 공룡과 네 다리로 걸었던 공룡 등 여러 종류의 공룡이 함께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며 또한 천연기념물 제411호인 고성덕명리의 고생물화석산출지는 중생대 백악기 고생물화석산출지로서 공룡발자국 화석과 새발자국 화석이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약 1억년전에 형성된 중생대 백악기 지층인 해안을 따라 약 41km에 걸쳐 1900여 족 이상 되는 공룡발자국은 용각류, 조각류, 수각류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고, 미국 콜로라도, 아르헨티나 서부해안과 함께 세계 3대 공룡발자국 화석지로 인정받고 있다.

    공룡 발자국을 따라 바윗길을 돌아가면 동굴 입구가 있다. 동굴안에는 천연 석불이며 기묘한 모습을 한 물형들이 많고 여러 가지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태고 때 선녀들이 내려와 직석기를 차려 옥황상제에게 바칠 금의를 짜던 곳으로 베틀 모양을 한 물형들이 있으며, 암반에는 공룡발자국이 남아 있다.

    발자국 모양과 크기가 일정한 것으로 미뤄 볼 때 같은 종류의 공룡가족이 집단서식 했을 것이라 추정한다. 현재는 붕괴의 위험이 있어 입구를 막아 놓았다. 상족암 둘레길을 걸으며 ‘상족 5경’을 만나는 즐거움은 덤이다.


    학동 옛 담장·학림리 최씨종가

    상족암 군립공원에서 고성읍내로 오다 보면 하일면 학동마을 입구에 옛 담장 이정표가 있다. 마을로 들어가니 외부 차량 주차금지라는 표지가 있어 당황했다. 시골인심답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마을로 들어서니 긴 담장이 줄지어 있었다. 여기에 쓰인 돌은 수태산에서 채취한 2~3cm 두께의 납작돌과 황토로 쌓아 다른 마을의 담장과는 차별되는 점판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토석담은 0.4~1m 높이까지 큰 납작돌을 쌓고, 그 위에 작은 납작돌과 진흙을 쌓아 올린 뒤 맨 위에 큰 판석을 올려 만들었다. 건물의 기단, 후원의 돈대 등에도 이와 같은 방식이 사용되어 담장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내 작은 오두막에도 강돌을 가져와 담장을 쌓아보았지만 쉽지 않았다. 학동 옛 담장은 마을 주변 대숲과도 잘 어우러져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경치를 자아낸다.

    마을길을 거닐다 지난번에 들렀던 학림리 최씨종가의 종손 최원석(66)씨가 마루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다 반갑게 맞이했다. 학동마을의 중앙부에 자리 잡고 있는 최씨 종가는 약 330년 전 최현태가 학동마을에 정착하면서 축조한 건축물로 토담과 납작한 돌로 축담을 층층이 쌓은 후, 그 위에 건축물을 축조한 형태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하고 독특한 양식으로 안채와 사랑채, 고방채, 토담으로 잘 쌓은 창고, 집안의 텃밭, 마을의 특색인 돌축대, 축대위로 토담과 넓은 돌덮개 지붕으로 된 닭장, 안채뒤 장독대는 계단식 돈대로 그 면적이 상당히 넓고 고풍스러움을 풍긴다. 최씨는 종손이라는 굴레 때문에 가족은 서울에 살고 있고 종가를 돌보며 텃밭을 가꾸며 소일한다고 했다.

    텃밭으로 가더니 고추를 한주먹 따주며 무공해이니 먹으라고 했다. 뒤편에 있는 제실 앞에 서서 마을을 바라보니 바다가 멀리 보이는 고즈넉한 풍경이 가득 다가왔다. 최씨는 앞장서서 마을을 한 바퀴 돌아가면서 세상사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인근 갤러리에 들러 차 한잔을 나누고 일어서며 사람이 그리운 듯해서 또 오겠다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고 떠나왔다.

    심재근 (마산대학교입학부처장·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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